며칠만 덮어놨다 다시 보면 낯부끄러워지는 일기가 있다. 일기뿐만이 아니다. 아마추어가 쓴 대부분의 문장들은 객관화된 시선 앞에 어색해지기 십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작성 시 몰입도가 높을 수록 부끄러움은 배가 된다. 때문에 제출 직전까지 적어도 수십 회 이상을 고쳐쓰게 되는 입시용 자기소개서도 때때로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특히 막바지 점검에서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핵심 역량이 얼마나 잘 드러났느냐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고교모의지원 사이트 학원멘토가 분석한 ‘2016학년도 과학고 입시’ 일곱번째 이야기는 과고 자소서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들에 대한 최종 점검 사항이다.
과학고 자소서가 요구하는 수·과학 탐구경험과 인성 활동
2~7개 항목으로 구성되는 2016학년도 과학고 자기주도학습전형 자기소개서가 요구하는 세부 내용은 학교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대부분 학교가 수학·과학 관련 탐구경험과 자기주도학습 사례, 인성 영역 관련 서술을 공통적으로 요구한다. 여기에 학교에 따라 추가적으로 지원동기 및 진로계획, 독서활동 등의 기타 항목을 채우도록 하고 있다. 인성영역은 많은 학교들에서 적지 않은 비중의 서술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변별력을 기대하긴 쉽지 않은 항목이다. 따라서 모든 과학고가 자소서를 통해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핵심적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내용은 단연 수학·과학 관련 항목들일 수밖에 없다. 이들을 사실상의 자소서 ‘메인 테마’로 봐야 하는 이유다. 어느 학교 어떤 지원자라도, 해당 항목에서 자신의 핵심 역량을 얼마나 제대로 드러냈느냐가 결국 자소서의 성패를 가름하게 된다.
합격자들의 수·과학 관련 서술은?
과학고 자기소개서에서 수학·과학 관련 항목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는 수학·과학 분야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탐구경험과 활동 사례다. 한성과고는 해당 항목 작성 시 활동(경험)의 주제와 동기, 과정, 결과, 배우고 느낀 점 등의 세부 구성 요소를 체계적으로 갖춰야 함을 강조한다. 굳이 학교측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관련 경험의 보다 구체적인 전말을 확증할 수 있는 전개 방식이므로 타 과학고 지원자들도 반드시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과정’과 ‘배우고 느낀 점’에 방점을 찍는 작성 방식이 핵심이다. 과정의 서술에서는 자기주도성과 창의성을 강조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한 자신의 변화와 성장까지 연계해 기술할 수 있는 소재라면 금상첨화다. 또한 해당 경험이 너무 오래 전의 이야기는 아닌지, 자신의 역할이나 기여도가 크지 않은 활동은 아니었는지 점검할 필요도 있다. 실제로 세종과고는 중학교 재학 기간 또는 최근의 활동으로만 자소서 소재를 제한한다. 인천과고와 인천진산과고는 해당 경험이 단체 활동인 경우 자신의 역할과 기여도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임을 요구한다. 예년 합격자들의 경우 독특한 실험 경험이나, 관찰일지 작성, 문헌조사 및 탐방활동, 실생활과 연계된 수학·과학 R&E활동 등을 관련 항목 소재로 다룬 경우가 많았다.
수학·과학 관련 또 다른 항목은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자기주도학습 경험 사례다. 중학교 기간 동안 수학·과학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다. 창원과고는 해당 항목 서술에서 ‘의미있는 경험’과 ‘느낀 점’을 강조한다. 자신이 공부하며 경험했던 다양한 학업 관련 소재들 중에서 무엇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힌트가 될 수 있다. 대전동신과고는 학습을 위해 주도적으로 수행한 목표설정·계획·학습과정·결과 및 평가에 이르는 전과정이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자기주도학습 경험을 서술함에 있어서 기승전결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제시한 경우다. ‘자기주도학습’에서의 ‘자기주도’가 타인의 도움과 지원을 일절 거부한 것이 아님을 강조한 인천과고의 ‘교육부 자기주도학습 지침 인용’도 주목할 부분이다. 학습에 필요했던 외부의 도움도 주도적으로 수용하고 통제했다면 자소서 소재로 활용 가능함을 의미한다. 예년 합격자들의 자소서에 나타난 수학·과학 학습 경험 소재군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자신만의 독특한 공부 방식을 포괄적으로 소개하거나 특정 문제 풀이 경험 사례를 중심으로 과제 집착력을 강조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결국은 소재의 변별력이 가장 중요했고, 그 다음으로는 해당 경험(과정)에 대한 자신만의 평가를 함께 담는 것이 핵심이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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