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지팡이 하나로 피라미드 높이 구한다? |

모양·크기 같아서 포개지면 '합동', 길이 달라도 각 변 비율 같으면 '닮음'
일정한 비율로 도형 줄인 것 '축도', 축도 길이와 실제 길이의 비율 '축척'
실제 크기 구할 때 축척 이용할 수 있죠… 1:10000은 1㎝=10000㎝란 의미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에 집중하던 아람이가 갑자기 크게 한숨을 쉬었어요.

"아람아, 무슨 고민거리라도 생겼니?"

아빠께서 의아한 표정으로 아람이에게 물으셨어요.

"지난번 도빈이네와 같이 간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이 작은 액자에 넣으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사진을 가로로 접어보고, 세로로 접어보아도 잘 넣을 수가 없어요. 예쁜 배경은 다 접혀서 사라지고 사람 얼굴만 크게 넣어야 해요. 어쩌면 좋지요?"

아람이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빠께서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요 녀석~ 남자친구인 도빈이와 찍은 사진을 액자에 담아 책상 위에 놓고 싶구나? 기다려 보렴. 아빠가 사진 크기를 액자에 맞게 줄여 줄게."

아빠께서 컴퓨터 모니터에 아람이와 도빈이의 사진을 띄워 놓고 작업을 시작하셨어요. 사진의 한 꼭짓점에 마우스를 가져다 대니 숨어 있던 화살표가 나타났습니다. 그 화살표를 대각선 방향으로 움직였더니 사진 크기가 변하는 게 아니겠어요? 아빠께서 줄여준 사진을 출력하니 아람이의 작은 액자에 딱 맞았습니다.

[개념쏙쏙! 수학] 지팡이 하나로 피라미드 높이 구한다?
/그림=이창우
"우와~ 아빠, 원래 사진 모습과 똑같으면서 크기만 줄었어요. 마치 마술 같아요!"

"하하하, 이건 마술이 아니란다. 이렇게 사진을 줄이거나 늘리는 것에도 수학의 원리가 숨어 있지. 혹시 수학에서 '서로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니?"

"음, 제 생김새가 엄마나 아빠를 닮았다고 할 때랑 같은 뜻인가요?"

"아니. 수학에서 쓰는 '닮았다'는 말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닮았다'라는 말과는 뜻이 조금 다르단다."

아빠께서 아까 줄였던 사진 크기를 원래대로 크게 만들면서 설명을 계속 하셨어요.

"수학에서는 크기는 다르지만, 모양이 같은 도형을 '서로 닮았다'고 한단다. 즉, 어떤 도형을 일정한 비율로 확대하거나 축소한 것이 다른 도형과 합동이 될 때, 두 도형은 서로 닮음 관계에 있다고 해. 아람이도 '합동'이 무엇인지는 학교에서 배웠지?"

"그럼요. 모양과 크기가 모두 같아서 완전히 포개지는 도형을 '합동'이라고 해요. 두 도형이 합동이면, 대응하는 변의 길이와 대응하는 각의 크기가 서로 같아요."

"그래 맞아. 그럼 아빠가 수학에서 말하는 '닮음'을 '합동'과 비교해서 설명해 줄게. 우선 닮은 도형의 성질부터 알아보자. 원래 사진 속 아람이의 얼굴 크기를 자로 재어 보면 가로가 3㎝, 세로가 4㎝였어. 그런데 축소한 사진 속 얼굴 크기는 가로가 1.5㎝, 세로가 2㎝가 되었단다. 사진이 어떻게 줄어들었는지 알겠니?"

"네, 원래 사진과 축소한 사진의 가로·세로 길이가 모두 2배씩 차이 나요."

"옳지! 닮음인 도형의 중요한 성질을 아람이가 찾아냈구나. 수학에서 도형의 닮음이란 '서로 길이는 다르지만, 각 변의 비율이 같음'을 의미한단다. 그래서 두 닮은 도형 중 한 도형을 전체적으로 늘리거나 줄이면, 다른 도형과 합동이 되게 할 수 있지. 2500여년 전 이집트의 왕 파라오로부터 피라미드 높이를 측정해 달라는 주문을 받은 탈레스는 별다른 측정 도구 없이도 '지팡이'를 이용해 정확하게 높이를 측정했단다. 피라미드 높이를 직접 재는 대신 닮음의 성질을 이용하여, 피라미드의 그림자 길이와 지팡이의 그림자 길이로 높이를 계산했던 거지."

"아빠, 닮음의 원리가 우리 생활에서도 많이 쓰이나요?"

"물론이야. 거리나 높이 등을 직접 측정할 수 없는 경우에 도형의 닮음을 이용하면 거리나 높이를 구할 수 있단다. 예를 들어 우리가 보는 지도(地圖)도 실제 지형을 작게 줄여 평면에 나타낸 거야. 우선 각 부분의 실제 길이를 측정한 뒤 축소비율을 정하여 그것에 맞게 줄여서 지도에 표시하면 돼. 이렇게 도형을 일정한 비율로 줄여서 그린 그림을 '축도'라고 한단다."

[개념쏙쏙! 수학] 지팡이 하나로 피라미드 높이 구한다?
/그림=이창우
"그럼 축도와 원래 도형은 서로 닮은 도형이 되겠네요?"

"그렇지. 또 축도에서의 길이와 이에 대응하는 실제 길이의 비율을 '축척'이라고 부르는데, 축척을 이용하면 완성된 지도만 봐도 실제 그 지역의 크기를 알 수 있어 편리하단다."

"그렇구나. 그런데 지도를 그리는 사람이 얼마의 비율로 줄였는지를 어떻게 알아요?"

"일반적으로 지도에는 축척이 작게 표시되어 있어. 보통 비례식이나 분수를 이용하여 표기하지. 예를 들어 '1:10000'이나 '10000분의 1'로 표시되어 있다면, 여기서 '1'은 지도 상에서의 거리, '10000'은 실제 거리를 뜻한단다. 즉 지도의 '1㎝'는 실제 거리가 '10000㎝'라는 걸 의미해."

아빠의 설명을 들은 아람이는 방 한쪽 벽에 붙은 우리나라 지도를 유심히 들여다봤어요.

"아빠! 이 지도는 축척이 '1:650000'이에요. 그렇다면 실제 거리 650000㎝가 지도 상에는 '1㎝'로 표시되어 있겠네요?"

그러자 아빠께서는 긴 자를 이용해 서울·제주 간 직선거리를 재시더니, 아람이에게 문제를 내셨어요.

"이 지도 상에서 서울·제주 간 직선거리는 69㎝란다. 그렇다면 서울·제주 간 실제 직선거리는 얼마일까?"

"음…. 축척을 이용하여 비례식으로 계산하면 돼요. 그렇다면 식은 '1:650000=69:□'가 되겠지요? 비례식에서 외항의 곱과 내항의 곱은 같으므로, '□=69×650000'으로 계산하면 □는 44850000㎝가 되요. 즉, 실제 직선거리는 448.5㎞예요."

"와~ 우리 아람이 제법인걸?"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비와 비율', 6학년 1학기 '비례식'


[함께 생각해봐요]


실제 크기의 ‘1000분의 1’로 축소된 그림에서 직사각형 모양의 운동장 크기를 재었더니 가로 길이가 5㎝, 세로의 길이가 3㎝였습니다. 실제 운동장의 넓이는 얼마일까요?

해설: 우선 실제 운동장의 가로·세로 길이를 구해야 해요. 가로 길이는 ‘1:1000=5:□’, 세로 길이는 ‘1:1000=3:□’의 비례식으로 구할 수 있어요. 즉 실제 가로 길이는 5000㎝(50m), 세로 길이는 3000㎝(30m)입니다. 따라서 운동장의 넓이는 1500㎡예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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