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첫 선택, 바꿀 것인가 말 것인가?

카드 3장 중 별 카드 1장 찾는 게임
처음 고른 카드가 별일 확률 3분의 1, 남은 두 카드가 별일 확률 3분의 2

그 두 장 중 별이 아닌 카드 보여주고, 처음 했던 선택을 바꾸게 되면
별 카드 고를 확률은 3분의 2가 돼 처음보다 이길 확률 2배로 높아지죠


"아빠! 저 수학 시험 만점 받았어요!"

우람이는 자랑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만점 받은 수학 시험지를 들고 퇴근한 아빠에게 달려왔어요.

"오, 축하한다. 그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했나 보네?"

"네. 아빠 말씀대로 전에 틀렸던 문제들을 다시 풀고 이해했더니 새로운 문제들도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어요."

"그래. 모르는 문제를 이해하지 않고 넘어가면 더 어려운 문제는 절대 풀 수 없는 법이야. 정말 잘했어."

"헤헤. 아빠, 약속은 잊지 않으셨지요?"

"만점 받은 과목이 있으면 선물 하나씩 주기로 했지? 자, 그럼 수학 만점에 걸맞게 '선물 받기 게임'을 해보자꾸나."

"게임이요? 그럼 선물을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하하,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선물은 사줄게. 대신 승리하면 네가 평소 갖고 싶어 했지만 비싸서 못 사주었던 선물을 사주지."

"정말요? 좋아요, 도전!"

"여기 똑같은 명함이 3장 있지? 2장에는 밑면에 동그라미를 그려놓았고 나머지 1장에는 별을 그려놓았어. 네가 1장을 선택해서 별이 그려진 명함을 뒤집으면 네가 승리하는 거야."

"3장 중 1장을 맞추는 3분의 1 확률 게임이네요."

"맞아, 확률이란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뜻하니까. 그래서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어떤 사건이 일어날 경우의 수의 비로 나타낼 수 있지. 예를 들어, 동전을 던져 앞이 나올 확률은 전체(앞·뒤) 2가지 경우 중 하나니까 2분의 1이 돼. A·B 두 사람이 가위바위보 게임을 할 때 A가 이길 확률은 전체(가위-가위, 바위-바위, 보-보, 가위-보, 바위-가위, 보-바위, 보-가위, 바위-보, 가위-바위) 9가지 경우 중 3가지니까 9분의 3, 즉 3분의 1이 되지. 여기서 뽑을 수 있는 카드가 3장인데 그중 1장에만 별이 그려져 있으니 별을 뽑을 확률은 3분의 1이야. 그럼 반대로 별을 뽑지 못할 확률은?"

첫 선택, 바꿀 것인가 말 것인가?
/그림=이창우
"3장 중 2장이 동그라미니까 3분의 2죠. 그러고 보니 뽑지 못할 확률이 2배나 되네요. 기왕 선물 주시는 거, 저에게 유리하게 해 주시면 안 되나요?"

"좋아, 유리하게 해 줄 테니 우선 한 장을 선택하렴."

"음…. 그럼 전 2배 받고 싶으니까 2번 카드 뽑을게요."

"잠깐! 아직 뒤집지 마. 아빠가 한 번의 기회를 더 줄게."

아빠는 우람이를 멈추게 한 뒤 다른 카드 하나를 뒤집었어요. 그 카드에는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어요.

"자, 어떠냐? 처음 선택한 카드를 그대로 선택하겠니, 아니면 남은 카드와 바꾸겠니?"

"고민 돼요. 동그라미 카드 한 장이 열렸으니 분명히 두 카드 중 하나는 별이고 다른 하나는 동그라미인데…. 유리하게 해 주신다고 하시더니, 3분의 1 확률에서 2분의 1 확률로 만들어 주신 것뿐이네요."

"아니야, 잘 생각해 보면 지금 상황이 확률적으로 너에게 유리해졌다는 걸 알 수 있어. 카드를 100장으로 늘렸다고 생각해 봐. 네가 1장을 선택하고, 내가 99장 중 98장의 동그라미 카드를 뒤집어 보여주고서 너에게 다시 선택하도록 한다면 어때?"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바꾸는 게 유리할 것 같아요. 내가 선택한 1장이 별 카드일 확률보다 99장의 카드 속에 별 카드가 있을 확률이 더 커 보이니까요."

"잘 이해했구나. 100장의 카드 중 1장을 선택했을 때, 별 카드가 있을 확률은 1%야. 반대로 나머지 99장 중에서 별 카드가 있을 확률은 99%지. 처음 선택을 바꾸면 네가 별 카드를 선택할 확률이 99%나 되는 거야. 3장의 카드 문제에서도 같아. 네가 선택한 카드가 별 카드일 확률은 3분의 1이지만, 반대로 나머지 두 장 중에 별 카드가 있을 확률은 3분의 2가 되는 거야."

"처음 선택한 것이 별 카드면 오히려 기회가 생기는 것이 더 안 좋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하. 그렇다면 그런 경우까지 생각해서 표를 한번 그려보자꾸나." 〈그림1 참조〉

"아! 이렇게 보니 선택을 바꾸는 것이 왜 더 유리한지 확실히 이해가 돼요. 이런 재미있는 문제로 선물을 주실 생각을 하시다니, 대단하세요."

"사실 이 문제는 미국의 토크쇼 진행자인 몬티 홀(Monty Hall)이란 사람이 내서 유명해진 문제야. 그래서 이 문제를 '몬티 홀 문제'라고 부른단다. 실제 쇼에서는 염소와 자동차를 숨겨놓고 문제를 냈지. 당시에도 많은 논란이 있었어. 네가 처음 생각한 것처럼 확률이 2분의 1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무척 많았으니까."

"그러고 보니 정말 신기한 문제네요. 수학을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것 같아요."

"자, 그럼 최종 선택을 해야지?"

"전 바꿀래요. 당연히 3분의 2 확률인 곳을 선택해야지요. 헤헤. 자! 카드를 엽니다! 엥?"

우람이가 넘긴 카드는 동그라미가 그려진 카드였어요.

"이럴 줄 알았어요. 제가 처음 선택한 게 별 카드였잖아요. 잉~."

"하하하, 확률이란 건 90% 확률에도 패배하고 10%에도 성공한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주사위 2개를 던져서 두 눈의 합이 2(=1+1)가 될 확률보다 7(=1+6, 2+5, 3+4, 4+4, 5+2, 6+1)이 될 확률이 훨씬 높지만, 한 번 던져서 2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지. 그렇지만 중요한 선택을 하는 상황에서는 조금이라도 수학적으로 높은 확률이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거야."

"그래도 너무 아쉬워요…."

"아쉬워할 것 없어. 이기든 지든 넌 100% 선물을 받도록 정해져 있었으니까. 사실 이미 네가 가지고 싶어하던 선물을 사 뒀단다."

"우와! 우리 아빠 최고!"


[관련 교과]
6학년 2학기 '경우의 수와 확률'


[함께 생각해봐요]

보물상자에 각각 에메랄드·사파이어·루비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어요. 이름표와 실제 안에 있는 보석은 일치하지 않지요. 단 하나의 상자만 열어볼 수 있다면, 어떤 상자를 열어야 나머지 상자의 실제 보석을 알 수 있을까요?


해설: 예를 들어 상자 ‘루비’ 속 실제 보석이 에메랄드라면 나머지 상자는 이름과 실제 보석이 달라야 해요. 즉, 루비(에메랄드)-에메랄드(사파이어)-사파이어(루비)로 자동 결정돼요. 다른 예를 들어도 마찬가지랍니다.

정답: 아무 상자나 열어도 알 수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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