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7일 일요일

제주영어교육도시 해외 조기유학 수요 상당수 흡수…

해외 조기유학 수요 상당수 흡수… 최근 5년간 2600억 원 외화 절감


동아일보
정부가 유학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2008년부터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조성한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국제학교 NLCS의 전경. JDC 제공

《 2000년대 후반 연간 2만 명을 넘어섰던 조기 유학생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4학년도 조기 유학생은 1만907명으로, 조기 유학생이 가장 많았던 2006학년도(2만9511명)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조기 유학이 줄어든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국내에서도 조기 유학 못지않은 교육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정부가 유학 및 어학연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만든 제주영어교육도시가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 8년차에 접어든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성과를 3회에 걸쳐 돌아본다. 》

제주공항에서 차로 40분 정도 달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이르면 380만m² 규모의 거대한 영어교육도시가 모습을 드러낸다. 정부가 ‘기러기 아빠’ 등 조기 유학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유학수지 적자를 개선하고자 2008년부터 조성한 글로벌 교육 단지다.

영어교육도시에는 현재 국제학교 3곳이 운영 중이다. 2011년 9월 개교한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Jeju)와 한국국제학교(KIS Jeju), 2012년 10월 개교한 브랭섬홀아시아(BHA Asia)다. 2017년 9월에는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도 문을 연다.

이 학교들은 기존의 외국인 학교나 외국 교육기관과 달리 내국인의 입학 비율 제한이 없고, 해외 체류 자격이 없어도 입학할 수 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에 이르는 전 과정이 있고, 한국과 외국의 학력(NLCS는 영국, KIS는 미국, BHA는 캐나다)이 동시에 인정돼 국내외 학교 어디로든 쉽게 전학 및 진학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학교마다 기숙사와 체육관, 공연장 등 부대시설도 뛰어나다.

지난해 처음으로 고교 교육과정 졸업생을 배출한 NLCS와 올해 졸업생을 낸 BHA는 대학 진학 실적도 화려하다. 미국 스탠퍼드대 예일대 코넬대, 영국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캐나다 UBC 등 명문 대학에 대거 합격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등 국내 상위권 대학에도 진학했다.

영어교육도시에는 현재 공동 및 단독주택 1300여 가구가 들어서 4000여 명이 살고 있다. 각 학교마다 외국인 교사가 100명 정도 있고,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자녀와 함께 영어교육도시로 이주한 이도 많다. 상가와 식당 등 상업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단지 안에 영어와 한국어로 서비스가 이뤄지는 행정지원센터, 119센터, 영어교육센터 같은 공공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있는 국제학교들은 자연스럽게 조기 유학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2011년 805명으로 출발한 학생 수는 올해 24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국제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5%가 “제주국제학교가 없었다면 조기 유학을 갔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1인당 조기 유학에 드는 비용이 연 평균 7000만 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제주국제학교 학생 45%가 조기 유학을 가지 않음으로써 최근 5년간 2587억 원의 외화가 절감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어교육도시 조성과 운영을 담당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2021년까지 국제학교를 7곳으로 확대해 학생을 9000명으로 늘리고, 2단계로 대학존을 개발해 세계 유명 대학의 학위과정 및 프로그램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영어교육도시의 정주 인구를 2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영어교육도시에 살고 있는 이들은 유해 환경이 전혀 없고 안전해서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 손봉수 JDC 교육도시처 처장은 “영어교육도시가 조성 8년 만에 생활, 경제 등이 기능적으로 연결된 글로벌 교육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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