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내비게이션 작동하려면 인공위성 몇 대 필요할까? |

위치 정보 알려주는 GPS 인공위성… 내비게이션 속 수신기로 신호 전송
360도 지구를 60도 간격으로 나눈 6개 궤도에 4개씩 위성 배치하여 어디서든 운전자 위치 알 수 있죠


"300미터 앞에서 좌회전입니다."

희영이네 가족은 자동차를 타고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가고 있었어요. 희영이는 아빠께서 자동차에 달린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운전하는 모습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내비게이션은 정말 똑똑해요. 목적지만 입력하면 알아서 길을 가르쳐주니까요. 내비게이션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우리가 지금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어떻게 아는 걸까요?"

"사실은 내비게이션에 눈이 있단다. 그래서 우리 위치를 정확히 아는 거야."

"정말요? 겉으로는 안 보이는 카메라 같은 게 달렸나요?"

"하하. 그게 아니라 내비게이션의 눈은 저 높은 우주에 있단다."

"예? 우주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에 달린 내비게이션의 눈이 저 높은 우주에 있다니…. 희영이는 고개를 갸웃했어요.

"희영아, 혹시 인공위성이 무엇인지 아니?"

"네. 우주에 띄워 지구의 사진을 찍거나 기상을 관측하는 데 쓰는 기구잖아요?"

"그래, 맞아. 그 인공위성이 바로 내비게이션의 눈 역할을 한단다."

"아하! 그러면 인공위성이 우리 자동차가 어디 있는지 보고, 그 정보를 내비게이션에 전해주는 건가요?"

"하하, 그렇지 않아. 우리 말고도 전 세계에서 엄청나게 많은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쓰잖니? 인공위성이 그런 방식으로 일일이 위치를 알려주다가는 너무 많은 정보량을 감당하지 못해 아마 금세 고장나 버릴 거야. 위치 정보를 알아내는 데 쓰이는 인공위성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위성'이라고 부르는데, 이 위성은 마치 태양이 지구에 빛을 비추는 것처럼 전파를 지구로 쏘아 보내기만 한단다. 그 전파 안에 인공위성의 번호와 위치, 시간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지."

[개념쏙쏙! 수학] 내비게이션 작동하려면 인공위성 몇 대 필요할까?
/그림=이창우
"네? 그걸로 어떻게 운전자의 위치를 알 수 있어요?"

"내비게이션에는 GPS 위성의 신호를 받는 GPS 수신기가 장착되어 있어. 이 수신기가 GPS 위성이 쉴 새 없이 지구로 보내는 신호를 읽어 운전자의 위치를 알아낸단다. 만약 GPS 수신기에서 '1시 10분 10초 24'라는 위성의 신호를 받았는데, 그 신호가 수신된 시간이 '1시 10분 10초 36'이라고 하자. 이것은 GPS 위성에서 GPS 수신기로 신호를 보내는 데 시간이 '0초 12' 걸렸다는 뜻이지. 위성이 신호를 보내는 전파는 빛의 한 종류이므로, 빛의 속도로 이동한단다. 빛은 1초에 30만㎞를 가니까, 걸린 시간(초)에 30만㎞를 곱해주면 GPS 위성과 수신기 사이의 거리를 알 수 있는 거야."

"아하! 그러면 위성이 신호 하나만 보내더라도 누구나 그것을 이용하여 자기 위치를 알 수 있겠네요?"

"그렇지. 그런데 위성 하나만으로는 자기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어. 현 위치에서 위성까지 거리를 알았다고 해도 그 위성이 내 오른쪽에 있는지, 왼쪽에 있는지, 머리 위에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어. 위성까지 거리를 10㎞라고 한다면, 반지름이 10㎞인 구(球)의 중심에 내가 있고 위성은 구의 표면 어디에든 위치할 수 있는 거지."

아하! 아빠의 설명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내 위치를 정확히 알려면 여러 위성의 신호가 필요하다고 해요. 예를 들어 볼까요? 나는 지금 버스 정류장과 100m, 주유소와 80m, 빵집과 60m 떨어져 있어요. 모두 평면 위에 있다고 가정하면, 각 거리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 3개가 만나는 지점이 바로 내 위치가 되지요. 하지만 우리는 평면이 아닌 3차원의 입체 공간에 있기 때문에 위치 정보가 하나 더 필요해요. 그래서 GPS 위성 최소 4개가 보내는 신호를 받아야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답니다.

"지구 어디서든 4개 이상의 GPS 위성 신호를 받으려면 우주에 아주 많은 GPS 위성을 띄워야겠네요?"

"한 대당 엄청난 비용이 드는 인공위성을 마구 쏘아 올릴 수는 없어. 그래서 과학자들은 최소한의 위성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방법을 알아냈단다. 360도를 6으로 나눈 60도 간격으로 6개 궤도를 정하고, 각 궤도에 위성이 4개씩 위치하도록 한 거란다. 그렇게 하면 지구 상 어느 위치에서든 위성 5~8개를 볼 수 있다고 해. 또한 GPS 위성에는 매우 정확한 원자시계가 들어 있어서 각 위성의 시간이 모두 같지."

"아하. 왜 내비게이션의 눈이 우주에 있다고 하셨는지 이제 알겠어요. 수학적 측정으로 실제로 보는 것처럼 정확하게 위치를 찾아낸다는 게 정말 신기해요. "

"그래. 수학은 이렇게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단다. 수학이 없었다면 이렇게 정확하게 길을 안내하는 기계를 만들지도 못했을 거야. GPS 위성과 내비게이션 덕분에 길눈이 어두운 아빠도 자신 있게 운전할 수 있잖니?"

"그러고 보니 수학이 아빠를 베스트 드라이버로 만들어주었네요? 하하하."


[관련 교과] 4학년 1학기 '각도' 4학년 2학기 '평면도형의 둘레와 넓이' 6학년 1학기 '여러 가지 입체도형'


[함께 풀어봐요]

많은 친구가 내비게이션과 GPS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내비게이션과 GPS는 어떻게 다를까요?

해설: GPS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내는 시스템을 말해요. 이와 달리 내비게이션은 GPS 위성이 보낸 신호를 GPS 수신기로 받아 분석하여 지도에 적용하는 프로그램이나 장치를 뜻하지요. 즉 GPS가 사용자의 위치를 찾아주면, 내비게이션이 그 위치 정보를 지도에 적용하여 길을 찾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에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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