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0일 화요일

의사가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 아픈 이유 통계가 안다

지난 4월 1일 KAIST 수리과학과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가 공동으로 워크숍을 열었다. 두 기관은 의료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공동연구하기 위해 서로 어떤 일들을 하고 하는지 공유했다. 특히 의사들은 어느 분야에서 수학이 쓰이는지,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지 이야기 했다.


유전체 분석의 대가는 수학자!

박윤용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교수는 “여러 종류의 종양을 분석해 어떤 유전자가 암을 일으키는지 밝히는 연구에는 통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아픈 사람과 아프지 않은 사람 이렇게 두 집단의 유전자를 비교하고,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는데 ‘다중 비교’라는 통계 분석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유전자 데이터 분석해 수학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사람의 유전자 데이터만 해도 50기가바이트에 달해 여러 사람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고도의 수학 기법을 써서 데이터를 줄인다. 해외에서는 수학자들이 나서서 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학자가 인간게놈(유전체)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에릭 랜더다. 그는 전문적으로 생물이나 의학을 공부한 적이 없지만, 유전체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주로 하다 보니 유전학자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4월 1일 KAIST 수리과학과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는 의료 분야에 당면한 문제를 수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워크숍을 개최했다. 수학과 교수들은 의료와 관련된 자기 연구를 발표하고, 의사들은 수학이 필요한 분야와 그동안 해오던 수학 연구를 소개했다. - KAIST 제공
지난 4월 1일 KAIST 수리과학과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는 의료 분야에 당면한 문제를 수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워크숍을 개최했다. 수학과 교수들은 의료와 관련된 자기 연구를 발표하고, 의사들은 수학이 필요한 분야와 그동안 해오던 수학 연구를 소개했다. - KAIST 제공
병의 발생원인, 통계가 밝힌다

질병이 발생하면 그 원인을 찾아 그 병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에도 통계가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김화정 서울아선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가 폐에만 문제를 일으키는지, 아니면 다른 장기에도 문제를 일으키는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과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밝히는 게 모두 통계”라고 설명했다.

가습기 살균제의 어떤 성분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내기 위해 상관관계 분석이라고 하는 통계 분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중환자실의 환자가 어떨 때 위험해지는지와 암을 치료한 환자에서 언자 암이 재발하는지를 밝히는 것도 통계다.

김 교수는 “필요에 의해서 통계를 독학했다”며, “역학 조사와 임상 연구에 통계가 워낙 많이 쓰이다 보니 서울아산병원 안에 통계학 박사도 영입하고, 울산대 의과대학 안에 의학통계학과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 위해선 수학이 필요하다!

서준범 영상의학과 교수는 “병이 얼마나 중한지 정량화 하는데 수학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사의 고민 중 하나가 이 병이 얼마나 중한지 수학처럼 딱 떨어지게 말할 수 없다는 점이다. 병세가 나빠졌다면 얼마나 나빠졌는지 등을 의사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관적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담관과 같이 사람마다 모양이 다른 경우는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아프지 않은 사람은 병원에 잘 오지 않으니까 의사들은 정상인 담관을 살펴본 경우가 적어 어디까지가 정상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또 전립선암을 진단할 때 보통 A, B, C, D, E 이렇게 5가지 검사를 한다. 만약 A와 C, D에서는 종양이 악성이라고 나왔고, B는 양성, E는 알 수 없다고 나왔다면 의사는 경험을 토대로 C 검사의 결과를 믿고 전립선암이라고 진단한다.

서 교수는 “의사가 아무리 전문가라고 해도 정말 애매한 경우는 진단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며, “수학자들과 함께 연구해서 정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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