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7일 토요일

'수퍼문'은 왜 커 보일까?

타원 궤도 그리며 지구 주위를 도는 달
실제 크기는 항상 변함없이 같아요… 지구와의 거리에 따라 크기 달라 보여
가장 가까운 '근지점'에선 큰 '수퍼문', 가장 먼 '원지점'에선 작은 '미니문'


지난 추석에 가족들과 둥근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나요? 추석에 뜬 보름달은 크기가 가장 작을 때보다 13~14% 정도 큰 '수퍼문(super moon)'이었다고 해요. 종혁이는 매달 뜨는 보름달이 왜 갑자기 커 보이는 것인지 궁금했어요.

"아빠, 수퍼문은 정말 달의 크기가 커진 것이에요?"

"그렇지 않아. 달의 실제 크기가 커질 수는 없지. 달은 항상 같은 크기를 유지한단다."

"달이 커진 게 아니라면, 수퍼문은 왜 뜨는 거예요?"

"수퍼문은 달이 커지는 게 아니라, 달이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현상을 말하는 거야. 달과 지구의 거리가 평소보다 가까워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지. 종혁이도 달이 지구 주변을 돌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네. 달은 지구 주위를 타원 궤도로 돌고 있어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이창우
"맞아. 달은 타원 궤도를 그리며 공전하고 있지. 그래서 궤도상 위치에 따라 지구와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한단다. 지구에서 관측되는 달의 크기도 그 거리에 따라 달라지지. 궤도상 달과 지구가 가장 가까운 곳을 '근지점', 가장 먼 곳을 '원지점'이라고 하는데, 근지점에서 보름달은 평소보다 커 보이기 때문에 수퍼문, 원지점에서 보름달은 평소보다 작아 보이기 때문에 미니문(mini moon)이라고 불러."

"그럼 수퍼문과 미니문은 언제 볼 수 있는 건가요?"

"아쉽게도 수퍼문과 미니문의 주기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단다. 우주에는 지구와 달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야. 지구는 달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졌지만, 태양도 큰 힘으로 달을 잡아당기고 있거든. 그 힘으로 가끔 달이 원지점보다 더 멀리 있을 때도 있고, 근지점보다 더 가까워질 수도 있단다. 올해 1월에는 1000년 만에 가장 작은 미니문이 떴는데, 그것은 달이 우리가 아는 원지점보다 더 멀리 있었기 때문이야."

"그럼 달이 얼마나 커 보이는 건지는 어떻게 알 수 있어요?"

"지구에서 한 관측자가 달·태양 같은 천체를 바라볼 때의 크기는 '시직경(視直徑)'으로 나타낸단다."

"시직경이요?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 왠지 무척 어려운 개념일 것 같아요."

"단어가 생소할 뿐이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어. 시직경은 '시지름' 또는 '각지름'이라고도 하는데, 쉽게 말하면 종혁이가 달을 바라봤을 때 보이는 달의 지름을 말해. 계산이 복잡하지는 않지만, 값이 크기 때문에 구하는 게 쉽지 않단다. 종혁이가 직접 달의 시직경을 구하고 싶다면, 계산기가 필요할 거야."

"네, 아빠. 제가 계산해 보고 싶어요. 얼른 계산기를 가져올게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종혁이가 계산기를 가져오자, 아빠께서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계셨어요.

"아빠, 이건 무슨 그림이에요? 이 알파벳들은 뭐예요?"

"이렇게 그림을 그리면 시직경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r'은 달과 지구(관측자) 사이의 거리, 'd'는 달의 지름이란다. 숫자가 너무 크기 때문에 우선 알파벳으로 나타낸 거야. 바깥쪽의 큰 원은 관측자, 즉 종혁이를 중심으로 반지름이 'r'인 원을 그린 것이지. 이 원은 달 지름의 양 끝점을 지난단다. 이때 '★'가 바로 시직경이야. 그렇다면 여기서 시직경을 어떻게 구할까?"

"아빠의 그림을 보니 시직경은 '부채꼴의 중심각'과 같네요? 이 부채꼴의 호를 반지름이 'r'인 큰 원의 둘레와 비교하면 시직경을 구할 수 있어요."

"바로 맞혔어. 달의 지름은 약 3474㎞이고, 수퍼문이 뜨는 근지점에서 달과 지구의 거리는 약 35만6410㎞야. 이때 시직경을 종혁이가 구해 볼까?"

"음…. 반지름이 r인 원의 둘레는 '2×r×3.14'예요. 그렇다면 시직경에 해당하는 호의 길이는 '2×r×3.14×(★÷360)'이 되겠네요."

"그렇지. 여기서 시직경에 해당하는 호의 길이가 달의 지름과 같다고 하고, '3474㎞'를 넣어서 계산해 보렴."

"아빠, 시직경의 호가 왜 달의 지름과 같아요? 하나는 곡선이고, 다른 하나는 직선인데요?"

"종혁이 말대로 둘은 실제로 같지 않아. 하지만 두 값의 차이가 아주 미미하단다. 그래서 편의상 두 값이 같다고 하여 계산하고 있지."

"아, 그렇군요! 그럼 제가 계산해 볼게요. '356410×2×3.14×(★÷360)=3474'를 풀면…. 구했어요! '★'은 약 0.559°예요."

"그래. 아주 잘했어. 이 값이 바로 수퍼문의 시직경이 된단다. 그럼 이제 미니문을 계산해 볼까? 원지점에서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40만6697㎞로 하여 풀어 보렴."

"네! '406697×2×3.14×(★÷360)=3474'를 풀면, '★'은 약 0.490°예요."

"이번에도 잘 맞혔어! 그럼 수퍼문일 때 달의 크기는 미니문일 때보다 몇 배나 커진 걸까?"

"그건 쉽죠! '0.559÷0.490=1.1408…'이니까 약 1.14배 커졌어요. 퍼센트로 하면 14% 커졌네요!"

"와~ 어려운 문제를 종혁이가 척척 맞히니 아빠 기분이 무척 좋은데? 참, 내년 9월 28일에도 수퍼문이 뜬다는구나. 내년 추석은 9월 27일이니까, 또 한가위 수퍼문을 볼 수 있을 거야."
[함께 생각해봐요]
반지름이 50㎞인 원과 부채꼴이 있습니다. 부채꼴 호의 길이가 3.14라고 할 때, 이 부채꼴의 중심각은 몇 도입니까?
해설: 정답은 3.6°예요. 부채꼴의 중심각은 '원의 둘레:부채꼴 호의 길이=360°:□°'라는 비례식으로 구할 수 있어요. 즉 '2×50×3.14:3.14=360°:□°'를 계산하면, '□=3.6'이 나옵니다.


[관련 교과] 6학년 1학기 '원주율과 원의 넓이' '비례식'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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