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5일 일요일

사영기하학, 파스칼의 육각형 탐구






원근법의 도입

서양미술사에서 중세와 근대를 가르는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되는 것이 있다면 단연 ‘원근법’의 도입이다. 중세는 종교가 모든 분야에서 우선권을 갖는 시대였기에 그림을 그리더라도 신이 항상 중심에 자리 잡았고, 인간은 주변으로 묘사됐다. 그러나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휴머니즘이 널리 퍼졌고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인간의 시선에 따라 사물을 그리는 방법을 원근법이라고 한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사이에 놓인 소실점은 원근법 적용으로 인한 극적 효과를 보여준다.]


사영기하학
 
미술사에 전환점을 가져다 준 원근법은 사실 전혀 다른 분야인 군사학에서 시작됐다. 가스파드 몽주(Gaspard Monge,1746~1818)는 프랑스의 군사기밀이었던 ‘화법기하학’을 통해 사영(射影)기하학의 시작을 알렸다. 나아가 퐁슬레(Jean Victor Poncelet, 1788~1867)에 의해 이론적 체계가 갖춰졌고, 좌표 평면을 활용한 해석기하학과의 관계 속에서 더욱 발전, 심화됐다.

수학교육에서 기하학이란 유클리드 기하학을 말한다. 19세기 무렵,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발견되면서 기하학의 범주는 넓어졌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사영기하학이다. 사영이라는 기본 작도에 의해 그려지는 도형에 대해 길이나 각의 크기 등 계량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변하지 않는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서로 다른 두 평행선은 절대로 만나지 않지만 사영기하학에서는 어떠한 서로 다른 두 직선도 한 점에서 만난다고 가정한다. 이와 같은 사영기하학의 공리(조건 없이 전제된 명제)는 다음과 같다.

1. 한 평면 위의 서로 다른 두 점에 대해서 두 점이 잇는 단 하나의 직선이 있다.
2. 평면 위의 어떤 두 직선이 만나는 점이 적어도 하나 있다.
3. 평면 위에는 적어도 하나의 직선이 있다.
4. 모든 직선은 적어도 세 개의 점을 포함한다.
5. 평면 위의 모든 점이 같은 직선에 포함될 수 없다.


사영기하학의 성질 중 하나인 쌍대정리(duality)는 어떤 정리에서 점을 선으로, 선을 점으로 바꿨을 때도 여전히 그 정리가 성립함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파스칼의 정리를 들 수 있다. ‘만일 한 육각형이 원추곡선 안에 내접한다면 세 쌍의 대변 교점들은 한 직선 위에 있고 그 역 또한 성립한다’는 참이다. 여기서 점을 선으로, 선을 점으로 바꾸면 ‘원추곡선에 외접하는 육각형에서 세 쌍의 반대 꼭짓점을 연결하는 직선은 한 점에서 만난다’는 브리앙송의 정리 또한 쌍대정리에 의해 참이 된다. 쌍대정리 때문에 사영기하학에서의 모든 정리는 쌍으로 나타난다.

이번에 소개할 포트폴리오는 사영기하학에서 육각형 외의 다른 다각형을 통해 사영 변환 후에 갖게 되는 불변성은 없는지 다룬 내용이다.






파스칼의 ‘신비의 육각형’ 정리를 다른 도형에 적용해 불변성과 규칙성을 찾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보기 좋다. 다만 좀더 다양한 다각형을 정밀하게 조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평면도형뿐만 아니라 입체도형에 대해서도 사영 변환을 실험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실제 그림을 그려 알아낸 규칙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표현하는 노력이 더해지면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심화된 내용에 대한 연구 의지를 밝히는 것도 좋다.



과학동아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