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8일 월요일

탑 아이비 리그 전형

탑 아이비 대학교는 과연 신입생 전형을 어떻게 할까? 이는 많은 부모님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아이비 학교중 하나인 유펜을 예로 들어볼까 한다. 내가 재직중인 팔로스 버디스 고등학교 12학년의 유펜 합격률은 13 퍼센트인데 이는 유펜을 지원하는 그 어떤 곳보다 높은 합격률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편 유펜을 비롯한 탑 학교들이 학생들을 어떤 기준으로 뽑는지 항상 궁금해 했다.

이러한 이유로 얼마전에 유펜의 입학담당 부책임자 (Associate Director at UPenn)을 초빙해서 학교 교직원과 지역인사들과 함께 입시전형에 관한 모임을 가지게 되었으며 유펜의 입학사정과정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유펜의 입학담당 부책임자는 패킷을 가져와서 나누어 주었는데 이 패킷 안에는 유펜에서 사용하는 지원서 샘플이 들어있었다. 우리는 다섯명이나 여섯명이 한 그룹이 되어서 4명의 지원서를 살펴보고 누구를 받아들일지 그리고 누구를 떨어뜨릴지 그리고 누구를 대기자 명단에 올릴지 정해야 했다. 이는 유펜에서 입학생을 뽑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실제로 유펜에서 입학생을 정하는 과정과 비슷한 유형으로 실시된 ‘모의 신입생 전형’ 인 셈이다. 이어서 각 그룹은 여섯 개의 상자를 받았고 각 상자에는 한 장씩의 종이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각 종이에는 과외활동(Activity), 학업활동, 봉사활동, 리더십, 기호와 적성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점수 채점 방식이나 채점기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대신에 각 지원자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다. 채점자는 학생들의 지원서를 매우 주의깊게 읽어보았고 후에는 심도있는 토론이 이루어졌다. 각 지원서 패킷에는 추천서와 학교 성적표, 여러가지 시험 점수와 에세이가 들어있었다.

지원자는 다른 고등 학교가 아닌 자신의 출신 고등 학교의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비교되기 때문에 지원자의 출신학교 소개가 패킷에 함께 들어 있었다. 예를 들어 A라는 학생의 학교에서 AP수업이 2개만 제공된다면, 우리 학교처럼 AP가 29개나 제공되는 학교에서 온 학생과는 그 입장이 매우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입학 사정위원들은 이런 점에 매우 민감하다.

우리 그룹에서 뽑은 학생은 12학년때에도 미적분학을 들은 적이 없으며 가족중에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었다. 이 학생은 STEM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매우 좋은 추천서를 받은 학생이었다. 한편 떨어진 학생은 학문적으로는 뛰어났으나 추천서가 별로 인상적이지 않은 학생이었다. 이번에 추천서와 내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 계기가 된 한편 학생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추천서야말로 정말로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모의과정에서 개인 에세이는 신입생 전형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는데 사실 토론할 시간도 별로 없었다. 연습과정이긴 했으나 지원자 선발과정에서 대부분의 시간이 추천서와 학생개인이 얼마나 자기 주도적인 학생인지 그리고 미래의 도전을 헤쳐나갈 기개가 있는지 살펴보는데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다.

이번 (모의 신입생 전형에서) 유펜에 합격한 학생은 굴하지 않는 강인한 캐릭터를 가진 학생이었다. 그는 지역사회를 위해 그리고 부모님 가게에서 몇날 며칠을 일하던 학생이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입학사정은 우리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더 통합적인 과정이며 인간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알게되었다.

여러분이 합격을 통보받는 다면 물론 대단히 멋진 일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스트레스 받지 않기를 바란다. 합격에 충분한 자질을 갖추었을 지라도 그 학교에서 이번에 찾는 어떤 특별한 모습을 사정관들이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여러분이 들어갈 다른 학교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 학교는 여러분을 받아들이게 되어서 만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찰스 박 <팔로스버디스고 교장>>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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