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6일 화요일

과학, 같은 만점이라도 과목간 7점차… 난도 조정 실패 지적도

한국사 등 사회탐구 비교적 쉬워… 한 문제라도 틀리면 2등급 받아

영어, A형 쉽고 B형 어려워 난도차 커… 국어, 작년에 비해 만점자 크게 줄어

국어·영어·수학을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구분해 수준별로 처음 치른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작년보다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어의 만점자 비율은 지난해 응시생의 2.36%에서 올해는 1.25%(A형)와 0.92%(B형)로 각각 줄었고, 이과 학생들이 보는 수학 B형의 만점자 비율은 지난해 0.76%에서 올해 0.58%로 더 낮아졌다.

수학 고득점자 유리

2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채점 결과, 국어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2점, B형은 131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127점)보다 높다. 표준점수는 응시생의 개별 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점수다. 예를 들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졌다는 것은 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평균점수가 낮아졌다는 의미다. 반대로 쉽게 출제되면 평균이 올라가고 표준점수 최고점은 낮아진다. 결국 표준점수 최고점으로 보면 올해 수능 국어 시험이 작년보다 어려웠다는 것이다.

수학은 A형 표준점수 최고점이 143점, B형이 138점으로 국어·영어 표준점수 최고점보다 최고 12점 높았다. 이는 올해 국·영·수 세 과목 중에서도 수학이 특히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이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과생들이 주로 선택한 수학 B형은 만점자 비율(0.58%)이 지난해(0.76%)보다 더 낮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이번 수능에선 수학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들이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영어는 A·B형 난도 차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에 자신 있는 중상위권 학생들이 선택한 B형은 어려웠다. 영어 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으로,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133점)보다 높았다. 영어 B형의 만점자 비율(0.39%)도 지난해 외국어 영역 만점자 비율(0.66%)보다 훨씬 낮았다.

한국사 쉬워 만점 받아야만 1등급

문과 학생들이 응시한 사회탐구에선 한국사·세계사·경제가 비교적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목들은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었고, 한 문제라도 틀리면 2등급이 됐다. 사회탐구 10개 과목에서 한국사와 경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64점으로 가장 낮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한국지리(69점)와는 5점 차이가 났다.

이과 학생들이 응시한 과학탐구는 사회탐구보다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다. 특히 지구과학I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73점으로 가장 높았다. 화학II(72점)·화학I(71점)·생명과학I(71점)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았다는 것은 문제가 어려워 그 과목의 평균점수가 낮았다는 의미다. 과학탐구 8개 과목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낮은 과목(물리II·66점)과 높은 과목(지구과학I·73점)의 차이는 7점에 달했다.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수험생의 유불리가 갈린 것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수능도 탐구영역의 선택과목 간에 난이도를 조정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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