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3 겨울방학에 '올인'성적 점프한 고교생 3인
중학교 3학년에게 겨울방학은 고교 입학 전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내년 3월 고교 입학 전까지 남은 3개월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중위권 성적이지만 중 3 겨울방학을 성적 역전의 발판으로 삼아 고교 진학 후 최상위권에 오른 3인방을 만나 공부전략을 들었다.
참가자 소개(사진 왼쪽부터)
백가영(파주 한민고 1년)|중학교 내신 기준 고교 입학 성적 전교 369등. 1학기 내신 전교 13등, 지난 11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전교 5등으로 상승.
윤철환(서울 청담고 1년)|중학교 석차백분위 50.5%로 자율형사립고 지원 불가. 고 1 1학기 내신 전교 4등
채효빈(서초고 2년)|중학교 석차백분위 44%. 고교 입학 후 모의고사 항상 1등, 현재 내신 전교 3등 이내 유지
◇"혼자 공부하는 습관 들여라"
백가영양은 지난해 12월 파주 한민고(경기 파주시 광탄면)에 합격하고도 크게 웃을 수 없었다. 한민고는 중학교 내신을 토대로 합격생을 선발하는데 백양의 성적은 합격선인 187점(환산 점수)을 간신히 넘었다. 등수는 403명 중 369등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그는 혼자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려 노력했다. "사교육을 못 받는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기에 과외도 끊고 미리 대비했죠. 나보다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 공부법을 꼬치꼬치 캐물었고, '맛있는공부' 등 신문도 참고했어요."
이때 백양은 수학 문제를 공책에 옮겨 적기 시작했다. '연습문제' 등 줄글로 길게 늘어진 문제를 △구할 내용 △조건을 적어가며 한두 줄로 간단하게 요약한 것이다. 문제를 간단하게 정리하자 복잡하게 설명한 문제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는 유형 파악에도 도움됐다. 비슷한 유형이 나왔을 때 개념을 금세 적용하게 됐고 오래 기억할 수 있었다. 문제를 풀 땐 오히려 해설서를 만들듯 자세하게 작성했다. '그러므로' '따라서' 등 연결 과정에서 한글도 써 넣었다. 이는 고교 내신에서 서술형 문제를 대비하는 데 유용했다. 그는 "서술형 문제를 풀 땐 사소한 조건이라도 모두 적어야 한다"며 "그래야 만점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어 듣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꾸준히 컴퓨터로 대학수학능력시험 형식의 듣기평가를 경험했다. 문제를 한 번 풀고 나서는 한 문장씩 받아쓰기를 했다. 들리는 대로 단어를 받아 적으니 엉터리로 쓰기도 했다. 스크립트를 보고 잘못 적은 단어를 체크하며 어휘력을 늘렸다. 백양은 "듣기를 통해 어휘력, 독해력을 한 번에 기를 수 있다"며 "시간 많은 겨울방학에 듣기를 마스터하라"고 말했다.
◇자신 문제점 개선하며 효과적인 공부법 찾아
'자율형사립고 지원 불가'. 윤철환군은 압구정중의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르고 크게 충격을 받았다. 중학교 평균 석차백분위가 50.5%로 원하던 자율형사립고에 지원조차 불가능했던 것. 지난해 서울에서 자사고에 지원하려면 중학교 내신 성적이 50% 이내여야 했다. 그는 절치부심했다.
우선 자신을 돌아보았다. 이때 처음 발견한 단점은 휴식이 길다는 것. 이전에는 학교·학원에서 돌아오고 가장 먼저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했다. '집에 돌아오면 일단 책상에 앉자'고 다짐했다. 이를 실천하자 공부량이 점점 늘었다. 윤군은 "중 2 겨울방학에는 하루에 1~2시간 공부하거나 안 할 때도 있었는데 중 3 겨울방학 때는 매일 최소 6시간 이상 공부했다"고 말했다.
공부량이 늘자 효율도 높아졌다. 많은 공부법을 시도해 효과적인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수학 과목도 단순히 학원 수업을 복습, 예습하다가 오답노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문제집을 풀다 틀린 문제를 두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실수했거나, 개념이나 풀이 방식을 잘못 적용했다는 유형으로요. 실수한 부분에는 바로 그 이유를 적었습니다. 예컨대 '계산 실수'라거나 '잘못 옮겨 적음'이라고요. 이해가 부족한 개념은 문제 옆에 내용을 옮겨 적고 몇 번씩 반복해 봤죠. 공부시간이 넉넉했기에 고 1 과정을 완벽히 마쳤습니다."
◇"영어 단어 외우고, 고난도 문제 경험하라"
채효빈양은 겨울방학에 들어가기 직전 스톱워치를 구매했다. 정확한 공부 시간을 체크하기 위해서다. 집중해서 공부할 때만 시간을 측정하고 물 마시거나 딴 생각할 때는 스톱워치를 중지시켰다. 그는 "오랜 시간 공부한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며 "주말에 10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있어도 실제로는 8시간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채양은 스톱워치를 켜고 끄며 점점 공부량을 늘렸다. 겨울방학 때는 하루에 12시간씩 집중하게 됐다.
채양은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 중에서 영어가 가장 부족했다. 중학생 때 1등급을 맞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는 단어부터 공부했다. 시중에 파는 어휘서를 구매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외웠다. 잠을 깨고 머리가 맑아져 집중력이 최고였다. 매일 100개씩 외우는 데 30분 정도면 충분했다. 그는 "방학 기간에 새로운 단어만 5000개 이상 외웠다"며 "어휘력이 늘자 사전을 찾지 않고도 해석할 수 있는 문장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어휘력을 키우면서 영어 모의고사 문제를 미리 풀어봤다. 고교 내신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형식의 문제도 출제되기 때문이다. 채양은 일부러 난도가 높은 고 2 문제를 골랐다. "예방 주사를 맞은 격이죠. 제 실력보다 높은 문제를 풀어보면서 부족함을 느끼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막막했지만 한 문제씩 천천히 곱씹어보니 나중엔 익숙해졌습니다. 물론 어휘력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죠. 단어를 익히고 고난도 문제를 풀면 어느 부분이 약점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독해력을 늘려도 충분합니다. 겨울방학은 3개월이나 되니까요."
조선일보
- 임영근 기자
참가자 소개(사진 왼쪽부터)
백가영(파주 한민고 1년)|중학교 내신 기준 고교 입학 성적 전교 369등. 1학기 내신 전교 13등, 지난 11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전교 5등으로 상승.
윤철환(서울 청담고 1년)|중학교 석차백분위 50.5%로 자율형사립고 지원 불가. 고 1 1학기 내신 전교 4등
채효빈(서초고 2년)|중학교 석차백분위 44%. 고교 입학 후 모의고사 항상 1등, 현재 내신 전교 3등 이내 유지
◇"혼자 공부하는 습관 들여라"
백가영양은 지난해 12월 파주 한민고(경기 파주시 광탄면)에 합격하고도 크게 웃을 수 없었다. 한민고는 중학교 내신을 토대로 합격생을 선발하는데 백양의 성적은 합격선인 187점(환산 점수)을 간신히 넘었다. 등수는 403명 중 369등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그는 혼자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려 노력했다. "사교육을 못 받는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기에 과외도 끊고 미리 대비했죠. 나보다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 공부법을 꼬치꼬치 캐물었고, '맛있는공부' 등 신문도 참고했어요."
이때 백양은 수학 문제를 공책에 옮겨 적기 시작했다. '연습문제' 등 줄글로 길게 늘어진 문제를 △구할 내용 △조건을 적어가며 한두 줄로 간단하게 요약한 것이다. 문제를 간단하게 정리하자 복잡하게 설명한 문제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는 유형 파악에도 도움됐다. 비슷한 유형이 나왔을 때 개념을 금세 적용하게 됐고 오래 기억할 수 있었다. 문제를 풀 땐 오히려 해설서를 만들듯 자세하게 작성했다. '그러므로' '따라서' 등 연결 과정에서 한글도 써 넣었다. 이는 고교 내신에서 서술형 문제를 대비하는 데 유용했다. 그는 "서술형 문제를 풀 땐 사소한 조건이라도 모두 적어야 한다"며 "그래야 만점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어 듣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꾸준히 컴퓨터로 대학수학능력시험 형식의 듣기평가를 경험했다. 문제를 한 번 풀고 나서는 한 문장씩 받아쓰기를 했다. 들리는 대로 단어를 받아 적으니 엉터리로 쓰기도 했다. 스크립트를 보고 잘못 적은 단어를 체크하며 어휘력을 늘렸다. 백양은 "듣기를 통해 어휘력, 독해력을 한 번에 기를 수 있다"며 "시간 많은 겨울방학에 듣기를 마스터하라"고 말했다.
◇자신 문제점 개선하며 효과적인 공부법 찾아
'자율형사립고 지원 불가'. 윤철환군은 압구정중의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르고 크게 충격을 받았다. 중학교 평균 석차백분위가 50.5%로 원하던 자율형사립고에 지원조차 불가능했던 것. 지난해 서울에서 자사고에 지원하려면 중학교 내신 성적이 50% 이내여야 했다. 그는 절치부심했다.
우선 자신을 돌아보았다. 이때 처음 발견한 단점은 휴식이 길다는 것. 이전에는 학교·학원에서 돌아오고 가장 먼저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했다. '집에 돌아오면 일단 책상에 앉자'고 다짐했다. 이를 실천하자 공부량이 점점 늘었다. 윤군은 "중 2 겨울방학에는 하루에 1~2시간 공부하거나 안 할 때도 있었는데 중 3 겨울방학 때는 매일 최소 6시간 이상 공부했다"고 말했다.
공부량이 늘자 효율도 높아졌다. 많은 공부법을 시도해 효과적인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수학 과목도 단순히 학원 수업을 복습, 예습하다가 오답노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문제집을 풀다 틀린 문제를 두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실수했거나, 개념이나 풀이 방식을 잘못 적용했다는 유형으로요. 실수한 부분에는 바로 그 이유를 적었습니다. 예컨대 '계산 실수'라거나 '잘못 옮겨 적음'이라고요. 이해가 부족한 개념은 문제 옆에 내용을 옮겨 적고 몇 번씩 반복해 봤죠. 공부시간이 넉넉했기에 고 1 과정을 완벽히 마쳤습니다."
◇"영어 단어 외우고, 고난도 문제 경험하라"
채효빈양은 겨울방학에 들어가기 직전 스톱워치를 구매했다. 정확한 공부 시간을 체크하기 위해서다. 집중해서 공부할 때만 시간을 측정하고 물 마시거나 딴 생각할 때는 스톱워치를 중지시켰다. 그는 "오랜 시간 공부한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며 "주말에 10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있어도 실제로는 8시간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채양은 스톱워치를 켜고 끄며 점점 공부량을 늘렸다. 겨울방학 때는 하루에 12시간씩 집중하게 됐다.
채양은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 중에서 영어가 가장 부족했다. 중학생 때 1등급을 맞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는 단어부터 공부했다. 시중에 파는 어휘서를 구매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외웠다. 잠을 깨고 머리가 맑아져 집중력이 최고였다. 매일 100개씩 외우는 데 30분 정도면 충분했다. 그는 "방학 기간에 새로운 단어만 5000개 이상 외웠다"며 "어휘력이 늘자 사전을 찾지 않고도 해석할 수 있는 문장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어휘력을 키우면서 영어 모의고사 문제를 미리 풀어봤다. 고교 내신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형식의 문제도 출제되기 때문이다. 채양은 일부러 난도가 높은 고 2 문제를 골랐다. "예방 주사를 맞은 격이죠. 제 실력보다 높은 문제를 풀어보면서 부족함을 느끼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막막했지만 한 문제씩 천천히 곱씹어보니 나중엔 익숙해졌습니다. 물론 어휘력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죠. 단어를 익히고 고난도 문제를 풀면 어느 부분이 약점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독해력을 늘려도 충분합니다. 겨울방학은 3개월이나 되니까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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