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3일 목요일

사시 폐지 유예로 혼란 계속되는 로스쿨…의전원 전철 밟나


'획일적 변호사·의사 선발 시스템 개선' 취지 무색
 법무부가 3일 사법시험 폐지를 4년 유예하자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실패로 평가되는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이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도 같은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2005년부터 41개 의대와 11개 치대 등 총 52개 대학이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을 운영했다. 경북대와 부산대 등 15곳은 당시 의전원으로 완전히 전환했고 서울대와 연세대 등은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해 운영했다.
그러나 이후 대부분의 대학이 예전 학제 체제로 복귀하면서 현재는 의전원의 경우 강원대와 건국대, 동국대, 제주대, 차의과학대 등 5곳만 남은 상태다.
획일적, 폐쇄적인 의사 양성 시스템을 보다 개방적인 방향으로 개선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의전원은 당사자인 대학의 공감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돼 의대 교수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시작부터 논란이 계속됐다.
이 때문에 많은 대학들이 의대와 의전원의 정원을 반반씩 유지하는 식의 편법으로 제도를 운영하면서 안착하지 못했다.
의전원 도입 이후 이공계 학부생들이 의전원 준비에만 매달려 '이공계 엑소더스'가 심화했다는 우려도 계속됐다.
의전원과는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비슷하게 기존 사시 중심의 획일적인 법조인 양성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2009년 개교한 로스쿨도 6년이 흐른 지금까지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로스쿨은 도입 이후부터 지금까지 사시 폐지 찬성과 반대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됐다.
'로스쿨 무용론'도 끊임없이 제기되며 법조인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한 차례 폐지가 유예된 상황에서 또다시 4년 후에도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불안은 크기만 하다.
교육부는 언제까지나 사시와 로스쿨 제도가 병존할 수는 없는 만큼 4년 유예 기간이 끝나면 사시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다만 사시 폐지가 4년 유예된 만큼 그 기간을 로스쿨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법조인 양성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사시를 유지하는 만큼 의전원과 로스쿨의 상황은 다르다"라면서 "소수 인원만 선발해 사시의 힘도 많이 약화한 상황이라 4년 유예기간을 활용해 로스쿨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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