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10대 초등학생들은 소셜미디어의 ‘좋아요’와 친구 수에 민감해하는 걸까.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독립적인 인격체로 세상 사람들과 말하고 싶은 욕구와 사회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그것이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순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사회적 관계를 넓히고자 하는 사춘기의 욕구, 자존감을 높이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추앙받으려는 욕구,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어 하는 욕구들이 다 결합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에게도 소셜미디어는 교류의 장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자기 개념과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성장의 공간이다.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의 이나미 원장은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은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하는 시기로 실제 만나는 친구들은 경쟁 관계인 경우가 많다. 소셜미디어는 자유롭고 편안한 대화가 가능한 공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실에선 공부만 해야 하고 인기도 없는 나이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자신이 되고 싶은 이상적인 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 아이들을 가상공간에 몰입하게 만든다”며 “이것은 거짓된 자존감으로 건강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이나 횟수를 무조건 줄이게 하는 건 좋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엄마가 통제하려고 하면 자녀는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다. 자녀에게 무턱대고 친구 신청을 해서도 안 되고, 친구 신청을 받아주더라도 엄마의 ‘좋아요’는 싫어할 것”이라며 “아이의 사생활은 지켜주되, 엄마가 모범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는 부모와 사회와의 유대감을 통해 내면의 힘을 길러줘야 한다. 온라인 공간에서 누군가로부터 인정받는 것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친구들과 운동을 함께하는 등 바깥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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