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9일 화요일

2018 특목·자사고 입시를 준비한다면

11월 마지막 주, 대부분 특목·자사고들의 최종 합격자 발표가 진행된다. 이미 지난 7월 입시를 마무리했던 영재학교와 11월 초중순에 합격자 발표를 끝낸 일부 전국단위 자사고를 제외하고 과학고, 외고·국제고, 광역 자사고 등 대부분 상위권 고교들의 신입생 선발이 11월말에서 12월초 사이에 마무리 되는 것이다. 치열했던 경쟁 속에서 기쁨과 좌절이 함께 했던 2017학년도 고교 입시를 뒤돌아보며 올해의 입시 특징과 예년 대비 변화 양상을 간략히 요약해봤다. 2018학년도 이후의 상위권 고교 입시를 노리는 예비중3 이하 수험생들에게는 지금부터가 입시의 시작이고, 그 첫 번째 준비로 올해의 입시 분위기를 파악해보는 것이 기본이다.
2017 특목고 자사고 입시 총평
2017학년도 전기고 입시는 전반적인 경쟁률 하락세가 특징적이었다. 지난해 대비 급격한 인구 감소(약 12%)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학생부전형의 확대와 수능 영어절대평가제 도입 예정 등의 대입 체제 변화도 한몫했다. 특히 ‘인구론’, ‘문송합니다’ 등으로 대표되는 문과 계열 취업난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문과 특목고’를 대표하는 외고 경쟁률의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반면 영재학교, 과고로 대표되는 ‘이과 특목고’들의 경우 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도 각각 14:1, 3.5:1 수준의 높은 평균 경쟁률을 유지했다. 학교 종류마다 지원 분위기는 달랐지만 자소서 중심의 면접 전형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은 공통적이었다. 입시컨설팅 학원멘토 분석에 따르면 2011학년도 자기주도학습전형 첫 도입과 2015학년도 내신절대평가제 적용으로 최근 몇 년간 특목고 입시는 과도기적 양상이 뚜렷했다. 다행히 올해는 대부분 학교들의 전형 과정이 지난해 입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 많은 수험생들에게 예상했던 입시 준비로 충분했다. 과학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부 학교가 1단계 방문면담을 소집 형태로 바꿔 진행했지만 질문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아직은 높은 경쟁률로 2단계보다는 1단계 통과가 어려운 학교들이 많아 자소서 작성 단계부터의 면담 준비가 당락 핵심으로 떠올랐다. 주요 자사고, 외고 대부분도 지난해와 동일한 자소서 항목과 면접 형식을 고수했다. 외고 일부 학과들의 경우 낮은 경쟁률로 1단계 커트라인이 무의미해지거나 다소 하향 조정됐지만 전국단위 자사고 일반전형은 지난해와 비슷한 커트라인 수준을 보였다. 학교 종류를 떠나, 전반적으로 낮아진 경쟁률과 그 밖의 다양한 이유들로 학생부 실질 비중은 줄어들고 자소서와 면접 영향력이 늘어난 점은 공통적이다. 전형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지원자들의 자소서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과 공통질문을 중심으로 질문 난이도가 높아진 점 등은 내후년 지원자들이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다.
상위권 고교 진학을 꿈꾼다면
입학 후 내신 관리 등 여러 조건들의 대입 유불리를 떠나 특목·자사고 도전은 상위권 중학생들에게 여전히 유의미하다. 단순한 점수 따기 경쟁을 넘어 대입에서도 중요한 학생부 관리나 독서, 자소서, 면접 준비 등의 중요성을 미리 경험하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진로나 학업 방향에 대해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그 첫 번째 의미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다수의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이러한 입시 패러다임의 변화에 미리부터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관리된 내신 조건에 맞춰 뒤늦게 준비를 시작하거나 핵심 전형 요소들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미리부터 관심을 뒀다 해도 잘못된 정보나 ‘카더라 통신’에 의존해 엉뚱한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변의 한두 사례에 집중하기보다 객관적인 지표나 공식적인 자료들을 찾아 검토하려는 자세와 노력이 우선이다. 영재학교의 2단계 지필고사를 포함해 자소서, 면접 등 현재 특목·자사고의 모든 전형 요소들은 입시를 앞둔 한두 달 기간 내에 완성도 높은 준비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서류나 면접의 진정한 경쟁력은 수사학적 기술이나 순발력, 스피치 능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활습관과 체험, 독서, 가치관, 주변과의 의사소통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완벽에 가까운 성적에도 불구하고 입시에서 풀어내야 할 자신만의 아무런 이야기도 찾을 수 없는 수험생들이 올해도 적지 않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지만 타성에 젖은 선행이나 문제풀이에만 치우쳐 있어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현재의 입시가 중3 학생들에게 완벽한 진로 적성이나 지적으로 성숙한 가치관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과 내신 조건만 갖춘 ‘속빈 강정’을 원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중학생 수준에서의 고민과 성찰이면 충분하다. 그 과정 속에서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 자신만의 배경지식을 확장시킬 수 있다면 합격뿐 아니라 ‘진짜 성장’의 기쁨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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