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30일 토요일

12년 걸리는 미국 의사




미국 의사가 되는 길은 한국과는 다르다. 서양의학이 주를 이루는 미국은 나이가 들어도 의학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미국 의과대학은 엄밀히 말하면 의과대학원(Medical) 과정이다. 매년 1만8000명 정원에 4만8000명 정도가 지원을 한다. 3만명 정도가 낙방의 고배를 마신다는 말이다. 이 3만 명 중 일부는 치대, 약대, 수의대 등으로 전과 또는 전업을 하며 5000명 정도는 외국의 의과대학으로 진학해 공부를 마치고 미국으로 들어와 임상 실습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다.


미국 의사가 되는 기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의과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고교 성적의 학생들이 먼저 일반대학에서 의대 진학과정(Pre-medical)을 4년간 공부해야 한다. Pre-medical이란 생물학(Biology), 미생물학(Microbiology), 화학(Chemistry), 생화학(Bio-Chem) 등의 기초 과학(Basic Science)을 일반대학에서 전공을 하게 되면 의과대학원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된다. 문과 계열의 학생들 또한 기초 과학 강좌(예과 선수과목) 45학점을 마치고 의과대학원 입학시험(Medical College Admissions Test)을 치르면 된다.


Pre-med 4년을 마친 후 의과 대학원의 입학 경쟁률은 2.2대 1이다. 의과대학원에 지원할 때는 Pre-med 성적과 MCAT 성적 추천서 본인의 사회활동(Activity) 그리고 개인 에세이(Personal Essay) 등을 준비해서 보내게 된다.


'US 뉴스 앤드 리포트'의 2006년 자료에 따르면 의과대학원의 내신 성적(GPA) 기준은 평균 3.6 정도이고 MCAT은 전국 평균이 29점 정도다. 요즈음은 30점 이상도 안심할 수 없다. Pre-med 4년 기간 중 학부 성적이 3.5 이상일 경우에는 의과 대학원 4년을 마치고 바로 레지던트 과정(Residency)에 입문하게 된다. 의과대학원에서 처음 2년(본과 1~2학년) 공부하는 과정 중에 USMLE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2년이 끝난 다음 USMLE 1차 시험을 보고 2년의 임상실습(본과 3~4학년)을 마쳤을 때 USMLE 2차 시험을 치르게 된다.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13개 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는 3차 시험을 레지던트 과정 때 치르면 된다.


이 모든 것을 마치면 각 주별로 면허를 신청하게 된다. 레지던트는 전공 분야에 따라 차이가 있다. 내과와 소아과는 3년, 재활의학, 산부인과 4년, 성형외과, 안과는 5~7년의 전공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미국 의사가 될 수 있다. 전문의로서 개업 또는 취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의사 제도를 4.4.4 제도라고 말한다. Pre-med 4년 의과대학원 4년 전공의 4년 해서 고교 졸업 후 12년의 세월을 보내야 비로소 인간답게 살 수 있다. 현재 개업의들은 한국 미국 혹은 제3국에서 이런 과정을 다 거쳤기 때문에 일단 미국의 의사가 됐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존경을 받을 만하다.


따라서 미국에서도 논란이 많은 부분이 의사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성형외과의 경우 무려 15~16년의 세월을 보내게 되는데 모두 마치고 나면 나이는 30대 중반에 들어선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본인은 자연히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이고 너무 긴 시간과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미국의 의과대학 기간이 논란거리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결국 미국의 의료계에도 한국처럼 3D 현상이 생겼다는 지적이 있다. 흉부외과나 신경외과 같이 심장수술과 뇌수술을 위주로 하는 분야는 학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외국 의사들이 그런 자리를 많이 메꾸어 주고 있는 실정이다.


어차피 부족한 미국 의사인데 더 많은 한인들로 채워질 수 있으면 좋은 일이 아닌가 한다.
미국의사만들기(www.usdo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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