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7일 토요일

최단 거리가 궁금하다면? 전개도를 그려보아요

두 지점 사이 최단 거리는 항상 직선
입체를 평면에 펼치는 '전개도' 위에 직선 그으면 최소 길이 알 수 있어요
정육면체의 전개도는 모두 11가지… 마주 보는 면, 모양 같고 서로 떨어져야


"야호! 이젠 내 방에도 컴퓨터가 생겼다! 아빠, 고맙습니다!"

재성이는 자신의 방에 컴퓨터가 설치되자 뛸 듯이 기뻐했어요.

"하하. 그렇게 좋으니? 그럼 컴퓨터가 잘 작동하는지 한번 시험해 보렴."

"네! 어라? 아빠, 인터넷이 안 되는데요?"

"아차! 그러고 보니 컴퓨터에 인터넷 선을 연결하는 것을 깜빡했구나. 인터넷 공유기가 거실에 있으니 거실에서 방까지 연결할 수 있는 길이의 선을 사와야겠다."

"제가 지금 나가서 사올게요! 그런데 얼마나 긴 선을 사와야 하지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이창우
"재성이가 수학을 좋아하지? 아빠가 문제를 하나 낼게. 거실의 공유기에서 네 방 컴퓨터까지 연결할 수 있는 선의 최소 길이가 얼마인지 구할 수 있겠니? 단, 선이 공중에 떠 있으면 사람이 다니기 불편하니까 반드시 벽에 붙인다는 조건에서 말이야."

"음…. 벽이 사각형이니까 컴퓨터가 설치된 장소를 향해 선을 대각선으로 붙여나가면 되지 않을까요?"

"물론 사각형 같은 평면도형에서는 두 점을 직선으로 연결하면 가장 짧은 거리가 되지. 하지만 집은 사각형의 벽과 바닥을 붙여 만든 '입체' 모양이니까, 그런 방식으로는 최단 거리를 찾을 수 없어."

"아, 생각해 보니 정말 어렵네요. 집을 평면으로 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하하. 왜 펼 수 없니? 그게 바로 이 문제를 푸는 열쇠란다."

"예? 집을 평면으로 편다고요?"

"그래. 재성이도 정육면체 모양의 상자를 펼치면 어떤 모양이 되는지 알지?"

"그럼요! 학교 공작 시간에 상자 만들기를 해봤으니까요. 정사각형 4개를 일렬로 붙이고, 그 옆에 서로 마주 보도록 정사각형 2개를 더 붙인 다음에 그것을 접으면 정육면체가 돼요."

"재성이는 정육면체의 전개도에 대해 잘 아는구나. 전개도란 입체를 평면에 펼친 도형을 말한단다. 즉, 우리 집도 평면도형이 합쳐져 입체가 된 형태이므로 전개도로 그려볼 수 있어."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러고 보니 정말 가능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우리 집의 전개도를 그린 다음, 전개도 위에 공유기와 컴퓨터를 잇는 직선을 그으면 그게 최소 길이가 되겠네요?"

"맞아. 두 지점 사이의 최단 거리는 항상 직선이기 때문에 이렇게 평면으로 펼친 다음, 직선을 그리면 된단다. 재성이는 정육면체의 전개도가 전부 몇 가지인지 아니?"

"네? 전개도는 한 가지 아닌가요?"

"하하. 잘 생각해 보렴. 정육면체 상자의 어떤 부위를 잘라 펼치는가에 따라 전개도의 모양도 여러 가지가 나온단다. 정육면체의 전개도는 모두 11가지야. 다만, 전개도를 그릴 때는 마주 보는 두 면이 반드시 떨어져 있고, 그 모양이 같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지."

"아하. 그냥 제멋대로 정사각형 6개를 붙인다고 해서 전개도가 되는 것은 아니군요?"

"자, 아빠가 문제 하나를 더 낼게. 서로 다른 장소에 설치된 컴퓨터 두 대를 공유기 한 대에 모두 연결해야 해. 이때 선의 길이를 가장 짧게 할 수 있는 공유기 위치는 어디일까? 단, 공유기는 벽에 붙은 채 직선으로만 이동할 수 있어."

"컴퓨터가 놓인 지점이 변하지 않으면, 공유기가 어디에 있더라도 선의 길이는 똑같지 않은가요?"

"그렇지 않아. 공유기 위치에 따라 선의 길이가 다르단다. 여기서 최소 길이를 구할 때는 '도형의 대칭'을 이용해야 해."

"대칭이라면 반으로 접었을 때 포개지는 것 말씀이지요?"

"맞아. 도형의 대칭으로 최소 길이를 찾으려면, 우선 한 컴퓨터에서 벽까지 수직이 되도록 직선을 그어. 그리고 똑같은 길이로 벽을 뚫고 지나가는 직선을 그린 다음, 다시 그 끝 지점과 다른 컴퓨터를 연결한 직선을 그리면 그 선과 벽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공유기의 위치가 되는 거야."

"아하! 눈으로 볼 때는 선이 'V자'로 꺾여 있지만, 그렇게 가상의 선을 그리니 두 컴퓨터와 공유기가 직선으로 연결되네요."

"그렇지. 두 지점을 연결하는 최단 거리는 직선이기 때문에 이렇게 대칭도형을 이용하면 직선으로 연결되는 지점을 찾을 수 있는 거야. 이런 문제는 'A 지점에서 출발하여 B 지역에 짐을 내려놓은 뒤, C 지점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어디인가?' 같은 문제로도 바꿀 수 있단다."

"정말 신기해요. 전개도와 대칭이 이렇게 실생활에 이용될 줄은 몰랐어요."

"사실 수학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학문이기 때문에 연구되기 시작한 거야."

"그렇군요. 게다가 이렇게 배우니까 수학이 게임처럼 재미있어요!"

"하하. 그럼 앞으로 재성이가 컴퓨터게임에 빠질 일은 없겠구나? 아빠가 큰 걱정거리 하나를 덜었는데?"
[함께 생각해봐요]
정육면체의 11가지 전개도를 직접 그리고, 이것을 가위로 오려서 정육면체를 만들어 보세요. 11가지 외에 다른 모양의 전개도도 그려 보고, 다른 모양의 전개도로는 왜 정육면체를 만들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관련 교과] 6학년 1학기 '여러 가지 입체도형'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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