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8일 화요일

중성미자에도 질량 있습니다

노벨위원회 제공 

※ 편집자 주
동아사이언스는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5~7일, 노벨위원회가 수상자 발표와 동시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보도자료를 번역해 공개합니다. 노벨위원회는 이 보도자료를 통해 수상자 선정 배경과 의미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영어 원문보기>

<<2015 노벨 물리학상은 중성미자가 타우, 뮤온, 전자의 세 가지 형태로 그 상태를 변환한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중성미자 진동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 일본의 가지타 다카아키 일본 도쿄대 교수와 아서 맥도널드 캐나다 퀸즈대 명예교수가 공동 수상했습니다. 이 변환은 중성미자가 질량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일어납니다. 그들의 발견은 우리가 물질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해 방식을 바꿨으며 우주를 바라보는 관점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던 즈음에 가지타 다카아키 일본 도쿄대 교수는 일본의 대형 체렌코프 우주소립자 관측 장치인 ‘슈퍼가미오칸데’를 통해 지구의 대기권에서 중성미자가 뮤온과 전자의 두 상태 사이에서 계속 변환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타우, 전자, 뮤온 중성미자(왼쪽부터) - 노벨위원회 제공
중성미자의 세 가지 형태인 타우, 전자, 뮤온(왼쪽부터). - 노벨위원회 제공
그 시기 아서 맥도널드 캐나다 퀸즈대 명예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태양에서 날아온 중성미자가 지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중성미자는 지구에 도달할 때 소멸되지 않고 캐나다의 서드버리 중성미자 관측소에서 다른 상태로 변환된 채 검출됐습니다.

그렇게 물리학자들이 수십 년간 씨름해왔던 중성미자를 둘러싼 퍼즐이 풀리게 됩니다. 이론적으로 계산한 중성미자 수와 실제로 지구에서 관측된 중성미자 수를 비교한 결과, 중성미자는 전체의 3분의 2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써 가지타 교수와 아서 교수의 두 실험이 중성미자가 자신의 상태를 변환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입니다.

이 발견으로 우리는 오랫동안 질량이 없는 것으로 간주했던 중성미자가 매우 적은 양이지만 질량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향후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결론에 다다릅니다.


 슈퍼-카미오칸데는 대기의 중성미자를 탐지한다. 탱크 안에서 중성미자가 물 분자와 충돌할 때 빠르게 대전된 입자가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체렌코프 복사가 발생하며, 이는 빛 센서에 의해 측정된다. 체렌코프 복사의 형태와 강도는 이 반응을 일으킨 중성미자의 종류와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를 드러낸다. 위로부터 슈퍼-카미오칸데에 도착한 뮤온-중성미자는 전체 지구에서 이동해온 것 보다 더 많았다. 이것은 오래 이동해온 뮤온 중성미자가 그동안 다른 성질로 바뀌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 노벨위원회 제공
슈퍼가미오칸데는 대기의 중성미자를 탐지한다. 탱크 안에서 중성미자가 물 분자와 충돌할 때 빠르게 대전된 입자가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체렌코프 복사'가 발생하며, 이를 빛 센서가 측정한다. 체렌코프 복사의 형태와 강도는 이 반응을 일으킨 중성미자의 상태와 중성미자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려 준다. 우주에서 출발해 슈퍼가미오칸데에 도달한 뮤온 중성미자 수는 지구 전체에서 이동해 들어온 중성미자 수보다 더 많았다. 이는 오랜 시간 이동해 온 뮤온 중성미자가 그동안 다른 상태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 노벨위원회 제공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이 발견은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과학자들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힌 현대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Standard Model)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해 왔습니다.

하지만 표준모형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중성미자가 질량을 갖고 있지 않아야만 했습니다. 결국 두 과학자의 새로운 발견으로, 표준모형은 우주를 이루는 기본적인 구성 성분을 설명하는 완벽한 이론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 것입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 발견은 그동안 감춰져 있던 중성미자 세계에 대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중대한 통찰력을 제공해줬습니다. 빛을 이루는 입자인 광자 다음으로 중성미자는 우주 공간에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구는 끊임없이 중성미자 입자들의 폭격을 받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서든버리 중성미자 관측소에서는 태양으로 부터 나오는 중성미자를 탐지하고 있다. 여기서는 전자의 중성미자가 생산된다. 중성 미자와 탱크 내부의 경수 사이의 반응을 통해 과학자들은 전자의 중성미자를 비롯한 3유형 중성미자 결합물을 모두 측정할 수 있다. 3유형 중성 미자의 총 갯수는 과학자들의 예상한 만큼이었지만, 전자의 중성미자의 경우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 결론은 전자의 중성미자가 다른 것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 노벨위원회 제공
서드버리 중성미자 관측소에서는 태양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를 탐지하고 있다. 여기서는 전자 중성미자가 생성된다. 중성미자와 탱크 내부의 경수 사이의 반응을 통해, 과학자들은 전자 중성미자를 비롯한 3가지 상태의 중성미자를 모두 검출할 수 있다. 전체 중성미자의 수는 과학자들이 이론적으로 예측한 값과 거의 일치했지만, 전자 중성미자 수는 이론값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전자 중성미자가 다른 상태로 변환됨을 의미한다. - 노벨위원회 제공


중성미자는 대부분 우주 복사와 지구를 둘러싼 대기 사이의 반응에 의해 생성되고, 일부는 태양 내부에서 핵반응에 의해 생성됩니다. 수 조 개의 중성미자는 매초 우리 몸 속을 통과해 흐르고 있습니다. 중성미자는 자연에서 가장 찾기 힘든, 가장 작은 입자이기 때문에 그 흐름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중성미자를 포획하고 그 물리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실험은 계속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 활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성미자의 감춰진 비밀에 대한 새로운 발견들은 우주의 역사와 구조,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운명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현재의 이해 방식을 바꿔놓을 것입니다.


▼ 2015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카지타 다카아키 교수, 아서 맥도날드 교수(왼쪽부터) - 노벨위원회 제공
가지타 다카아키 교수(왼쪽), 아서 맥도날드 교수. - 노벨위원회 제공
■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
가지타 다카아키는 1959년 일본 사이마타현에서 태어났다. 일본 도쿄대에서 1986년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도쿄대 교수로 우주 방사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아서 맥도널드(Arthur B. McDonald)
아서 맥도널드는 1943년 캐나다 시드니에서 태어났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에서 1969년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캐나다 퀸즈대 명예교수로 있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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