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7일 토요일

시곗바늘에 담긴 다양한 수학 원리

시침·분침 위치 확인하는 바늘 시계… 수학 원리 숨어 있어 두뇌 훈련에 좋아

시침, 12시에 오전·오후 바뀌는 12진법
분침, 60분 지나면 시간 바뀌는 60진법
바늘 위치 따라 '각속도' 구할 수 있어


"웅인아, 생일 축하해!"

아빠께서 생일을 맞은 웅인이에게 선물 상자를 건네며 말씀하셨어요.

"우아~ 아빠, 고맙습니다! 시곗바늘이 달린 시계네요? 정말 멋져요!"

"바늘 시계가 전자시계보다 보기 어렵지만, 두뇌 훈련에는 더 도움이 된대. 시침과 분침의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12진법이나 60진법 같은 수학 원리도 떠올리고 말이야."

"12진법과 60진법이요? 그게 뭐예요?"

"진법(進法)이란 수를 표기하는 방법의 하나란다. 웅인아, '9' 다음에 오는 자연수가 뭐지?"

"당연히 '10'이지요."

"그래. '9' 다음에는 자릿값이 올라가 '10'이 되지? 이것은 우리가 평소 '10진법'을 사용하기 때문이야. 만약 '5진법'을 쓴다면, '4' 다음에 자릿값이 올라가 10이 되었을 거야. '14' 다음에는 또 자릿값이 올라가 20이 되고 말이야."

[개념쏙쏙! 수학] 시곗바늘에 담긴 다양한 수학 원리
/그림=이창우
"아하! 시계에 왜 12진법, 60진법이 있는지 알았어요. 시계는 12시가 되면 오전·오후가 바뀌고, 60분이 1시간, 60초가 1분이 되기 때문이지요?"

"잘 맞혔어. 그런데 바늘 시계에 숨은 수학 원리는 이뿐만이 아니란다. 바늘 시계의 진법은 각도와도 깊은 관계가 있거든. 시곗바늘이 한 바퀴 돌았다면, 몇 도를 움직였을까?"

"그 정도는 저도 알아요. 360도예요."

"그럼 5시 정각에 분침과 시침이 만드는 각도도 알겠구나?"

"한 바퀴가 12시간이니까, 360을 12로 나누면…. 1시간은 30도! 5시는 150도예요!"

"정답! 그럼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낼게. 3시 30분일 때, 분침과 시침이 이루는 각(사잇각)은 몇 도일까?"

"음…. 시침은 3에 있고 분침은 6에 있을 테니, 90도요!"

"하하,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되지. 시침이 정확히 3을 가리킬 때는 3시 정각뿐이야. 분침이 30분을 이동하는 동안 시침도 함께 움직이지."

"아차! 그 생각을 못 했네요. 30분은 1/2시간이니까, 시침은 30도의 절반인 15도를 더 이동했겠지요? 그렇다면 정답은 90도에서 15도가 줄어든 75도?"

"맞혔어! 이번에도 금세 이해했구나.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낼까?"

"네, 계속 내주세요! 시계의 각도 문제라면 이제 자신 있어요!"

"좋아! 그럼 5시에서 6시 사이에 시침과 분침이 일치할 때의 시각은 몇 시 몇 분일까?"

"아빠, 이 문제는 앞에 내신 문제와 전혀 다르잖아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빠가 힌트를 줄게. 우선 초침, 분침, 시침의 이동속도를 먼저 구해보렴. 시곗바늘처럼 원운동을 하는 물체가 단위 시간(초·분·시)에 움직이는 각을 수학에서는 '각속도'라고 한단다. 자, 먼저 초침은 1초에 몇 도 움직일까?"

"60초에 한 바퀴를 도니까, 360을 60으로 나누면 '6도'가 나와요."

[개념쏙쏙! 수학] 시곗바늘에 담긴 다양한 수학 원리
/그림=이창우
"맞아. '6도/초'가 바로 초침의 각속도야.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분침의 각속도는 분당 6도(초당 0.1도), 시침은 분당 0.5도가 된단다. 그럼 다시 문제를 보자. 5시에서 6시 사이라고 했으니, 12시를 기준으로 시침이 움직인 각은 '(5×30도)+(0.5도×□분)'이 돼. 두 시곗바늘이 일치하려면, 이 값이 분침이 움직인 각 '6도×□분'과 같아야 하지. 즉 '(5×30)+(0.5×□)=6×□'가 되는 거야. 이 식을 풀어보면, □는 약 27.27(약 27분)이 나온단다. 따라서 답은 약 5시 27분이야."

"와~ 구하려는 시각(분)을 □로 하여 식을 세우니,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리네요? 바늘 시계 덕분에 새로운 수학 원리를 알았어요. 그런데 바늘 시계의 초침·분침·시침은 어떻게 정확한 각도로 움직이는 거예요?"

"시계 속 톱니바퀴에 그 비밀이 숨어 있지. 바늘 시계 안에는 시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탈진기'가 들었어. 탈진기는 스프링이 풀렸다가 다시 감기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톱니바퀴에 동력을 전달하지. 각 시곗바늘에 붙은 톱니바퀴들은 서로 연결되었기 때문에 하나의 톱니바퀴에 동력이 전달되면, 자연스럽게 모든 톱니바퀴가 움직인단다. 그런데 각 시곗바늘에 달린 톱니바퀴의 톱니 수가 서로 달라. 예를 들어 A 톱니바퀴에는 8개, B 톱니바퀴에는 32개의 톱니가 달렸다면, 서로 맞물렸을 때 B가 1바퀴를 도는 동안 A는 4바퀴를 돌지."

"아하! 톱니바퀴의 톱니 수로 회전 속도가 변하는구나!"

"어때? 이젠 왜 바늘 시계가 두뇌 훈련에 도움 된다고 했는지 알겠지? 시계에는 다양한 수학 원리가 숨어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계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인다는 사실이야. 즉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지."

"아빠 말씀이 맞아요. 그러니 약속 시간을 더욱 잘 지켜야겠지요? 귀한 선물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관련 교과]
3학년 1학기 '길이와 시간' 4학년 1학기 '각도' 6학년 2학기 '방정식'


[함께 생각해봐요]

톱니가 18개인 톱니바퀴 'A'와 톱니가 24개인 톱니바퀴 'B'가 맞물려 있어요. 이때 두 톱니바퀴가 각각 몇 바퀴를 돌아야 처음 맞물렸던 위치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요?

해설: 우선 A와 B의 톱니 개수, 즉 18과 24의 최소공배수를 찾아야 해요. 18과 24의 최소공배수는 '72'이지요. 즉 A는 4바퀴(72÷18=4), B는 3바퀴(72÷24=3)를 돌았을 때 처음 맞물렸던 자리로 돌아옵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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