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게임 속에도 수학이 숨어있다?

1초에 체력 10씩 떨어지는 달리기 게임… 체력 1000이면 100초 동안 뛸 수 있어
'체력 소모량 20% 감소' 아이템 쓰면 처음보다 25초 더 오래 달릴 수 있어요
수학도 결국 답 맞히는 게임인 셈이죠


"아빠, 숙제 다 끝냈는데, 잠깐 게임 좀 해도 될까요?"

"그러렴. 너무 오래 하지만 않으면, 게임은 기분 전환이나 두뇌 발달에 도움 되니까."

"제가 하는 게임은 1~2분이면 한 판이 끝나서 오래 하지 않아요."

"그래? 어떤 게임인지 궁금한데?"

저는 스마트폰에 있는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아빠께 설명드렸어요.

"달리기 게임이에요. 1초마다 체력이 10씩 줄어드는데, 체력이 0이 되면 게임이 끝나요."

"네 게임 캐릭터의 체력이 1000인 것을 보니 100초, 즉 1분 40초면 게임이 끝나겠구나?"

"맞아요. 하지만 여러 가지 아이템을 이용하면 더 오래 달릴 수 있어요. 저는 '체력 소모량 20% 감소' '10초마다 체력 20씩 채움' '달리는 속도 25% 증가' 등 세 아이템을 가졌어요."

"그래? 참 재미있겠구나. 그런데 그중 어떤 아이템을 쓰는 게 가장 유리한지 알고 있니?"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점수가 들쭉날쭉 나오거든요."

"그럼 어떤 아이템이 가장 유리한지 수학적으로 계산해 볼까?"

"와~ 좋아요!"

저는 아빠와 세 가지 아이템을 쓸 경우 달릴 수 있는 시간과 거리를 계산했어요. 먼저 '체력 소모량 20% 감소' 아이템은 1초에 줄어드는 체력을 10에서 8로 줄여줘요. 10의 20%인 '10×(20÷100)' 즉 2만큼 체력 소모량이 줄지요. 체력 1000을 8로 나눠보면 총 125초 동안 달릴 수 있네요. 체력이 10씩 줄어들 때보다 25초 더 달릴 수 있어요.

[개념쏙쏙! 수학] 게임 속에도 수학이 숨어있다?
/그림=이창우
다음으로 '10초마다 체력 20씩 채움' 아이템을 계산해 볼까요? 원래 가진 체력 1000에 100초 동안 10초마다 체력을 20씩 채워주면 전체 체력은 1200이 되지요. 그럼 120초 동안 달릴 수 있을까요? 그때 제 계산을 지켜보시던 아빠께서 잘못을 지적하셨어요.

"그렇지 않단다. 늘어난 20초 동안 채워지는 체력도 생각해야지?"

"앗! 그렇군요. 20초 동안 체력이 20씩 2번 채워지니 40이 더 늘겠네요?"

"맞아. 그럼 전체 체력은 1240이 되어 124초 동안 달릴 수 있지."

"얼핏 보기에는 비슷하지만, 첫째 아이템이 더 좋네요."

"자, 셋째 아이템도 계산해 볼까? '달리는 속도 25% 증가'는 갈 수 있는 거리가 25% 더 늘어난다는 뜻이야. 속도는 '거리÷시간'으로 계산하는 건 알고 있지? 즉, 100초 동안 125초를 달린 것과 같은 거리를 간다는 뜻이란다. '체력 소모량 20% 감소' 아이템과 같은 효과를 얻는 셈이지. 단, 속도가 빨라지면 캐릭터 조작이 힘들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점에 주의하렴."

와, 이렇게 계산해 보니 게임 잘하는 방법도 알 것 같아요. 앞으로는 아이템을 잘 써서 더 좋은 점수를 낼 수 있겠어요.

"말이 나온 김에 아빠가 문제 하나 더 낼게. 어떤 게임에서 상대를 공격하여 상대의 방어력을 줄일 수 있다고 해보자. 예를 들어 10의 공격력을 가진 캐릭터가 100의 방어력을 가진 캐릭터를 공격하면, 10번 때려야 쓰러뜨릴 수 있는 거야. 그렇다면 내 공격력이 '100'이고 상대의 방어력은 '1000'일 때, '내 공격력 20% 증가'와 '상대 방어력 20% 감소' 아이템 중 무엇을 쓰는 게 유리할까?"

저는 재빨리 수학적으로 계산해 봤어요. 내 공격력이 20% 증가하면, 공격력은 120이 되지요. 상대를 8번 쳤을 때 상대의 방어력은 40이 남아요. 9번 때려야 쓰러뜨릴 수 있다는 뜻이지요. 반대로 상대방의 방어력을 20% 감소시키면 800으로 줄어요. 즉 8번 만에 쓰러뜨릴 수 있다는 뜻이에요. 얼핏 비슷해 보여도 이렇게 계산해 보면 확실히 차이 나지요. 그런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백분율'은 전체값이 클수록 그에 따른 일부값도 커지기 때문이란다. 100의 20%는 20이지만, 1000의 20%는 200이잖니. 내 공격력이 10일 때는 '공격력 20% 증가'와 '공격력 20 증가' 중에서 후자(後者)가 더 이익이겠지? 10의 20%라고 해봐야 2밖에 안 되니까. 하지만 내 공격력이 100을 넘는 순간부터는 '20 증가'보다 '20% 증가'를 선택하는 게 더 이익이란다."

"전 게임이 이렇게 수학적인 줄 미처 몰랐어요. 수학을 잘하면 게임도 잘할 수 있겠어요."

"그렇지. 사실 게임은 수학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 게임 제작에 쓰는 컴퓨터도 계산기에서 진화한 것이지. 또 게임은 너무 어렵거나 쉽게 만들면 안 되기 때문에 그 균형을 맞추려고 무수히 많은 계산과 테스트를 거친단다."

"와~. 게임 제작자들은 수학적 능력이 정말 뛰어나야겠어요."

"물론이지. 사실 수학도 단서를 가지고 답을 맞히는 게임과 같아. 게임이 재미있다면 그 원리를 수학에 적용해 보렴. '문제'라는 적을 해치우며 점수를 얻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아빠 말씀을 듣고 나니 수학이 정말 재미있게 느껴져요."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분수와 소수' '비와 비율' 6학년 2학기 '정비례와 반비례'


[함께 풀어봐요]


어떤 게임에서 나와 상대 캐릭터가 서로 한 번씩 치고받는 싸움을 하고 있어요. 상대를 한 번 칠 때마다 내가 가진 공격력만큼 상대의 방어력이 줄어드는 게임이지요. 현재 상대의 공격력은 60, 방어력은 500이에요. 내 공격력은 50, 방어력은 300입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상대를 이기려면 <보기>의 4가지 아이템 중 무엇을 써야 할까요? (단, 첫 공격은 내 쪽에서 한다)

<보기>
상대 공격력 30 감소, 상대 방어력 30% 감소, 내 공격력 30 증가, 내 방어력 30% 증가


정답: 상대 공격력 30 감소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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