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6일 일요일

80년간 세계를 바꾼 사건 1위, WWW 월드와이드웹 / 세상을 바꾼 발명품

지난해 11월, 영국문화원은 설립 80주년을 맞아 10개국 1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 80년간 세계를 바꾼 80대 사건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발표했다. 2위는 영국의 플레밍이 발견한 페니실린, 3위는 가정용 컴퓨터의 보급, 4위는 유엔의 세계인권 선언, 5위는 미국의 9.11테러가 각각 차지했다.
그럼 대망의 1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팀 버너스-리가 개발해 1991년에 배포한 ‘월드와이드웹(WWW ; 이하 W3)’이었다. W3 덕분에 이제 네티즌들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마음대로 찾을 수 있으며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W3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 창조해낸 새로운 세계인 셈이다.
월드와이드웹의 등장으로 인해 인터넷은 거대한 소통의 공간으로 발전했다.  ⓒ ScienceTimes
월드와이드웹의 등장으로 인해 인터넷은 거대한 소통의 공간으로 발전했다. ⓒ ScienceTimes
인터넷과 W3는 엄연히 다르다.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인터넷인데 비해, W3는 각기 달랐던 인터넷 사용방식을 통합해놓은 ‘플랫폼’이다. 즉, 인터넷망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데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인 웹 브라우저로서, W3는 세계 최초의 웹 브라우저이다.
W3를 발명한 팀 버너스-리는 1955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1976년에 옥스퍼드대학의 퀸스칼리지 물리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졸업 후 통신회사에서 기술직으로 근무하던 그는 1980년 6월 CERN으로부터 일거리 하나를 맡았다.
당시 CERN에는 1만여 명의 직원이 각기 다른 대륙에 흩어져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직원마다 원하는 정보나 하드웨어 및 소트프웨어적인 사양이 달라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직원들의 연구 정보를 빠르고 간편하게 모으고 나누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것.
그 일을 맡은 팀 버너스-리는 6개월 만에 인콰이어(ENQUIRE)라는 프로토타입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 응용 프로그램은 사람들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네트워크 안에서 찾을 수 있게 해주었다.
비선형적 구조의 하이퍼텍스트 적용
그 후 ‘이미지 컴퓨터 시스템’이라는 회사에서 근무한 그는 1984년 CERN의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는 인콰이어의 새로운 버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인터넷과 하이퍼텍스트를 결합하는 것이었다.
하이퍼텍스트란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테드 넬슨이 고안한 개념으로서, ‘비선형적 구조’라는 특징을 지닌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앞에서 뒤로, 위에서 아래로 읽는 ‘선형적 구조’의 대칭되는 개념이 바로 비선형적 구조이다.
즉, 하이퍼텍스트는 ‘초월한(Hyper)’과 ‘문서(Text)’의 합성어로서, 문서 내의 하이퍼링크를 통해 여러 문서를 넘나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기존의 문서와 달리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1990년 10월 ‘CERN HTTPd’라고 이름 붙여진 최초의 웹 서버가 가동됐으며, 이듬해 8월에는 최초의 웹사이트가 만들어져 온라인상에 올라갔다. 거기엔 W3의 개념과 하이퍼텍스트 응용기술, 웹 서버 생성 및 검색 방법 등을 설명하는 내용의 웹페이지가 수록됐다. 그 당시 팀 버너스-리의 컴퓨터는 컬러 화면이 아니었기에 초기에 만든 그의 웹 페이지도 단순한 흑백 텍스트였다.
그는 그 프로그램에다 ‘월드와이드웹’이란 이름을 붙였는데, 공교롭게도 가상 공간인 인터넷을 의미하는 ‘World Wide Web’와 이름이 동일했다. 따라서 ‘월드 와이드 웹’과 브라우저 ‘월드와이드웹’은 띄어쓰기를 통해 구분했는데, 나중에는 혼동을 막기 위해 브라우저 ‘월드와이드웹’의 이름을 넥서스(Nexus)로 바꾸었다.
CERN의 동료인 로버트 카알리아우와 공동 연구한 끝에 탄생시킨 W3는 인터넷상의 고유 주소인 URL과 HTTP라는 프로토콜, HTML이라는 스크립트로 구성된 문서 등 하이퍼텍스트의 구성 요소를 통해 각 컴퓨터에 담긴 정보를 쉽게 검색하고 게시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로열티 포기하고 일반에 무료 공개해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W3는 하나의 텍스트라도 특정 링크를 통해 다른 텍스트와 연결됨으로써 사용자들이 한 텍스트로부터 다른 텍스트로 쉽게 이동함은 물론 텍스트들을 상호 관련지어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 W3는 텍스트 이외에 다양한 시청각적 요소들을 결합시킨 멀티미디어로서의 특성과 함께 글로벌적 범위를 갖는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월드와이드웹을 발명한 팀 버리스-리 박사.  ⓒ Paul clarke, 위키미디어
월드와이드웹을 발명한 팀 버리스-리 박사. ⓒ Paul clarke, 위키미디어
이후 기능이 강화된 웹 브라우저들이 등장하면서 W3는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1993년 일리노이대학의 마크 앤드리센이 모든 컴퓨터 환경에서 작동하는 범용 브라우저인 ‘모자이크’를 발표했으며, 1994년에는 최초의 상용화 웹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가 출시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5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자사의 윈도우에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브라우저 시장을 사실상 평정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넷스케이프의 후계자격인 ‘파이어폭스’, 애플의 ‘사파리’, 구글의 ‘크롬’ 등 경쟁 브라우저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익스플로러의 독점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팀 버너스-리는 W3의 발명으로 큰 부자가 될 수 있었지만, 모든 로열티를 포기하고 일반에 무료로 공개했다. 이 같은 정신은 그가 1994년 10월 미국 MIT에서 설립한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3C)’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현재 HTTP 표준을 제정하는 등 모든 웹 표준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W3C에서는 W3의 모든 특허를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뛰어난 공로를 인정받은 그는 2004년 ‘나이트 커맨더’라는 영국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2012년에는 인터넷 소사이어티(ISOC)가 만든 ‘인터넷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또 ‘밀레니엄기술상’의 첫 수상자가 됐으며, 미국의 시사 잡지 ‘타임’에 의해 ‘20세기 위대한 지성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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