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2일 금요일

직접 체험이 최고! 사회와 학교가 손잡은 영국

영국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11학년까지가 국가가 정하는 의무 교육 기간이다.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12, 13학년을 더 공부(이 과정도 무료)하는 반면, 대학 진학에 뜻이 없는 학생들은 11학년을 마치고 취업을 하거나 직업 전문학교에 진학한다. 요즘은 대학을 가지 않고 기술을 익히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 10학년 때부터 직업학교와 연계된 수업을 하기도 한다. 20년 전 영국의 대학 진학률은 35%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요즘은 대학 진학 욕구가 과거보다 강해져서 11학년을 마친 후 50%가량이 12, 13학년까지 공부하고 있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본인이 희망하는 학과의 필요에 따라 서너 과목만 선택(문·이과의 개념은 없다)해서 공부한다. 이때 무조건 가고자 하는 학과와 관련된 과목만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과목 수가 적은 만큼 깊이 있게 공부하기 때문에 한국의 대학 커리큘럼에 해당하는 것을 배우기도 한다. 내신등급 같은 것도 없어 모두 열심히 공부해서 다 같이 점수 잘 받으면 되는 분위기다. 11학년이 되면 직업 체험(work experience)이라고 해서 일주일 동안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직업과 관련된 현장 실습을 하는 기간이 있다. 유치원 교사가 꿈이라면 유치원에 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컴퓨터 관련 직종에서 일해보고 싶다면 컴퓨터 회사, 헤어디자이너가 되고 싶으면 미용실에, 수의사가 되고 싶으면 동물병원에서 직접 체험을 한다. 많은 기업이나 가게가 학교와 연계를 맺고 학생들을 한두 명씩 받아, 실제 간단한 업무를 시키면서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학생에게는 무엇보다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들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값진 경험을 하는 유익한 시간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일하는 곳에 들러 안전 교육은 제대로 받았는지, 고용주를 만나 아이가 잘 적응하면서 지내고 있는지 등을 체크한다. 이런 과정들은 한국처럼 점수를 매겨 성적에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경험해보는 교육의 일환이다. 이런 모든 과정을 총괄하면서 피드백을 분석하고 학생들과 상담을 해주는 진로 상담 교사도 있다. “기회는 다시 있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 사실 청소년들이 장래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하는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직업 선택에서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한 가지를 선택했다가 그것이 아니라 생각되면 얼마든지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한번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한번 잘못된 청소년기를 보내면 나중에 그것을 바꾸기가 거의 불가능한 사회는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닐까. 영국은 남보다 몇 년 늦게 시작했다고 해서 불공평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 내가 아이들과 상담하며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영국에서는 그 일을 해보고 ‘이게 아니다’라고 깨닫게 되더라도 새로운 꿈에 얼마든지 다시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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