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439개 고교의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분석한 결과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의 강세가 두드러진 반면 일반고는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고교의 65%를
차지하는 일반고의 학력 저하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동아일보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16학년도
수능 고교별 성적’ 원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다. 교육부는 매년 수능 성적의 전반적인 흐름을 발표하지만 작년과 달리 올해는 고교별 성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본보는 원자료에서 각 고교의 과목별 응시 인원과 등급 분포를 토대로 해당 고교를 추정해 성적을 분석했다.
국어A·B, 수학A·B, 영어에서 1, 2등급을 받은 학생의
평균 비율을 산출한 결과 한국외국어대부설고가 전국에서 1, 2등급 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민족사관고, 상산고, 한일고, 인천국제고
순이었다. 1∼3위 학교는 모두 전국 단위로 선발하는 자율형 사립고이다.
수능 상위권 고교의 유형을 보면 과학고와 외국어고, 국제고
등 특목고 강세 현상이 확실히 드러났다. 2015학년도 수능에서는 성적 상위 30개 고교 중 19곳(63%)이 특목고였으나 2016학년도
수능에서는 23곳(76%)으로 늘었다. 외국어고는 12곳에서 13곳으로, 과학고는 3곳에서 5곳으로, 국제고는 4곳에서 5곳으로 일제히
늘었다.
반면 ‘일반고 황폐화’ 현상을 반영하듯 일반고는 부진했다.
2015학년도만 해도 상위 30곳 중 5곳이 일반고였으나 이번 수능에서는 2곳(한일고, 공주사대부고)으로 줄었다. 이마저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자율학교’로, 평준화 지역의 보통 일반고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해 강세를 보인 자율형 사립고는 6곳에서 5곳으로 줄며
주춤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 입시 및 과학고 체제 변화가 특목고
강세를 부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과학고 학생들이 예전에는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에서 입상만 하면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많았지만 최근 특기자 전형이 줄어들면서 수능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과학고 학생들은
2015학년도 입시까지는 고2 때 대부분 수시로 대학에 갔지만 조기졸업제가 폐지된 2016학년도부터는 무조건 고3을 마쳐야 대학에 갈 수 있게
됐다”며 “자연히 수능까지 신경을 쓰게 되고 공부 기간도 1년 늘어나 수능 성적이 더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고가 수능에서 부진한 것 역시 대입제도의 영향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입에서 수능 비중이 줄고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면서 일반고 학생들은 수시로
쏠리고 있다”며 “일반고의 중위권 이하에서는 어차피 특목고 학생들과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능을 포기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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