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7일 토요일

사람 수 맞히는 신기한 '배수(倍數)'

처음에 버스 탄 승객 수 맞히는 문제 '배수' 개념 적용하면 알기 쉽답니다
승객 중 3분의 1이 버스에서 내렸다면 처음 탄 인원이 3의 배수였다는 뜻… 조건 덧붙일수록 정답 좁힐 수 있어요


"엄마, 삼촌 댁에 도착하려면 아직 멀었어요?"

"응. 아직 여덟 정거장이나 더 가야 해."

다정이는 엄마와 함께 버스를 타고 삼촌 댁에 가는 길이었어요. 오랜만에 삼촌을 만나는 다정이는 엄마께 남은 정거장 수를 계속 되물었습니다.

"우리 다정이가 삼촌을 빨리 보고 싶은가 보네? 그럼 도착할 때까지 지루하지 않게 엄마가 내는 문제 한번 풀어 볼래?"

"어떤 문제인데요?"

"어떤 버스에 30명 이하의 사람들이 타고 있었어. 그런데 첫 번째 정거장에서 승객의 1/3이 내리고 다섯 명이 올라탔지. 그리고 두 번째 정거장에서도 역시 승객의 1/3이 내리고 네 명이 탔어. 그때 사람 수를 세어보니 아이의 수가 정확하게 어른 수의 1/5이었다고 하면, 처음에 타고 있던 승객은 모두 몇 명일까?"

[개념쏙쏙! 수학] 사람 수 맞히는 신기한 '배수(倍數)'
/그림=이창우
"예? 그런 내용으로 처음 탄 승객의 수를 알 수 있어요? 전 전혀 모르겠는데요?"

"하하. 쉽게 생각해 봐. 만약 버스에서 절반이 내렸는데 12명이 남았다면, 처음의 인원은 몇 명일까?"

"그거야 쉽지요. 24명이에요."

"그래. 처음에 낸 문제도 방금 다정이가 맞힌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그럼 문제를 조금 쉽게 바꿔 볼게. 20명 이하의 사람들이 타고 있던 버스에서 1/3이 내리고 두 명이 탔는데 그때 남자가 여자보다 2배 더 많았다면, 처음에 탄 승객의 수는 얼마일까?"

"엄마, 전혀 쉬워지지 않았잖아요. 이번에도 잘 모르겠어요."

"차근차근 생각하면 어렵지 않아. 자, 아까 '절반의 인원'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다정이는 2로 나누어떨어지는 수, 즉 2의 배수(倍數)를 생각했지? 마찬가지로 '1/3의 인원'이란 말은 처음 수가 3으로 나누어떨어진다는 뜻이야. 즉, 처음 승객의 수는 20 이하의 수 중에서 3의 배수인 수라는 거지."

"아하! 20 이하의 수 중 3의 배수는 {3, 6, 9, 12, 15, 18}이에요! 그런데 6가지나 되는데요?"

"그래서 다음 조건이 있는 거야. 1/3이 내리고 두 명이 탔다고 했지? 이때 승객의 수는 {4, 6, 8, 10, 12, 14} 중 하나가 될 거야. 그런데 여기서 남자가 여자보다 2배 많을 경우는 '6(=4+2)'과 '12(=8+4)'뿐이지."

"아하! 그래도 답이 2개 나오잖아요?"

"그럼 답이 하나만 나오도록 다정이가 조건을 하나 더 만들어 볼래?"

"음…. '4의 배수'라고 하면 어떨까요? 둘 중 4의 배수는 '12'뿐이니까요."

"그래. '마지막 인원은 4의 배수였다'는 조건을 달면, '12'밖에 나오지 않지. 마지막 인원이 12명이라면, 처음 승객 수는 15명이었던 거야."

[개념쏙쏙! 수학] 사람 수 맞히는 신기한 '배수(倍數)'
/그림=이창우
"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네요! 엄마가 처음 내신 문제도 풀 수 있겠어요. 30명 이하의 인원 가운데 첫 번째 정거장에서 1/3이 내렸다면, 처음 승객의 수는 {3, 6, 9, 12, 15, 18, 21, 24, 27, 30} 중 하나예요. 1/3이 내리면 {2, 4, 6, 8, 10, 12, 14, 16, 18, 20}이 되고, 여기서 5명이 타면 {7, 9, 11, 13, 15, 17, 19, 21, 23, 25}가 되지요. 이 가운데 두 번째 정거장에서 1/3이 내릴 수 있는 경우는 {9, 15, 21}밖에 없어요. 1/3이 내리면 {6, 10, 14}가 되고요. 여기서 4명이 더 타면 {10, 14, 18}, 아이의 수가 어른 수의 1/5이라고 했으니까 '18(=3+15)'이 마지막 인원수예요. 18은 24에서 출발했으니까, 처음 인원은 24명이었네요!"

"아주 잘했어! 어때, 정말 재미있지?"

"네. 제가 직접 문제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낼 수도 있겠어요."

"그럼 이번에는 응용문제를 풀어볼래? 도서관에서 영어책을 보는 사람은 1/3, 수학책을 보는 사람은 1/5, 과학책을 보는 사람은 1/6, 소설책을 보는 사람은 1/9, 만화책을 보는 사람은 17명이라면, 지금 도서관에는 총 몇 명이 있을까?"

"어라? 이건 3·5·6·9의 공배수를 찾는 문제 같은데요?"

"맞아. 도서관에 있는 사람 수가 3·5·6·9의 공배수여야 문제의 조건처럼 나누어떨어질 수 있지. 네 숫자의 최소공배수가 90이니까, 답은 90의 배수가 된단다. 먼저 90을 각 조건에 대입해 볼까? 영어책을 보는 사람은 30명, 수학책을 보는 사람은 18명, 과학책을 보는 사람은 15명, 소설책을 보는 사람은 10명으로, 총 73명이 돼. 여기에 만화책을 보는 사람이 17명이니까, 정답은 '90'이 되는 거야. 만약 만화책을 보는 사람이 34명이라고 했다면, 총 인원은 90의 배수인 180명이 되지."

"배수의 개념을 이용해서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를 낼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해요!"

"어머? 다정아, 우리가 내릴 정거장이 바로 다음인데?"

"와~ 엄마 덕분에 공부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왔네요. 엄마 최고!"


[관련 교과]
5학년 1학기 '약수와 배수'


[함께 생각해봐요]

어떤 수의 각 자리 숫자를 더한 수가 3의 배수이면, 원래 수도 3의 배수입니다. 예를 들어 '7482'의 각 자리 숫자를 더하면 21(=7+4+8

+2)로 3의 배수가 되므로, '7482'도 3의 배수라고 할 수 있지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해설: 'abc'라는 세 자리 수는 '100×a+10×b+c'로 표현할 수 있어요. 이것은 다시 '(99×a)+(9×b)+a+b+c'로 나타낼 수 있지요. 3의 배수끼리 더하면 그 값도 3의 배수가 되는데, '99×a'와 '9×b'는 당연히 3의 배수예요. 따라서 남은 'a+b+c'가 3의 배수이면, 처음의 어떤 수도 3의 배수라고 할 수 있어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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