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을 받으면 성공한 건가?"
노벨 물리학상(2004년)을 수상한 현대물리학의 거장 데이비드 그로스 박사(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 석좌교수, 사진)는 "'노벨상=성공'이란 등식은 맞지 않고, 연구 업적을 평가하는 하나의 척도로 보는 게 적절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로스 박사는 "과학 그 자체는 분야가 넓은 만큼 노벨상만을 과학 전체의 척도로 잡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벨상 제일주의'를 경계하라고 주문했다.
데이비드 그로스 박사/사진=고등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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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들어 R&D(연구개발)투자가 활성화됨에 따라 이제껏 홀대받았던 기초과학분야에서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지가 학계 관심사다.
이렇다 보니 그로스 박사에 대한 질문은 "아직 (기초과학분야에서)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부족한 점은 뭔가" "우리나라 과학수준을 감안할 때 언제쯤 노벨상 수상이 가능할 것 같나"처럼 노벨상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그로스 박사는 "교육열이 월등히 높은 한국은 이미 기초·응용과학 등 모든 과학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위치에 왔다"며 "만일 한국서 노벨상을 기대한다면 젊은 학자들의 신진연구 활성화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로스 박사는 또 "노벨상을 수상하기까진 연구비 투자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독립적인 연구환경에서 우직하게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10월이면 어김없이 친구들이 ‘이 번에 받지 않을까‘라며 위로해줬다"며 "노벨상를 받았을 때에는 놀랍다기보다는 '아! 드디어 받았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며 한 때 막막하고 굴곡진 자신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자력만으로 노벨상을 타려고 애쓰기 보단 해외인재들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미국에서 노벨상을 받은 상당수가 이민 2세대이거나 타국서 태어난 사람들이었다"며 "해외 세계적인 석학들과 국제공동연구를 진행하거나 우수한 연구 인력을 국내로 유치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이들의 연구를 제도적으로 지원한다면 노벨상에 훨씬 더 가까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그로스 교수는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재직시절 제자인 프랭크 윌첵과 함께 소립자(쿼크,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 안에 작용하는 강한 힘(강력)의 작용을 이론적으로 규명, 소립자 물리학 표준모델 완성에 기여한 업적을 높게 평가받아 노벨상을 받았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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