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우리나라에서도 만들 수 있는 것들, 왜 수입할까?

국가끼리 물품·서비스 교환하는 무역… 잘하는 분야 집중해 더 많은 이익 얻죠

TV 5시간·자동차 8시간 걸리는 나라
10시간 동안 텔레비전 2대 생산한 뒤 1대를 다른 나라 자동차 1대와 맞교환
이렇게 3시간 아끼면 더 이득이에요


"아빠,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역 때문이라는데 맞나요?"

"그래. 수입하고 수출하는 무역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도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단다. 지금 우리가 다른 나라 상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 것도 무역 덕분이지."

"와! 그러고 보니 무역을 생각해낸 사람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무역은 어떤 한 사람의 기발한 생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인류가 나타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생긴 것으로 볼 수 있어.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농산물은 풍부하지만 생선이나 김은 귀한 것처럼, 어업을 하는 사람들에겐 농산물이 귀하겠지? 그렇기 때문에 서로 물건을 맞바꾸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때가 잦지. 이런 물물교환 방식 덕분에 직업이 더 발달하게 됐어. 예를 들어 농사지을 땅이나 물고기 잡을 배가 없는 사람도 기술이 있으면 먹고살게 됐거든. 그릇 만드는 기술자가 좋은 그릇을 만들어 농부의 쌀과 바꿀 수 있는 것처럼 말이야. 물물교환을 나라 밖으로 확장한 것을 무역이라고 할 수 있지. 요즘에는 보이는 물건뿐 아니라 서비스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사고팔거나 교환하는 시대란다."

[신문은 선생님] 우리나라에서도 만들 수 있는 것들, 왜 수입할까?
/그림=이창우
"궁금한 게 있어요. 수입품 중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생산할 수 있는 것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왜 외국에서 사오는 건가요?"

"무역이 반드시 우리에게 없는 물건을 들여와야만 하는 것은 아니야.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있는 상품이라도 외국에서 들여오는 게 더 이익인 때도 있거든. 그런 예를 들어볼게. 수량을 나타낼 때 기초가 되는 기준을 '단위'라고 하지. 그래서 두 나라의 생산량을 비교할 땐 '단위'라는 말을 쓰는데, 여기선 이해하기 쉽게 개수로 할게. A라는 나라에선 휴대폰 1개 만드는 데 10시간이 걸리고, 사과 1개 생산하는 데는 5시간이 필요하다고 해. 한편 B라는 나라는 휴대폰 1개는 5시간, 사과 1개는 10시간이 걸린다고 하지. 이걸 로 정리하면 비교가 더 쉬울 거야."

"A와 B나라가 15시간 동안 만들어낼 수 있는 사과와 휴대폰이 각각 1개로 같아요."

"그래. 그런데 15시간 동안 A나라는 사과만, B나라는 휴대폰만 만든 다음 서로 맞바꾼다면 어떨까?"

휴대폰과 사과 비교 표.
/그림=이창우
"A는 15시간 동안 사과 3개를 만들고, B는 같은 시간 동안 휴대폰 3개를 생산할 수 있잖아요. 그다음에 사과와 휴대폰 1개를 서로 맞바꾸면, A는 사과 2개와 휴대폰 1개, B는 휴대폰 2개와 사과 1개를 가지게 되니 두 나라 모두 이익이네요!"

"맞아. 이렇게 더 잘 만들 수 있는 상품 생산에 집중하고 다른 나라와 무역하면 이익을 더 얻을 수 있어. 같은 휴대폰을 만들더라도 B는 5시간이면 되는데, A는 10시간이나 걸리지? 이럴 때 B는 휴대폰 생산에서 A보다 절대 우위에 있다고 말하지."

"아하! 그렇군요.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것만 무역 품목으로 삼을 수 있겠군요?"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야. 예를 들어 A가 사과와 휴대폰 모두 B보다 절대 우위에 있는 경우에도 무역이 가능하지."

"예? A가 B와 무역할 필요가 없잖아요?"

"자, 이런 경우를 생각해봐. A나라는 TV 1대 만드는 데 5시간 걸리고 자동차 1대 생산에 8시간 걸려. B나라는 TV 1대에 12시간, 자동차 1대에 10시간이 걸리고."

"A가 B보다 TV도 빨리 만들고 자동차도 빨리 만드네요."

"응. 이때 A가 10시간 동안 TV 2대를 만든 다음에 그 중 1대는 B나라의 자동차 1대와 맞바꿨다고 해보렴. 이렇게 하면 A나라는 10시간을 들여 TV 1대와 자동차 1대를 가지게 되지. 이런 경우에 A가 B와 무역을 하지 않았다면 이익일까?"

TV와 자동차 비교 표.
"A가 TV 1대와 자동차 1대를 생산하려면 총 13시간이 필요하잖아요. B와 무역을 했더니 3시간을 더 아낀 셈이네요?"

"그렇지. B도 마찬가지야. 무역을 하지 않았다면 TV 1대와 자동차 1대를 만드는 데 총 22시간이 필요하지. 그런데 자동차 2대(20시간)를 만들어 그중 하나를 A의 TV와 맞바꿨으니 2시간을 아낀 셈이지. 결과적으로 20시간을 들여 자동차와 TV를 1대씩 갖게 됐으니 B도 이익이지?"

"와! 정말이네요! 그래서 무역을 하는군요."

"A가 TV와 자동차 모두 B보다 절대 우위에 있지만, TV 생산에 집중해 B와 무역했을 때 두 나라 모두 이익을 얻지. 이럴 때 A가 TV 생산에서 B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고 말하지."

"무역을 하는 이유와 뜻을 수학으로 배우니 이해가 더 잘 되네요."

"그래. 경제와 수학은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단다."

"오늘 성공의 비결도 깨달았어요."

"성공의 비결?"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재능을 찾는 것 말이에요. 거기에 시간과 노력을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고 싶어요."

"다른 나라보다 우위에 있는 상품에 생산을 집중하는 무역에서 힌트를 얻었구나."

"네, 맞아요. 그래서 수학 공부 열심히 하려고요!"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비와 비율' '문제해결방법 찾기'


[함께 풀어봐요]
A는 바나나 1상자를 만드는 데 4시간, 쌀과자 1봉지 생산하는 데 6시간이 걸린다고 해요. B는 바나나 1상자에 6시간, 쌀과자 1봉지에 7시간이 필요하고요. A가 바나나 2상자와 쌀과자 2봉지를 필요로 할 때, B와 무역하면 최대 몇 시간을 아낄 수 있을까요?

답: A가 무역을 하지 않고 바나나 2상자와 쌀과자 2봉지 만들려면 20시간이 필요해요. A가 바나나만 4상자 만드는 데는 16시간이 필요해요. 그렇게 만든 바나나 중 2상자를 B와 맞바꾸면 되니 4시간을 아낄 수 있지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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