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7일 목요일

인생에서 승리하는 병법은?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말은 익히 들은 이야기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로 손자병법에 전해지는 문장이다. 노소를 막론하고 상황에 맞춰 잘 인용하는 것 중 하나이다.

21세기의 손자병법은?
후대에 쓰인 손자병법은 시대를 초월하여 단지 병서로써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처세의 이치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다양한 중국 고사와 더불어 전개되는 이 이야기는 현재 어느 분야에 상황을 적용시켜도 무리가 없을 만큼 인간사회의 근저를 정확히 파악하고 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송병락 서울대학 명예교수 ⓒScience Times
그러면 손자의 시대보다 더 복잡한 이 시기에 우리가 현 상황을 잘 극복하고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21세기의 손자병법은 무엇일까? 승자가 되는 비결은 무엇일까?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한국연구재단이 기획한 ‘석학인문강좌’가 2일 서울 광화문 서울역사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특별강좌로 송병락 서울대학 명예교수(경제학과)가 ‘전승하는 사람은 전략이 다르다’라는 내용으로 강의했다.

김세영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의에서 송 교수는 손자병법을 비롯해 각종 병법을 예로 들고 역사적 고증과 기업인들의 예를 인용하면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삶의 지혜와 철학을 전했다.

다음은 송 교수의 강의를 요약한 내용이다. 그리고 가운데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의 생각과 견해를 첨부했다는 것을 밝혀둔다.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가야 하는 것이 문제다. 송 교수는 영어로 이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Start out the way you want to end up. That is the strategy. Then decide how you get there. That's the tactic.”

해석을 하자면 이렇다. “당신은 앞으로 어떤 처지에 있고 싶은지를 생각하면서 살라. 그것이 바로 전략이다. 그러면 결정해라. 그 곳에 도달하는 방법을 말이다. 그것이 바로 전술이다.” 그러면 인생에서 곳곳마다 승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손자의 ‘손자병법’은 중국은 물론 세계 전쟁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에 있다. 글을 쓴 손자는 병가의 성인이란 뜻으로 병성(兵聖), 또는 무성(武聖)이라는 이름으로 추앙받는다. 전술에서 최고의 인물이라는 이야기다.

손자병법은 인생의 지혜를 배우는 지침서
그 저작인 ‘손자병법’은 병가의 바이블이란 뜻으로 병경(兵經)으로 불릴 정도다.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술(術)이다. 술은 모략이다. 그런 차원이라면 손자는 첫손가락에 꼽히는 모략의 대가이기도 하다. 그는 어떤 전쟁이든 질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는 자연의 이치를 깨달았다.

그는 바람(風)은 군대가 움직일 때는 질풍처럼 빠르게 움직여 흔적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소리치고 강하다는 것을 적군에 보여주면 오히려 패한다는 이야기다. 숨으면서 살고 다른 사람들한테 자취를 남기지 말라는 이야기다.

손자는 숲(林)에 대해 이야기했다. “멈출 때는 숲의 나무처럼 고요해야 한다. 병력은 요동이 없어야 하고 자기의 자신을 숨겨야 한다. 조용한 가운데 상대를 염탐할 수 있다.” 침묵은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 손자는 인생과 삶의 철학을 전했다. ⓒ위키피디아
손자는 또한 불(火)을 이야기했다. “공격할 때에는 성난 불길처럼 맹렬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다. 그는 산(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수비할 때는 태산처럼 전혀 동요 없이 태연해야 한다는 충고다.

구름은 뭘까? “숨을 때는 검은 구름이 하늘을 가리듯 적에게 눈에 띄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면 천둥, 번개는, “신속히 움직일 때는 번개처럼 빨라 적에게 피할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적의 정세변화에 따라 마치 바람, 숲, 불, 산, 구름, 천둥, 번개처럼 다양하게 변화를 구사할 줄 알아야 승리하기가 쉽다.”

따지자면 전쟁은 인간이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또 다른 형태의 정치적 행위이다. 19세기 초 프로이센(지금의 독일)의 전략가였던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는 그의 저서 ‘전쟁론(Vom Kriege)’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쟁은 다른 수단들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다.” 영토 수호와 조국 통일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쟁은 결국 인간에 의해 직접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세상은 싸움과 다툼, 그리고 단순한 경쟁으로부터 한발 더 나아가 벌어지는 전쟁의 집합이자 축적이다. 사소한 다툼이 크게 벌어져 생사를 걸고 벌이는 큰 싸움이 전쟁이다. 그러나 전쟁은 한 번 벌어지면 웬만해서는 멈출 수 없는 확장성의 본질도 지닌다.

전쟁의 결과는 참혹하다. 그래서 전쟁은 막아야 한다. 그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전쟁 자체를 잘 아는 데 있다. 전쟁 자체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전쟁을 사전에 막을 수 있고, 싸움의 얼개를 잡아가는 전략의 이해가 있어야 적의 직접적인 위협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다.

손자의 지혜를 통해 다툼과 경쟁의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승리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풀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과거의 전쟁을 연구하고 그 속에서 실재화(實在化)했던 싸움의 방법들을 곰곰이 되새기면서 여러 가지 교훈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동서고금의 전쟁 자체와 전략을 연구하는 것은 평시에도 중요하다.

21세기는 바야흐로 무인(無人) 전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전쟁을 다룬 최고의 전략 책자인 손자병법의 풀이는 종류도 많고, 내용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실제 전략을 다룬 경험, 나아가 정확한 원전 해석을 바탕으로 손자의 전쟁철학을 제대로 풀어낸 경우는 아주 드물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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