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논문 쓰고 심화학습·창의활동.. 구체적 진로 지도 강점
[ IB 과정이 뜬다-국내 ]
지난해 일본 문부과학성은
'국제공통대학입학자격제도(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과정을 일본어로 개발해 오는 11월부터 일반고에
도입하기로 했다. 공교육 경쟁력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2 영국 명문 사립 기숙학교 포츠머스 그래마
스쿨(Portsmouth Grammar School)에서 IB 과정을 선택하는 학생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제임스 프라이어리(James
Priory) 교장은 "IB 과정은 전 세계적으로 전문성을 갖춘 교사들이 고안한다"며 "기존 대입 준비과정 대신에 IB를 선택하는 학생이 점점
늘어난다"고 했다.
…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세인 교육과정은 단연 IB다. IB는
스위스 IBO 재단이 인증하는 학교만 운영할 수 있는 국제적인 교육과정이다. 단계별로 초등(IB PYP), 중등(IB MYP), 고등(IB
DP) 과정으로 나뉘어 있다. IB 디플로마(DP)는 미국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전 세계 75개국 2000여 대학에서 신입생 선발에 반영한다.
그간 IB 과정을 수료하기 위해 국내 학생들은 주로 해외 유학을 택했다.
지난 2011년 제주영어교육도시가 활성화되면서 유학생들이
제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캐나다 최고 명문 학교인 브랭섬홀(Branksome Hall)의 자매학교 브랭섬홀 아시아(이하 BHA) 등이 IB를
전면 도입하면서다. 오는 28일 졸업하는 BHA의 2회 졸업생 35명 중 33명은 전부 세계 100대 대학으로 진학한다. 이 중 절반은
대학으로부터 장학금 제의를 받을 만큼 성적이 좋다. 진로 또한 의약 계열과 이공계를 비롯해 다양하다. 교사와 재학생은 "우수한 진학 성과의
비결은 IB와 브랭섬홀만의 STEM-V 교육과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세로 자리 잡은 IB와 브랭섬홀의 특별한 교육과정을
살펴봤다.
◇학습·인성 모두 잡은 브랭섬홀 아시아
브랭섬홀 아시아 12학년 학생들 중 91%가 세계 최고의
명문대로 진학을 앞두고 있다. 북미 지역의 펜실베이니아대(유펜)·브라운대·뉴욕대·토론토대·파슨스·프랫, 영국의
런던대·임페리얼컬리지·UCL·골드스미스대 등은 물론 홍콩대·홍콩과기대·서울대 등 아시아권 최고 명문대까지 합격 사례가 수두룩하다.
명문대 진학의 비결은 BHA가 2013년 도입한 IB
디플로마다. IB 디플로마를 수료하려면 선택한 수업을 2년 동안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 대학 1학년 수준이어서 해외 대학은 IB 디플로마를
이수한 학생에게 대학 학점을 인정해주기도 한다. 지식론(TOK·Theory of Knowledge) 수업, 소논문(EE·Extended
Essay) 등도 통과해야 한다. 지식론은 발표·토론 형식으로 철학적·비판적 사고를 가르치는 수업이다. 4000자 분량의 소논문을 쓰기 위해
학생들은 지도교사와 함께 연구 주제를 정하고 약 1년 동안 함께 토론한다.
BHA는 중등 과정부터 대입에 초점을 맞춘 진학 지도를 한다.
학생들은 9학년 때 ▲학술적 글쓰기 ▲의사소통능력 ▲시간관리법 등을 배우고, 10학년 때 적성검사를 한다. IB 디플로마를 시작하는 11학년
때는 좀 더 구체적인 진로 지도가 이뤄진다. 목표 대학을 심도 있게 조사하고 대학을 탐방하거나 인턴십·봉사활동·각종 대회에 참가하도록 돕는다.
제시카 리(Jessica Lee) 대학 진학 담당교사는 "학년별로 체계적인 진로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균형잡힌 사고를 하게 된다"며 "학교는
마지막까지 자기소개서·지원서 작성과 인터뷰 준비 등을 돕는다"고 했다.
학생들이 학업에만 치중하지 않고 전인적으로 성장하는 데도 도움
준다. CAS (Creativity·Action·Service)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운동이나 봉사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명문대가 원하는 인재상을 배워나간다.
◇이공계·사회과학 아우르는 STEM-V
올해 BHA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진학하는 분야는 이공
계열이다. 여학생은 주로 인문·예체능 계열에 진학할 거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깼다. 졸업생의 25%인 8명이 이공계로 진학한다. 그 뒤는
예체능(7명), 사회과학(4명), 인문(4명), 상경(3명), 의학(3명), 언론·홍보(3명), 교육(1명) 계열 순이다. 과학 교사인 제니퍼
요한슨(Jennifer Johansen)씨는 "여학생들이 수학·과학 분야에 흥미를 가지면서 자신감이 높아지고 이공계 분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무조건 이공 계열 진학에 취약하다는 건
편견입니다. 여학생들에게 공간적 사고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면 충분히 수학·과학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STEM(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ematics) 교육을 받는다면 이공계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집니다."
STEM 등 융합교육은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하는 데 크게
도움을 준다. 모든 수업은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그날 수업 주제에 맞는 토론을 하고 문제 해결을 하면서 서로
협동한다. 그룹별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협동심과 문제해결력, 소통능력을 기른다. 11학년 이민주양은 "증기를 이용해 특정 액체를 추출하는 복잡한
실험까지 가능한 한 최고의 실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론을 완벽히 이해하고 과학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양은 2년 전 국내
중학교에서 BHA로 전학을 오고 진로를 문과에서 이과로 바꿨다.
BHA의 융합교육은 디자인, 예체능, 사회과학·자연과학 등
모든 과목을 아우른다. STEM에 디자인 요소를 접목한 STEM-V(Visual Arts) 등 수학, 과학뿐만 아니라 역사, 지리, 언어, 예술
등 종합 사고력을 키워주는 융합교육이 이뤄진다. 예컨대 과학 실험 중 그래프를 작성하면서 수학을 함께 공부한다. 최정윤(11학년)양은 "인문
계열 진학을 꿈꾸면서도 수학·화학 과목을 가장 좋아하고 IB 디플로마에서 심화 과정으로 수강하고 있다"며 "소수 정예 수업을 통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실험·체험에 특화된 수업 환경이 아주 효과적"이라고 했다.
브랭섬홀 아시아, 부산·서울 설명회
BHA는 오는 21일 부산, 27일 서울에서 입학설명회를
연다. 설명회 이틀 전까지 홈페이지(events.branksome.asia)에서 예약하면 참가할 수 있다. 3~16세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20일 서울(아셈타워), 21일 부산, 27일 서울(코엑스)서
3~5세 유치부 학부모를 대상으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간담회도 열린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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