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100만원이 300조원으로 늘어나는 '마법'

이자는 단리와 복리로 나눌 수 있어… 100만원을 5% 단리로 저축하게 되면 1년에 5만원씩 이자 붙어 늘어나요
복리는 이자 붙은 액수에 또 이자 붙어 시간이 갈수록 단리와 차이 벌어지죠


"우와! 노벨상 받은 사람들은 상금을 13억원이나 받는대요!"

훈이가 신문을 보다가 눈이 휘둥그레져 소리쳤어요.

"인류 평화와 복지에 큰 공헌을 한 사람이나 단체에 주는 상이니 그만큼 상금 액수도 크단다."

"아빠,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이 자기 재산을 기부해 노벨상을 만든 것으로 들었는데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남겼기에 해마다 많은 상금을 줄 수 있는 건가요?"

"노벨이 낸 기부금만으로는 지금의 노벨상 상금을 매년 댈 수 없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럼 노벨상의 상금은 어디서 나오는 거예요?"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게. 미국 뉴욕의 맨해튼은 대표적인 경제·문화 도시야. 세계적으로 땅값이 비싼 도시로도 유명해. 그런데 이곳은 약 400년 전에는 인디언들의 땅이었어. 당시 유럽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 인디언들에게 장신구를 주고 맨해튼 땅을 샀다고 해. 귀고리, 목걸이 등 장신구들 값어치가 24달러 정도밖에 안 됐대. 우리 돈으로 따지면 3만원이 채 되지 않아."

"겨우 3만원? 지금 이렇게 비싼 땅을 겨우 그 돈에 팔았다고요? 인디언들이 너무 어리석네요."

"당시엔 24달러의 가치가 지금과는 달랐고 도시가 발전되기 전이었으니 그렇게 팔 수도 있었겠지. 그래도 지금의 맨해튼을 생각하면 너무 싼 값에 팔았다고 할 수 있지. 그런데 만약 당시 인디언들이 그 돈을 쓰지 않고 복리로 저축했다면, 지금의 맨해튼 땅의 상당 부분을 살 수 있었을 거야."

[신문은 선생님] 100만원이 300조원으로 늘어나는 '마법'
/그림=이창우
"말도 안 돼요. 어떻게 3만원도 안 되는 돈을 저축해 맨해튼을 사요? 아무리 오래 저축한다고 해도 말이에요."

"하하!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하지만 복리에 대해 알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거야. 복리와 단리는 각각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이란다. 단리는 원금에 이자율만 곱하는 것이지. 예를 들어 100만원을 연이율 5% 단리로 저축했다면 이자는 얼마니?"

"원금 100만원에 0.05를 곱하면 되니까 5만원이지요."

"맞아. 1년에 이자 5만원이 붙는 거야. 2년 후에는 10만원, 3년 후에는 15만원, 이런 식으로 늘어나지. 인디언들이 5% 단리로 저축했다면 약 400년 후인 지금엔 그 돈이 얼마가 됐을까?"

"3만원의 5%는 1500원이니까 매년 이만큼 이자를 받았겠네요. 400년이니 400을 곱하면 60만원이네요."

"그렇지. 그런데 복리는 다르단다. 복리는 이자가 붙어 늘어난 액수에 또 이자가 붙는 방식이야. 100만원을 저축해 연이율 5% 복리를 적용한다면, 첫해엔 단리와 마찬가지로 이자가 5만원 붙어. 하지만 그 이후엔 얘기가 달라져. 그다음 해엔 105만원(첫해 100만원+이자 5만원)에 이율 5%가 적용되는 거야. 그러니까 105만원에 0.05를 곱한 5만2500원이 이자가 돼. 해마다 이자가 같은 단리와 달리 복리는 이렇게 매년 이자가 늘어나지."

"2년이 되는 해 복리 이자가 5만2500원이면 단리 이자 5만원이랑 2500원 차이밖에 안 나잖아요."

"그 차이를 무시하면 안 돼. 3년째에는 110만2500원에 복리 이자 5만5125원(110만2500원×0.05)이 붙어 총 115만7625원이 되지. 이때 단리는 원금에 이자를 더해도 총 115만원이니까 복리가 7625원이나 유리한 거야. 7625원은 단리 이자(5만원)의 10%가 넘는 거야. 시간이 갈수록 단리와 복리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져."

"그럼 처음에 100만원을 복리로 400년 저금하면 얼마가 돼요?"

"놀라지 말렴. 연이율 5% 복리라면 400년 후엔 무려 300조원이 된단다."

"300조원이요? 정말 엄청나네요!"

"노벨의 기부금도 이런 원리로 불려나갔기에 지금처럼 노벨상에 큰 상금을 줄 수 있는 거야. 물론 아무리 복리라도 돈을 많이 쓰면 그만큼 이자도 줄어들기에 재단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일정 액수 이상은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

[신문은 선생님] 100만원이 300조원으로 늘어나는 '마법'
/그림=이창우
"와! 정말 마술 같네요. 저도 그렇게 400년간 저금하면 통장에 엄청난 돈이 있겠네요. 10년만이라도 복리로 저축해야겠어요."

"그런데 요즘은 예전처럼 완전한 복리로 저축할 수 있는 경우가 드물단다. 복리는 1,2년 짧게 저축하면 단리와 별 차이가 없어. 10년, 20년 이상 장기로 저축해야 그 차이가 커지는데 복리 적금은 기간이 3년으로 제한된 경우가 많아. 그러니 복리라는 말만 듣고 무작정 그 적금을 선택하는 것은 지혜롭지 않아. 혹시 장기 복리라고 하더라도 물가상승률도 따져봐야 해. 물가는 5% 상승했는데 이자율은 2~3%밖에 되지 않으면 손해일 수도 있거든."

"아빠 말씀 들으니 저축할 때 이자를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네요."

"저축뿐 아니라 돈을 빌릴 때도 꼼꼼히 따져봐야 해. 돈은 복리로 빌려주는 경우가 많아서 오래 빌리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단다. 순식간에 이자로 내야 할 돈이 빌린 돈보다 많아지거든."

"네. 돈 빌리는 일 없도록 열심히 저금해야죠!"

"오! 우리 훈이는 한 가지 가르쳐주면 서너 가지를 깨닫는구나!"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소수의 곱셈' '비와 비율'


[함께 풀어봐요]

원금에 이자를 더한 것을 원리금이라고 해요. 1만원을 연이율 10% 복리로 저축하면 1년 후 원리금은 얼마일까요?

해설: 1만원 원금에 연이율 10% 복리를 적용하면, ‘1만원+(1만원×0.1)=1만1000원’이에요. 이 식을 간단히 바꾸면 ‘1만원×(1+0.1)’이에요. 다시 말해 ‘1만원×1.1’이니 1만1000원이 나오지요. 2년, 3년 후 원리금을 간단히 계산하려면 해가 지난 횟수만큼 1.1을 원금 에 곱해주면 돼요. 예를 들어 3년 후 원리금은 1만3310원(1만원×1.1×1.1×1.1)이 된답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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