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마음속 숫자 맞히는 카드 마술… 비밀은 이진법

'1·2·4…' 자릿값 2배씩 느는 이진법, '1·10·100…' 십진법은 10배씩 늘죠
각 카드 첫 번째 수는 이진법 자릿값
A·B·C·E에 해당 수 있다면 10111(2)… 10111(2) 의미하는 숫자는 23이죠


기사 관련 일러스트1
저녁 식사 후 혜원이네 가족은 TV 앞에 앉아 마술쇼를 보고 있었어요. 마술을 무척 좋아하는 혜원이는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엄마! 저도 커서 마술사가 될래요. 그럼 모자 속에서 과자도 나오게 하고, 제가 좋아하는 인형도 나오게 할 수 있잖아요!"

"혜원이는 마술이 무척 신기한 모양이구나. 그럼 엄마도 TV에 나오는 마술사처럼 멋지게 마술 한번 보여줄까?"

"우와~ 엄마는 마술도 할 줄 알아요? 보여 주세요!"

"1~31까지의 수 중에서 하나를 고른 다음, 엄마한테 텔레파시를 보내렴. 그럼 엄마가 혜원이의 텔레파시를 받아서 혜원이가 생각하는 수가 무엇인지 알아맞힐게."

"네, 정했어요! 엄마랑 저는 텔레파시가 잘 통하니까 알아맞힐 수 있을 거예요!"

혜원이는 검지손가락을 이마에 대고 숫자를 떠올리며 온 힘을 다해 엄마께 텔레파시를 보냈습니다.

"자~ 그럼 혜원이가 생각하는 수가 무엇인지 알아맞혀 볼까?"

엄마께서는 혜원이에게 카드 5장을 보여주셨어요.

"이제부터 5장의 카드를 보여줄 거야. 엄마가 보여준 카드 안에 혜원이가 생각한 수가 있으면 고개를 끄덕이고, 그렇지 않으면 고개를 저어 줘. 알았지?"

혜원이는 위 그림에 나온 5장의 카드(A~E) 중 A, B, C, E 카드에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엄마께서는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정답을 외쳤어요.

"혜원이가 생각한 수는 바로바로 23!"

"우와~ 맞아요! 엄마의 마술 실력이 대단하네요. 저도 멋진 마술을 배우고 싶어요. 텔레파시 전송받는 법 좀 알려주세요."

"그럼 엄마가 특별히 혜원이한테만 이 마술을 알려 줄게. 사실 이 마술에는 수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단다."

"정말이요? 엄마랑 저랑 텔레파시가 통한 게 아니었어요?"

"하하. 미안하지만 원래 마술에는 수학·과학 원리가 많이 숨어 있단다. 엄마가 가진 5장의 카드에서 규칙을 찾아보렴."

혜원이는 5장의 카드를 유심히 살펴보았어요.

"음…. 먼저 A카드에는 홀수만 있어요. 그리고 E카드는 16부터 시작해서 1씩 커져요. 또, 31은 모든 카드에 들어 있어요."

"카드에 숨겨진 규칙을 많이 찾았구나. 이 마술의 비밀은 바로 '이진법'이란다."

"이진법이요? 엄마, 이진법이 뭐예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수 체계는 십진법이야. 그래서 0~9까지 열 개의 숫자를 사용하지. 이진법이란 0과 1, 두 개의 숫자로 수를 나타내는 방법이란다."

"엄마, 숫자 두 개로 모든 수를 나타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볼게. '232'라는 수를 십진법으로는 '2×100+3×10+2'로 나타낼 수 있어. 2가 백의 자리에 오면 200, 일의 자리에 오면 2가 되지. 십진법에서는 자릿값이 첫째 자리는 1, 둘째 자리는 10, 셋째 자리는 100으로 10배씩 커지기 때문이야. 그럼 이진법의 자릿값은 어떻게 될까?"

기사 관련 일러스트2
그림=이창우
"음…. 십진법이 10배씩 커지니까 이진법은 2배씩 커지나요?"

"맞았어! 이진법의 자릿값은 첫째 자리는 1, 둘째 자리는 2, 셋째 자리는 2×2, 넷째 자리는 2×2×2로 2배씩 커진단다. 그래서 23을 이진법으로 '1×16(2×2×2×2)+0×8(2×2×2)+1×4(2×2)+1×2+1×1 =10111(2)'과 같이 나타낼 수 있어. 이진법을 십진법과 구별하기 위해 숫자 뒤에 '(2)' 표시를 한단다. 같은 방법으로 24는 11000(2), 25는 11001(2)로 나타낼 수 있지."

"1과 0으로 수를 나타낸 것을 보니 참 신기하네요. 그런데 엄마, 이진법이랑 카드 마술이 무슨 관련이 있나요?"

"이진법의 자릿값이 1, 2, 4, 8, 16으로 2배씩 커진다고 했지? 즉, 오른쪽에서부터 첫째 자리가 1인 것은 1을 의미하고, 둘째 자리가 1인 것은 2, 셋째 자리가 1인 것은 4, 넷째 자리가 1인 것은 8을 의미해. 이제 각 카드에서 첫 번째 적힌 수를 찾아보렴."

"A카드는 1, B카드는 2, C카드는 4, D카드는 8, E카드는 16이에요. 아! 이진법의 자릿값과 같네요!"

"맞아! 드디어 카드의 비밀을 찾았구나. 이 원리를 이용해서 이진법으로 나타냈을 때 첫째 자리가 1인 수는 모두 A 카드에 적고, 둘째 자리가 1인 수는 B 카드에 적었어. 마찬가지 방법으로 셋째, 넷째, 다섯째 자리가 1인 수를 각각 C카드, D카드, E카드에 적었단다. 그래서 혜원이가 고개를 끄덕인 카드에서 이진법으로 나타낸 수의 각 자릿값을 알아내어 맞힐 수 있었던 거야. 아까 혜원이가 찾은 비밀대로, 각 카드에 첫 번째로 적힌 수는 이진법의 자릿값과 같으니까 1, 2, 4, 16을 더해 '23'이란 수를 쉽게 맞힐 수 있단다."

"와~ 카드 속에 이런 비밀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렇지? 혜원이도 학교에 이 카드를 가져가서 친구들한테 마술 실력을 뽐내 보렴."

"네, 엄마! 내일 학교 가는 게 벌써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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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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