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6일 수요일

첫 서울대 합격자 배출한 'NLCS Jeju', 학생부종합전형에 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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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어교육도시의 사립 국제학교 NLCS Jeju(노스런던칼리지에이트스쿨 제주)가 올해 첫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교육부가 국어·사회·역사를 필수 교과 과정으로 이수하면 국내 고교 학력으로 인정하기로 한 2011년 이후 첫 서울대 진학 성과다. 

16일 NLCS Jeju 관계자에 따르면 이 학교 3학년 학생 두 명은 올해 서울대 경영대학과 공과대학 건축학과에 각각 최종 합격했다. 두 학생 모두 수시모집 일반전형에 지원해 합격 통지서를 손에 쥐었다.

학생부종합전형만을 운영하는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국제학교인 NLCS Jeju가 합격자를 배출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공교육 정상화를 유도하고 충실한 고교 교육과정의 이행을 돕고자 하는 서울대 입시틀이 영국 NLCS 본교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르는 NLCS Jeju 학생들이 준비하기에 간극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틈은 ‘비교과’로 메웠다. 국내 고교들이 획일적 교과 과정에 경쟁 위주 비교과를 운영하는 ‘한국식’이라면 NLCS Jeju는 학생부 없이 다양한 비교과 활동으로 차별성을 키우는 ‘서양식’이었다.

NLCS Jeju에는 교과 과정과 교과 외 분야를 아우르는 수십 개의 동아리가 있다. 부교장 전담아래 동아리들이 꾸려지고 학생들 의견에 따라 담당 지도교사가 배정된다. 올해 서울대 경영대학에 합격한 학생도 경영동아리에서 줄곧 활동해왔다. 이 학생은 경영동아리를 창단한 원년 멤버로, 대입을 치르기 직전까지 동아리 운영에 힘을 쏟았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공과대학 건축학과에 합격한 학생의 경우도 생물동아리와 물리동아리에 몸 담았다. 생물과 물리 관련 내용이라면 방과후활동이라도 가리지 않고 참여했다.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가 없는 NLCS Jeju지만, 학생부가 있었다면 상당히 화려한 활동 내역으로 가장 두꺼운 학생부를 보유했을 것이란 게 학교 관계자들의 말이다.

두 학생의 접점은 교내 경시대회였다. 경제 교사들이 주최하는 소규모 ‘인플레이션 컴페티션(inflation competition)’이다. 백성현 NLCS Jeju 대입카운슬러는 “교내 경시대회는 주로 몇몇 교사들이 모여 주최하는 소규모가 대부분”이라며 “경제 교사들이 경제 상황 등을 명확히 알리기 위해 준비한 ‘인플레이션 컴페티션’에 두 학생 모두 참여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학생들이 꼭 전공 분야가 아니더라도 교내 행사라면 폭넓게 참여한다는 방증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NLCS Jeju 경시대회는 상대평가로 우승자를 가리는 교내 경시대회와 다르게 절대평가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둔다. 절대평가로 진행되는 점때문에 이 학교 경시대회에서는 최종 우승자가 나오지 않은 적도 많다. 지난 학기 소규모 경시대회에서는 금상이 100명 선발되기도 했다.

자기소개서에서 지원자가 읽은 서적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는 자율문항(고등학교 재학 기간 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시오)을 운영할 만큼 ‘독서’를 대입 중심에 두는 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증빙서류가 답이 됐다. 경영대학과 공과대학 건축학과에 합격한 두 학생은 모두 자신이 읽은 책 목록을 상세히 적어 제출했다.

백성현 교사는 “자율적 동아리 등 폭넓은 비교과 활동을 지원하고, 경쟁 위주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 경시대회로 학생 참여를 도모하는 것이 학교 측 지원”이라며 “교과는 물론 비교과와 인성까지 평가하는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에 최적화된 인재상이 우리 학교 시스템과 맞닿았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9월 제주 서귀포시에 문을 연 NLCS Jeju에는 2015년 현재 재학생 1005명과 교사 132명이 소속돼 있다. 지난 2014년 6월 졸업생들이 옥스퍼드대와 예일대, 스탠퍼드대 등에 진학한 것에 이어 지난해에는 △캠브리지대 △옥스퍼드대 △스탠포드대 △UCL(런던대) △LSE(런던정경대) △홍콩대 △도쿄대 등에 합격자 이름을 올렸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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