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볼록한 점으로 만든 문자 '점자'

가족 간의 관계를 수로 표현한 '촌수'
촌수가 작을수록 가까운 관계예요

나를 기준으로 본 수직 관계는 '직계', 나와 형제 같은 수평적 관계는 '방계'
가계도 보면 세로 1촌, 가로 2촌 느는데 촌수만 알면 친척 관계 가늠할 수 있죠


"인사드려라. 이분은 너에게 당숙 되는 분이시다."

"아…, 안녕하세요?"

"그래, 세영이가 못 본 새 이렇게 많이 컸구나."

친척 누나의 결혼식에 참석한 세영이는 친척들에게 인사하다가 처음 들어보는 호칭에 궁금증이 생겼어요.

"아빠, '당숙님'이라면 아빠와는 어떤 사이인 거예요?"

"하하. 이모, 고모, 작은아버지란 호칭은 익숙해도 당숙이란 호칭은 낯설지? 네가 방금 인사드린 저분은 나의 사촌 형제야. 네 입장으로 보면 큰아버지의 아들과 같은 관계인 거지."

"아하, 그러고 보니 굉장히 가까운 친척이네요?"

"그래. 법적으로 친척 관계를 8촌까지로 정하고 있는데, 당숙과는 5촌 관계이니 상당히 가까운 친척이라고 할 수 있어."

"어? 삼촌은 들어봤어도 5촌, 8촌은 처음 들어요. 촌에 붙는 수는 어떻게 정해지는 거예요?"

"촌수는 가족 간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나타낸 거야. 촌수가 작을수록 가깝고, 촌수가 클수록 멀어지는 거지."

[신문은 선생님] [개념쏙쏙! 수학] 삼촌의 '삼'은 숫자 '3'이래요
/그림=이창우
"와, 그럼 아빠와 나는 촌수가 얼마나 되지요? 아빠와 아들 관계니 정말 작을 거 같은데…."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1촌이란다."

"우와! 그럼 가장 가까운 관계네요? 그럼 아빠와 엄마는? 아빠는 엄마와 가장 가까워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 아빠와 엄마는 하나와 다름없이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촌수를 따지지 않아. 그래서 세영이에게 아빠도 엄마도 모두 1촌이 되는 거지."

"아~, 그렇군요. 그럼 할아버지와 아빠가 1촌이니 저와 할아버지는 2촌이 되는 건가요?"

"맞아. 촌수는 그렇게 덧셈이 되는 거란다. 네 동생 명하도 엄마 아빠와는 1촌이니, 너와 명하의 관계 역시 2촌이 되는 거야."

"그럼 명하가 나중에 커서 아이를 낳으면 나와 그 아이는 2촌에 1촌을 더해 3촌 관계인 거죠? 아하! 그래서 아빠의 동생을 우리가 삼촌이라고 불렀던 거군요?"

"하하 맞다. 우리 세영이가 아주 잘 이해했구나. 부르는 호칭은 다르지만, 아빠·엄마의 형제·자매인 이모, 외삼촌, 고모,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모두 3촌 관계이지. 아까 인사드린 당숙님에게는 아들이 있으니 그 아들은 너와 6촌이 되는 거야. 호칭으로는 재종형제(再從兄弟)라고 하지."

"아까 아빠께서 친척은 8촌까지라고 했으니, 재종형제의 아이와 미래의 내 아이 사이까지 친척이 되는 거군요."

"오~, 계산이 빠르구나! 맞아. 우리나라에서는 가까운 친척 간 혼인을 금지하고 있어서 8촌 이내의 친척과는 혼인이 이루어질 수 없단다. 하지만 8촌을 넘어선다면 성씨가 같고 조상이 같아도 결혼할 수 있지."

"그렇군요. 그런데 아빠, 저 하나 더 궁금한 게 있어요. 고모와 이모는 각각 아빠, 엄마와 관계가 있지만, 고모부와 이모부는 아무 친척 관계가 없잖아요? 그렇다고 친척이 아니라고 하기엔 매우 가까운 관계 같은데…."

"네 말대로 고모부, 이모부, 숙모 등 친척의 배우자는 너와 유전적으로는 이어져 있지 않아.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부부는 촌수가 없기 때문에 그분들 모두 너와 삼촌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어. 대신 그분들은 혼인으로 맺어진 친척이기 때문에 '인(姻·혼인)척'으로 부른단다. 그래서 가까운 가족을 이야기할 때는 친척과 인척을 통틀어 '친인척'이라고 하는 거야."

"그렇군요~ 이제 친인척이 무엇인지 잘 알겠어요. 그럼 인척 간에도 혼인할 수 없는 법이 있나요?"

"사실 친척 간에 혼인을 금지하는 이유는 정서적인 문제도 있지만, 유전적인 문제도 크단다. 유전인자가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유전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해. 하지만 혼인으로 맺어진 인척은 유전적으로는 이어져 있지 않아서 제약이 덜하지. 예전에는 고모부의 남동생과 고모의 여동생이 결혼한다고 하면, 촌수로 계산했을 때 서로 4촌 관계의 가까운 인척이라는 이유로 혼인을 금지했어. 하지만 법이 바뀌어서 지금은 혼인이 가능해졌지."

"아하, 그렇군요. 가족 관계를 수로 나타내니까 이해하기 더 쉬운 거 같아요. 그러고 보니 수학이 가족 관계를 나타내는 데도 활용되고 있었네요."

"수학 이야기가 나왔으니 촌수로 수학적인 사고를 해 보자. 우선 가족 관계에는 직계(直系)와 방계(傍系)가 있어. 직계는 나-아버지-할아버지-증조부의 관계처럼 수직적인 관계를 의미해. 방계는 할아버지-작은할아버지, 아버지-고모, 나-동생같이 수평적인 관계를 의미하지. 가계도를 보고, 직계와 방계에 어떤 규칙성이 있는지 찾아볼래?"

"음…. 잘 보니 세로로는 1촌씩 늘어나고 가로로는 2촌씩 늘어나네요? 그리고 나를 기준으로 가로줄에 있는 친척들은 2, 4, 6촌으로 모두 짝수고, 아버지 기준으로 가로줄에 있는 친척들은 3, 5, 7촌으로 모두 홀수예요."

"오, 잘 찾았구나. 어떠니? 이젠 친척들을 소개할 때 촌수만 알려줘도 어떤 관계에 있는지 예측할 수 있겠지?"

"네!"


[관련 교과]
3학년 1학기 '덧셈과 뺄셈', 4학년 1학기 '규칙 찾기', 5학년 2학기 '자료의 표현과 해석'


[함께 생각해봐요]

증조할아버지의 동생이 아들을 낳고, 또 그 아들이 아들을 낳았다면 그 사람은 나와 몇 촌 관계일까요?

해설: 증조부(3촌)+동생(2촌)+아들(1촌)+아들(1촌) = 7촌

정답: 7촌 관계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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