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1일 수요일

교권침해 6년째 증가… 절반이 학부모

작년 488건… 10년새 2.7배로… 학생지도-안전사고 順 많아

지난해 3월 초 서울의 한 초교 2학년 학부모 A 씨는 교감을 찾아와 담임교사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A 씨는 담임교사가 “나이가 많다” “수업 중이어도 학부모가 복도에 있는데 나와 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교감은 “그런 이유로는 교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2주 뒤 A 씨는 교무실로 들어와 “이거 어디 있냐. 머리끄덩이 잡아 가만두지 않겠어”라며 담임교사를 찾았다. 불손한 태도를 보인 자녀를 담임교사가 생활지도한 데 대한 불만이었다. 이날 A 씨는 교감에게 “담임이 학부모에게 돈을 요구하고 학생들을 폭행하니 교체하라”는 취지의 문자를 10차례 보냈다. 또 담임교사가 학생들을 폭행했다며 허위 사실을 신고하고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보다 못한 교장은 A 씨를 공무집행방해, 협박, 무고,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접수된 교권침해 사건 488건 중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46.5%(227건)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총은 10일 ‘2015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사건은 2006년(179건)에 비해 2.7배로 늘었고, 2009년(237건) 이후 6년 연속 증가했다. 학부모에 의한 피해 사유를 구체적으로 보면 △학생지도(49.8%) △학교안전사고(22.5%) △학교폭력(20.7%) 등 순이었다. 교직원 간 갈등에 의한 피해는 2013년 36건, 2014년 69건에서 지난해 102건으로 크게 늘었다.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사건은 23건으로 전년(41건)보다 줄었다.  “학생에 의한 피해는 침해 주체가 제자라는 점에서 교사들이 큰 충격과 자존감 상실에 빠져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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