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일 월요일

한국과학영재학교 재능기부 동아리 '고운누리'중등 수학 교재 만들었어요

소외계층 친구들 위한 중등 수학 교재 만들었어요"

 한국과학영재학교(한과영) 재능기부 동아리 '고운누리'가 소외계층 중학생을 위해 직접 수학 교재를 제작했다. 고운누리가 만든 중등 1학년 1학기용 수학 교재 750부는 지난달 초 부산의 거점 지역아동센터 15곳에 배포됐다.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학업 능력이 높지 않은 학생들 수준에 안성맞춤이라 책을 받아본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고운누리 16명이 수학 교재를 만들기로 결심한 건 지난해 9월이다.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가 학업 수준이 낮은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문제집을 충분히 사 주지 못하는 고충을 털어놨다. 이 얘기를 듣고 수학 교재를 만들어 배포하면 다양한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이전까지 고운누리는 중학교를 찾아가 직접 학업 지도를 하거나 교내에 학생을 초대해 수학·과학 캠프를 진행하는 등 대면 활동을 주로 했다.
교재 제작의 첫 단계는 학생의 학업 수준을 파악하는 일이었다. 먼저 지역아동센터에 있는 사회복지사들의 도움으로 학생들에게 적합한 낮은 수준의 문제집을 살펴봤다. 분석을 끝내고 각 소단원마다 약 300개씩 문제를 만들기로 했다. 동아리원 한 명이 하나의 소단원을 도맡기 때문에 도중에 서로의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문제가 어렵지 않은지, 빠뜨린 개념은 없는지 등 서로 평가하고 수정하면서 문제집을 만들어나갔다.
문제집은 꽤나 체계적이다. 개념을 설명할 때 '생각해봅시다' 코너를 둬 학생들이 수학 개념을 재밌게 이해하도록 했다. 먼저 단순 계산에 익숙하게 한 뒤 개념을 이해하고 응용 문제에 접근하는 과정을 익히게 하기 위해서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을 위해 문제 길이를 줄이는 등 흥미를 끌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에는 수학 교사 2명이 검수해 완성도를 높였다.
학업과 봉사활동을 병행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평일에는 수업과 연구 등 학업 관련 활동으로 바빴다. 문제 출제도 주로 주말에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고운누리 2학년장 이윤지양은 "문제와 답안지 등을 만드느라 주말에 너덧 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꼼짝 않았다"며 "대신 평소에 서먹했던 친구들도 사이가 돈독해졌다"고 웃었다.
현 과제는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에 중등 1학년 2학기용 수학 교재를 만드는 일이다. 교재를 설명하는 동영상 강의도 만들고 중학교 3학년 범위까지 문제집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처음에는 모든 비용을 학교가 부담했지만 지역사회나 기업의 후원을 받아 제작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용진 한과영 교사는 "아이들이 문제집을 만들면서 열정과 성실함을 동시에 느꼈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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