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8일 수요일

자연 형태 비밀의 열쇠 기하학

형태의 과학

B.C.600년부터 3백년간 크게 융성한 그리스 기하학은 물리학 천문학 생물학은 물론 철학 등 모든 학문의 기반이 됐다.


기하학(geometry)과 형태학(morphology)의 언어학적 기원은 모두 그리스어. 대지(땅)를 의미하는 geo와 측정을 의미하는 metria가 합성돼 geometry가 됐고, 형(形)을 의미하는 morphe와 과학적 탐구를 의미하는 logos가 합쳐져 morphology가 됐다.

기하학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 플라톤(B.C.427-347)이 살았던 시대보다 앞서 태동해 플라톤 시대에 전성기를 맞았다. 플라톤이 설립한 자연철학 학교인 아카데미아의 입구에는 "기하학을 공부한 자만이 들어올 수 있다"고 쓰여 있을 정도. 이에 비해 형태학은 비교적 새롭다. 이를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독일의 유명한 시인이며 아마추어 생물학자인 괴테(1749-1832)이다. 괴테가 이 단어를 사용한 것은 동식물의 모습과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이며, 이러한 사실은 현재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기하학 및 수치과학을 수단으로 생명의 비밀을 탐구하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 전이다. 이오니아의 자연철학자 아낙시만도로스까지 거슬러올라간다. 바빌로니아, 이집트, 인더스강 유역 등의 고대문명 발상지에서도 농업적 목적에서 식물이나 동물의 종 연구에 기하학이 사용됐다. 아마 야생 동식물의 공통성 및 관련성을 연구하는데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형태로 동식물을 분류

아낙시만도로스는 모든 종류의 동물과 식물표본을 모아 그것을 특징별로 분류했다. 이와 같은 분류연구는 분류학(taxonomy)을 탄생시켰다. 이는 taxis(배열)와 nomos(규칙)의 그리스어로 이루어졌다.

이 당시 발달한 기하학과 수치계산은 자연 현상과 관련돼 있고 인과관계의 단순화와 그 이해를 돕기 위한 것. 아낙시만도로스는 생물의 모습과 자세에서 대칭성과 기하학적 비율을 찾아내고 그것을 분류의 원칙으로 삼았다. 그는 생물이 보다 고도한 형태로 다양하게 진화하는 과정을, 기하학적인 형태가 다른 형태로 전화하여 가는 변이의 결과로 설명했다.

동시대의 자연철학자이며 기하학자였던 피타고라스는 음악의 하모니를 악기가 진동하는 현 길이의 비율에 의해 이해하려 했다. 그는 이 사고방식을 일반화하여 모든 정성적인 자연현상은 정량적인 수치관계로 환원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피타고라스는 그리스 시대에 이미 디지털론자였던 셈이다.

수학이 본격적으로 인간에 이용돼 새로운 기술로 활용되기 전에, 기하학은 독자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B.C.600-300 사이의 3백년간이었다. 그것은 유클리드의 기하학원론(총 13권)의 발행에 의해 최고조에 이르렀다. 기하학이 기초가 돼 천문학 지리학 생물학 등이 놀랄 정도로 발달했다.

탈레스는 유럽의 철학과 과학의 기초를 다진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기하학에 관한 5가지 중요한 정리를 발견했다. 그중의 하나는 반원에 내접하는 3각형은 직각삼각형이라는 것. 이 정리는 기하학이 발전하는데 중요한 징검다리가 되었으며, 구체적으로는 측량기술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탈레스는 이 정리의 발견을 배경으로 경험에 의해서가 아니고 자명한 논리에 의해서 자연현상을 해석할 수 있다는 연역철학을 전개했다.

탈레스의 계승자는 피타고라스였다. 그는 그리스의 식민지인 이탈리아에 철학학교를 설립하고 탈레스의 방법론을 완성시켰다. 국민학교 아이들까지 배우는 피타고라스 정리는 기하학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것은 기하학적 성질과 수치해석의 관계를 일보 전진시킨 것(길이의 비가 3, 4, 5나 5, 12, 13이면 직각삼각형). 피타고라스 이후는 엔페도클레스 등에 의해 기하학이 널리 발전해 물리학 생물학 천문학은 물론 철학 등에까지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쳤다.

17세기 미적분이 발견되기까지 유클리드가 집대성한 기하학을 뛰어넘는 새로운 발견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미적분조차도 그 중요한 요소는 파이 값을 계산한 아르키메데스가 예견한 것이다.
피타고라스는 그의 유명한 피타고라스 정리를 통해 기하학적 형태와 수의 관계를 정립시켰다.

황금비를 완벽하게 구현한 파르테논 신전

최고의 단순미, 플라톤 입체

'플라톤 입체'라는 조금은 엄격해 보이는 이름이 붙은 입체는 일반적으로 정다면체로 불린다. 이는 우주에서 가장 단순한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각각 한종류의 정다각형으로 구성돼 있다.

3차원 우주공간(유클리드적 공간)에서 플라톤 입체는 통틀어 5가지. 즉 정삼각형으로 이루어진 정4면체 정8면체 정20면체,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정6면체, 정오각형으로 이루어진 정12면체가 바로 그것.

플라톤입체는 대단히 조화로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현상에 이를 적용해 사물을 보는 새로운 방식이 시도되기도 했다. 플라톤은 불 물 흙 공기의 4원소를 4, 20, 6, 8면체에 적용하고 우주의 창조자가 사용하는 제5의 원소인 에테르에 정12면체를 적용했다.

케플러의 행성운동법칙도 그 첫걸음은 행성의 궤도에 플라톤입체를 적용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플라톤 입체들
 


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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