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3일 화요일

당황스런 학부모들 "역대 가장 헷갈린 대입 됐다"


수시비중 확대, 사교육 조장 vs 공교육 강화

-금수저 vs 흙수저…대입 논란 과열도 과열

 서울 A여고 2학년인 서모(17) 양은 하루 일과가 대입준비로 빽빽하다. 평일에는 학교 수업과 자율 학습을 마치고 영어ㆍ수학학원에 다닌다. 귀가시간은 새벽 1시. 토요일이면 과학논술학원에서 소논문을 준비한다. 휴일이면 봉사활동으로 학생부 관리를 해야 한다.
말그대로 1년 365일,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학 입시만을 위해 산다. 서 양은 “수능 준비와 내신 관리도 어려운데 학생부까지, 학교와 학원 다니기가 너무 피곤하다. 쉴 틈이 없다”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대입, 결국은 학종…학생ㆍ학부모 부담 가중=현재 고교 2학년생이 입시를 치르는 2018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모집은 전체정원의 73.7%를 선발한다. 수시 선발이 처음으로 70%대를 돌파한 것으로, 이제 대학 입시는 ‘수시 대세’가 되고 있다. 특히 서울 상위원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 모집중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비중을 많게는 70~80%까지 높이고 있어 ‘학종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선발은 대학에 자율권이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입시 부담이 가중된다면 시의적절하게 문제를 찾아 개선해 입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29일 광진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7년 대학입시설명회.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m
29일 광진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7년 대학입시설명회.

29일 광진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7년 대학입시설명회.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m
29일 광진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7년 대학입시설명회.
그러나 서 양처럼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수능과 내신, 비교과, 면접 준비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어 부담이 가중된다고 하소연한다. 서울 B고교의 한 진학상담 교사는 “수시와 학종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힘들어진 것은 맞다”며 “그 전에 비해 해야 할 일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기도 C고교의 한 교사는 “학생들을 세세하게 평가하다 보면 학생의 실력을 몰라준다는 불만이 나올 수도 있다”며 “학생ㆍ학부모는 어떤 교사를 만나게 될지 걱정하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했다.
대입에서 수시대세ㆍ학종시대를 맞아 특목고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B고교 진학담당교사는 “학종은 결코 일반고가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며 “수도권 대학들은 일반고보다 특목고를 우위에 놓고 선발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사교육 열풍 논란…오히려 공교육 강화=또 이같은 혼란의 틈을 이용해 발 빠른 사교육업체들은 수시에 유리한 특목고 진학과 소논문 등 학종마케팅에 나서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는 “수시는 다양한 경험을 갖고 일찍 진로 계획을 세운 학생들에게 유리한게 사실”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수시는 가정 배경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가정배경이 뒷받침되는 금수저와 그렇지 못한 흙수저 학생들간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성 교수는 “수시가 늘어나면 다양한 입시 전형에 의해 사교육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며 “이를테면 입학사정관전형이나 다양한 진로 개발 위한 독서논술, 경시대회 등 비교과 평가 요소에 사교육이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는 만큼 학종 취지에 맞춰 이런 것을 어느정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수시 비중이 늘고 학종이 점차 확대되는 것은 오히려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 D고교 진학상담교사는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든 수능만 잘보면 대학을 간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학교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도 “수시비중 확대와 학종은 공교육 강화라는 측면에서 학교 교사와 현장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쳐 온 만큼 학교가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수시 비중이 70% 이상 되더라도 사교육이 늘거나 어떤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며 혹시라도 사교육 조장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문은 개선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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