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2일 금요일

끊임없이 생각하고 쓰게 만드는 캐나다 교육법

“이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풀었나요? 왜 이 방법으로 풀었는지 설명해보세요.” 캐나다 초등학교 수학 숙제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질문이다. 정답만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와 ‘왜?’를 함께 물어보는 것이 캐나다 교육의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논리적, 분석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려 노력하는데 에세이 쓰기도 이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캐나다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12학년(고등학교 3학년)까지 저널(journal)이라는 숙제를 많이 내준다. 저널은 일기와 비슷한 것으로 어떤 일에 대해 자신의 느낌을 써내는 것이다. 영어뿐 아니라 수학, 지리, 역사, 과학, 체육, 음악 등 쓰는 것과 관련 없어 보이는 과목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 무엇을 잘했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떤 점이 부족했고 앞으로 그것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등등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룹 워크를 한 뒤에는 자신이 그룹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그룹 멤버들과 함께 잘 일했는지, 모두가 공평하게 일을 분배했다고 생각하는지, 그룹 내 다른 멤버들은 얼마나 열심히 잘했는지 등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self-evaluation)뿐 아니라 친구들에 대한 평가(peer evaluation)도 한다. 이런 교육에 익숙한 캐나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실생활에 적용하며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고, 스스로 어떤 사람이며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1 수업 중 에세이를 쓰고 있는 학생. 2 캐나다에서는 ‘햄버거 문단’을 통해 논리적 글쓰기를 가르친다.

암기나 주입식 공부보다 논리적 사고와 표현 중시해 아이들은 이런 사고력을 바탕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문단을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누어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방법을 배운다. 흔히 이 서론-본론-결론의 형태를 ‘햄버거 문단(hamburger paragraph)’이라고 가르치는 교사들이 많다. 서론과 결론을 햄버거를 덮고 있는 빵에 비유하면그 사이에 들어간 고기와 채소가 본론이 되는 것이다. 보통 6, 7학년이면 본격적인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다. 패스트푸드, 환경 문제, 교복 착용 여부, 고정관념이나 편견, 인종차별, 대중매체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처럼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나 이슈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의견을 담는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학 작품을 분석하거나, 각 과목에서 다루는 내용을 실생활 또는 세계적인 이슈들과 연관시켜 리서치하고 분석하는 에세이를 쓰게 된다. 이처럼 캐나다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암기나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교육을 받는다. 이러니 고등학교 졸업 무렵이면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고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여성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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