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0일 월요일

“마음 건강한 아이 되도록 ‘자연’ 선물하세요”

'신육아 트렌드' 스칸디맘 2인 이야기 교육법도 유행을 따른다. 2013년의 교육 트렌드는 단연 '스칸디맘(Scandi Mom)'이다. 스칸디는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 3개국을 통칭하는 스칸디나비아(Scandinavia)의 줄임말. 스칸디맘은 '(이들 국가의 학부모처럼) 자녀를 자연친화적·합리적으로 양육하고자 하는 신세대 엄마'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자녀와의 공감'을 특히 중시하는 스칸디맘의 급부상은 지난해 11월 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13'(김난도 외 글, 미래의창)에서 일찌감치 예상됐다. 자신을 스스럼없이 스칸디맘으로 정의하는 2인을 만나 그들의 교육관에 귀 기울였다. 4세 딸과 2세 아들을 둔 배우 김세아(39·경기 용인시 수지구)씨./이경호 기자 ◇배우 김세아ㅣ"이틀에 한 번은 아이와 산에 올라" "'부모는 엄해야 한다'는 생각을 고집했던 어머니 세대의 방식에 맞춰 아이를 키우고 싶진 않아요. 부모의 애정 없는 엄격함 때문에 상처 받은 자식이 얼마나 많은데요. 전 최대한 아이와 오랫동안 함께하며 '강요'하지 않고 '소통'하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4세 딸과 2세 아들을 둔 배우 김세아(39·경기 용인시 수지구)씨는 첫아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다짐했다. '적어도 아이의 출세만 바라는 엄마는 되지 말자. 아이가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엄마가 되자!' 남매를 모두 가정 분만으로 출산한 것도 그 때문이다. "병원에선 '산모 고통 경감'을 이유로 갖가지 방식을 동원, 분만을 서두릅니다. 그럴 경우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반면, 집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공간이에요.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 아니지만 가정 분만을 택한 덕분인지 두 아이 모두 또래보다 건강한 편이에요. 정서적으로도 안정돼 있고요." 김씨는 바쁜 일과 중에도 이틀에 한 번 이상은 두 아이와 집 근처 산에 오른다. 주말엔 산촌에 위치한 할아버지댁을 찾는다. "유아기엔 조기 교육보다 자연을 통한 감성 발달이 훨씬 중요하다"는 그의 소신에 따른 일명 '자연친화 교육법'이다. 간식은 되도록 친환경 제품을, 아이들과 직접 만들어 먹인다. 인스턴트 음식엔 손도 못 대게 한다. 그가 지향하는 부모상(像)은 '친구같은 엄마'다. "저와 아이 간 관계는 어디까지나 평등해요. 단, 엄마라고 무조건 자녀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제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죠. 전 아무리 바빠도 하루 한두 시간은 짬을 내 운동하거나 친구를 만나는 등 오롯이 제 자신에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초등 3년생 딸과 6세 아들을 둔 방송작가 심은하(39·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씨./염동우 기자 ◇방송작가 심은하ㅣ"5년간 주말마다 가족 여행" 초등 3년생 딸과 6세 아들을 둔 방송작가 심은하(39·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씨의 별명은 '철인'이다. 일이 아무리 고되도 집으로 돌아와선 아이들과 몇 시간이고 놀아주기 때문이다. 장난감으로 집 짓기, 보드게임 하기 등 '놀이 종목'은 그때그때 바뀐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 저녁 약속은 거의 잡지 않아요. 퇴근 후 제 머릿속은 온통 아이들로만 가득 채워지죠." 심씨에게 주말은 '가족 여행 떠나는 날'이다. 벌써 5년 넘게 이어져 온 일상이다. 지난 주말에도 남편까지 온 가족이 인근 테마파크를 찾았다. "5년 전쯤 지방 친척집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도심에서만 생활하다 모처럼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 재밌었나 봐요. 그날 이후 '적어도 주말만큼은 아이들에게 자연을 선물하자'고 다짐했죠. 여행 다니기 시작한 후 아이들이 참 많은 걸 얻었어요. 경험이 쌓이며 자연스레 세상 사는 이치를 깨달았고 상식도 풍부해졌죠. 또래와 어울릴 기회가 늘며 사교성도 발달했고요." 긴 시간을 내기 어려울 땐 서울 시내에서 문화 체험을 즐긴다. 대표적인 게 뮤지컬·전시 관람이다. 이제껏 그가 아이들과 함께 본 뮤지컬은 줄잡아 50여 편. 유명하다는 전시도 거의 챙겨 봤다. 그는 "체험학습을 다녀온 날을 기준으로 아이들의 관심사와 꿈이 매번 달라지더라"며 "그런 과정을 거듭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심씨는 교육열 높기로 유명한 지역에 살면서도 아이들에게 이렇다 할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공부하라"는 잔소리도 해본 적이 없다. 둘째의 경우, 구립어린이집에 보내고 태권도를 시키는 게 교육의 전부일 정도다. "안 그래도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요. '영어는 하루라도 빨리 시켜야 한다'면서요.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달라요. 공부 효과는 아이 스스로 하고 싶을 때 극대화되는 것 아닐까요? 강요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아이들이 저절로 공부에 관심을 가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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