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30일 화요일

영재교육원 및 영재학급 입시, 이렇게 준비하자


수학·과학 연계된 ‘교과통합형문제’ 대비하라
 



2013학년도 전국 시도 교육청 영재교육원 및 영재학급 입학 대상자를 선발하는 전형이 진행 중이다. 올해는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도입한 ‘관찰추천제’(학생의 탐구수행 과정을 관찰해 영재교육 적절 여부를 판단하는 평가방식)가 경기 일부와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도 확대 시행된다.

관찰추천제는 4단계로 진행된다.

서울의 경우 먼저 단위학교가 △관찰대상자 선정(1단계) △관찰대상자 집중관찰(2단계)을 통해 선발한 학생을 지역 교육지원청에 추천하면 각 지역 교육지원청은 이들을 대상으로 12월 15, 20일에 △창의적 문제해결 수행 관찰평가(3단계) △인성·심층면접(4단계)을 실시한 뒤 최종 합격자를 가려낸다.

서울은 올해 3단계 합격자의 비율을 모집정원의 1.5배수에서 1.2배수로 축소해 4단계 면접 기회를 얻는 지원자 비율을 줄인 것이 달라진 점.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각각 전형 방식이 조금씩 달라 확인이 필요하다.

영재교육원 합격을 좌우할 3, 4단계 전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치러지며 남은 기간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3단계] 창의적 문제해결 수행평가, 미술·역사 교과서 보며 수학·과학 개념 연결하라

창의적 문제해결 수행평가는 학생의 탐구과제 수행과정과 결과를 관찰해 창의성과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을 평가한다. 문제 유형은 개별탐구 및 조별탐구 두 가지. 보통 90분 동안 3, 4개 탐구과제를 해결해야한다.

지난해 서울의 경우 ‘서울시에 필요한 미용사 적정 인원수를 구할 방법을 제시하라’는 탐구주제를 제시한 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아야 할 내용과 탐구 방법을 공란에 서술하도록 했다.

또 탐구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일정 △탐구방법 및 절차 △예상되는 탐구결과 등 항목도 서술하도록 했다. 출제 경향 측면에선 융합교육이 강조되는 추세를 반영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예술, 역사 등 다양한 교과과목을 수학·과학과 연결짓는 ‘교과통합형’ 문제가 다수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등 5학년 대상 문제는 ‘반사와 대칭’ 개념과 관련한 자료로 ‘오봉일월도’(우리나라의 다섯 명산과 해, 달, 소나무를 그린 그림)를 제시하면서 그림이 어떤 대칭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미술’과 ‘수학’을 통합해 출제한 것.

남은 기간 수학, 과학, 미술, 역사 등 교과서에 실린 시각자료를 훑어보면서 다양한 수학·과학적 개념과 연결해 이해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탐구과정 및 결과를 서술하는 활동지인 탐구보고서에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담아내는 연습도 중요하다. 한태훈 CMS영재교육연구소 소장은 “아이디어를 도출한 과정이나 탐구과정 설계를 서술할 때 생략과 비약이 없도록 서술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림, 표, 수학적 기호 등을 적극 활용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4단계] 인성·심층면접, 3단계 탐구보고서 관련한 추가 질문 대비해야
 
인성·심층면접평가에선 지원자의 △인성 △학문적성 △창의성 △과제집착력 등 4개 유형으로 구성된 질문을 한다. 지원분야에 대한 열정과 서류내용의 진정성, 잠재력을 종합평가해 지원자의 합·불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인성 면접에선 지난해 ‘모둠 활동 시 한 명의 참여도가 떨어질 경우 어떻게 하겠나’와 같은 질문을 던져 지원자의 인성과 성향을 진단했다.

자기소개서에 대한 추가 질문도 대비해야 한다. △상급학교에서의 학업계획 △수학·과학을 좋아하는 이유 △장래희망 등 기본질문에 대한 답변 준비는 필수다. 지원자가 특히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은 3단계 탐구과제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질문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이미경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소장은 “‘1∼3단계 과제를 수행하면서 미흡했던 점은 무엇인지’ ‘3단계 평가 이후 추가로 알아본 사항은 있는지’ 등 과제에 대한 집착력을 평가하는 질문이 있을 수 있으므로 탐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나 궁금했던 부분을 미리 정리해놓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면접 기출문제를 공부할 때는 변형문제를 만들어 친구와 모의면접을 해볼 것을 추천한다. 지원자가 창의적이고 다양한 대답을 내놓는지 여부가 중요한 평가요소이므로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쭈뼛대지 말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동아일보


American Mathematics Competitions( 미국수학경시대회 )(AMC8/10/12) 대비 영어원서 강의, 수학과학경시대회 다수의 대상 금상(KMC한국수학경시대회,성대수학경시 대구1등, 과학영재올림피아드 2011 AMC8 perfect score 전국 1등 세계최연소 만점자 ) 지도 경험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녹원 학원 -- 교육상담 환영 합니다
(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Tel 053-765-8233 011-549-5206)

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국제중 치열한 입시 경쟁 뚫은 비결? 청심국제중에 합격한 이수빈(대구 영신초)"성실함·간절함으로 무장했죠"

이 어린이│ 십대 일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청심국제중에 합격한 이수빈(대구 영신초)양과 최민서(서울 명일초)양.

2013학년도 청심국제중학교는 지난 25일 2013학년도 신입생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입시전형은 1차 서류전형에 이어 2차 자기소개서 및 학업계획서 쓰기, 3차 심층면접으로 치러졌다. 다음 달에는 대원·영훈 국제중에서 신입생 모집전형에 들어간다. 청심국제중 합격생을 만나 노하우를 들어봤다.

◆이수빈(대구 영신초 6년) “성실하게 교내외 활동을 해보세요”




▲ 학급 임원·대회 참가 등 교내외 활동 열심히 해 꾸준한 독서로 영어 자신감 유학 다녀오지 않아도 노력하면 잘 할 수 있어요
이수빈양은 국제중 입시에 뒤늦게 뛰어든 경우다. 대개 초등 3ㆍ4학년 때부터 입시를 대비하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5학년 때 우연히 국제중에 대한 정보를 듣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이양은 조기유학 경험이 전혀 없다. 사교육도 거의 받지 않고, 오직 어렸을 때부터 영어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영어실력을 키웠다. 엄마와 함께 영어동화책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 점차 재미있는 소설책을 원서로 읽는 방식으로 단계를 높였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셜록홈즈다. 밥 먹을 때도 손에서 영어책을 놓지 않을 만큼 책을 즐겨 읽었다.

“영어책을 많이 보니 독해와 쓰기능력이 좋아졌어요. 읽다가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살피면서 그 단어의 뜻을 유추했지요. 좋은 문장이나 독특한 문단이 나오면 써보기도 했고요. 그렇게 꾸준히 하자 읽을 수 있는 영어책이 점점 많아졌어요. 영어에 자신감이 생기자 원어민과 말하는 것도 두렵지 않았어요.”

국제중 전형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3차 심층면접이었다. 지금껏 면접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예상질문을 만들어 엄마와 연습을 하고, 거울을 보며 말하기 연습을 했다. 이양은 “비록 예상질문은 안 나왔지만, 연습을 해 둔 덕분에 면접관 앞에서 떨지 않고 자신감 있게 얘기할 수 있었다. 사교육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사교육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으로는 괜찮지만, 많이 받으면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떨어져 유익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는 각 항목이 요구하는 분량에 맞춰 자신의 생각을 오롯이 담았다. 자신의 꿈과 생각을 보여주고 싶어서 다른 사람에게 첨삭을 부탁하지도 않고 모두 스스로 작성했다. 그는 “청심국제중의 인재상에 맞는 학생이라는 것을 강조했고, 평소 좋아하는 책 얘기를 꼼꼼히 적었다”고 밝혔다. 이양은 국제중 합격비결로 “4ㆍ5ㆍ6학년 내내 임원을 하고, 교내 영어 및 글짓기 대회에도 활발하게 참가하는 등 부지런히 생활한 것”을 꼽았다.

대외적으로도 대구교대 영재교육원에 다닌 것을 비롯해 수학 올림피아드 및 성대 수학 경시대회에 꾸준히 참가했다.

“성실하게 교내외 생활을 한 것이 좋은 점수를 얻은 것 같아요. 모두 좋아서 스스로 했던 일인데 좋은 성과를 내서 기뻐요. 앞으로 세계적인 의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더욱 노력할 거예요.” 

◆최민서(서울 명일초 6년) “꿈 향한 열정이 중요해요”
▲ 어린시절 영어 뮤지컬 보며 배우·연출가 꿈 키워 진학 이유 생각해보세요 확고한 '목표' 표현하는 게 성적보다 더 중요하죠
최민서양은 5학년 때 미래의 꿈과 직업에 대해 작성해보라는 과제를 받고 고민하던 중 ‘꿈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 국제중에 입학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됐다. 마침 청심국제중 졸업생들이 쓴 ‘청심일기’라는 책을 보고 더욱 확신이 들었다. 입시설명회에 찾아가고,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서 입시 정보를 하나씩 모았다. 목표의식이 생기자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성적도 올랐다.

“제 꿈은 뮤지컬 배우 및 연출가가 되는 것이에요. 직접 연기를 하면서 연출도 할 계획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 아이비리그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고 여겼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중을 다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면접 때도 장래희망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해놨던 덕분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었어요.”

최양은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초등 1학년부터 3학년 1학기까지 미국에서 학교에 다녔다. 그곳에서 영어 뮤지컬을 보며 꿈을 갖게 됐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극단에 다니며 꿈을 향한 노력을 잊지 않았다.

청심국제중 자기소개서에는 특이한 질문이 하나 있다. 학교의 인재상인 ‘A(altruistic mindㆍ이타적 품성), C(creative knowledgeㆍ창의적 지식 교육), G(global leadershipㆍ글로벌 리더)’의 자질이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각각 항목에 맞는 책을 읽은 경험을 쓰라는 것. 최양은 “A는 평범하게 사는 소년이 대통령이 돼 환경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겪는 사건·사고를 다룬 ‘차일드폴’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C는 우수한 아이들만 골라 세계를 뒤흔들 창의적인 거짓말 인재를 키우는 내용을 다룬 ‘거짓말학교’를 통해 새로운 의미의 진실을, G는 북한 어린이들의 실상을 다룬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를 통해 세계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는 내용을 각각 썼다”고 말했다.

최양은 국제중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일단 자신이 왜 국제중에 입학해야 하는 지 그 이유부터 명확하게 생각해보라. 학교에서 성적을 1점 더 받는 것보다 얼마나 간절함이 큰 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년조선일보

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꼬리 무는 질문으로 '사고력 고리' 만들어라 '생활 속 스토리텔링 수학 교육법'


어떻게 풀었니?" "왜 그럴까?"…
'어수연'(어린이를 위한 수학교육 연구회) 회원 4인이 조언하는 '생활 속 스토리텔링 수학 교육법'
집안 곳곳 살피며 그날 배운 내용 적용… 아이 스스로 문제 풀었다면 적극 칭찬을
초등학교에 '스토리텔링형 수학'이 도입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체험형 수학' '사고력 수학' 등의 간판을 내건 학원에 학부모의 발길이 쏠리고 있다. '(수학적 사고력을 중시하는) 스토리텔링형 수학을 집에서 지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많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20년 넘게 초등 수학교육을 연구해 온 전공자 모임 '어린이를 위한 수학교육연구회'(이하 '어수연'·키워드 참조) 회원들의 생각은 좀 다르다. '조금만 신경 쓰면 학부모도 가정에서 얼마든지 수학적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것. 어수연 회원들이 조언하는 '생활 속 스토리텔링형 수학 교육법'을 공개한다.
◇초등 저학년, '구체물' 활용 교육 효과적
스토리텔링형 수학은 체험·탐구 중심의 실생활 연계 교육을 실시, 수학에 대한 학습자의 이해와 흥미를 높이고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키워주기 위해 도입됐다. 김진호 대구교육대 교수에 따르면 '(사회 변화에 따라 중요해진) 창의적 사고력을 초등생 때부터 길러주자'는 취지로 탄생했다.

"쉽게 말해 '2+3=?'이란 문제의 형태가 '더해서 5를 만들 수 있는 숫자는 무엇일까?'와 같이 변하는 겁니다. 1과 4, 2와 3처럼 답도 여러 가지가 나올 수 있어요. 문제가 바뀌면 교육 방식도 자연히 달라져야죠. 특히 '어떻게 풀었니?' '다른 방법으로 풀 순 없을까?' 등의 질문으로 아이의 생각을 다양하게 이끌어내는 의사소통이 중요해졌습니다."

활동·체험형 수학교육의 핵심은 '구체물' 활용이다. 박현미 서울 매동초등 교사는 "아이들에게 숫자 '4'만 가르쳤던 과거와 달리 사과 4개(구체물)가 숫자 '4'와 연결되는 과정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수학교육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등 저학년생일수록 구체물 활용 교육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나눗셈을 숫자로만 배운 3학년 아이 중 상당수는 '한 대에 5명씩 탈 수 있는 배에 35명이 타려면 총 몇 대의 배가 필요할까?'란 문제를 받아들고 식(式)만 세우다 결국 풀이에 실패합니다. 반면, 구체물로 수의 개념을 익힌 1·2년생은 나눗셈을 배우지 않고도 바둑돌 35개를 5개씩 나눠가며 정답을 구하죠."

 
◇"물컵 한 잔에도 수학 개념 녹아 있어요"

'실생활과 수학의 연계'란 개념을 듣고도 일부 학부모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주변 생활 중 어느 것 하나 수학과 무관한 게 없다. 하다 못해 유리로 된 물컵 하나에도 '원(기둥)'과 '부피' 같은 개념이 숨어 있다. 김상근 서울교대부설초등 교사는 "아이가 달라지는 수학에 빨리 적응하길 바란다면 집안 곳곳을 함께 다니며 그날 배운 내용을 적용시켜보라"고 조언했다. '직사각형 넓이'를 배운 날엔 식탁·TV·책 등 집안 모든 물건의 넓이를 구해보는 식이다. 아이와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집 식탁 넓이는 얼마일까?' '이런 넓이로 만든 이유가 있을까?' '만약 식탁을 다시 만든다면 식탁 넓이를 얼마로 정하는 게 가장 적합할까?' 등을 아이와 함께 고민한 후 아이 본인의 생각과 이유를 써보게 하는 것이다.

박현미 교사 역시 "아이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져 스스로 자기 주변 곳곳에 있는 수학적 개념을 떠올리게 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식사할 땐 '숟가락 하나에 밥알이 몇 개나 들어 있을까?'라며 개수를 어림하게 한 후 함께 세어보세요. 등굣길이라면 '오늘은 집에서 학교까지 걸음 수를 세어보자'고 제안할 수도 있죠."

수학적 사고력과 언어 능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비결은 적절한 대화, 즉 의사소통에 있다. 따라서 부모는 풀이 과정이나 대안 등에 관한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 박소영 서울 보라매초등 교사는 "아이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기 생각을 말과 글로 계속 표현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고력이 자란다"며 "특히 아이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다면 적극적으로 칭찬해주며 자신감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 주어진 문제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을 땐 너그럽게 대처해야 한다. 문장형 문항 풀이를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박소영 교사는 '문제 한 문장씩 끊어 읽으며 생각하기' 방식을, 김상근 교사는 '백지 한 장에 문제 하나 풀기' 방식을 각각 추천했다. '백지 풀이 방식'과 관련, 김 교사는 "시간이 좀 걸려도 재촉하지 말고 기다리면 풀이 결과를 통해 어디서 오류가 생겼는지 쉽게 찾아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아이들은 똑같은 수업을 듣고도 서로 다르게 생각하곤 한다. 일례로 '75+8'을 잘못 계산해 '155'란 오답을 낸 아이는 교사가 아무리 정답('83')을 알려주고 설명해도 좀체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시기엔 복습이 중요하다. 김상근 교사는 "정답을 맞히지 못한 아이도 부모가 '네가 지금 딱지를 75개 갖고 있는데 아빠가 8개를 더 줬다면 몇 개가 될까?'란 질문을 던지며 도와주면 쉽에 답을 구한다"며 "아이가 수업 도중 이해하지 못한 내용과 유사한 상황을 통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조언했다.

김진호 교수는 '엄마(아빠)표 수학 교육'에서 반드시 경계해야 할 표현으로 "틀렸어" "빨리 해" 등을 꼽았다. "아이들은 매일 학교에서 새로운 내용을 배우므로 실수와 오답이 잦을 수밖에 없습니다. 잘못을 나무라는 대신 어디서 실수가 나오는지, 잘못 생각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바로잡아주세요."

☞ 어린이를 위한 수학교육 연구회
지난 1990년 결성된 서울교대 수학교육 전공자 모임. 초등 수학 교과서 집필·개정 작업과 학교 수업개선지원단 운영에 참여하는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엄마표 수학 홈스쿨'(2012) '상위 1% 영리한 수학'(2011) 등의 수학 교육서와 '내 방은 커다란 도형'(2012) 등의 수학 관련 번역서(이상 청어람미디어)를 펴냈다.
조선일보

경쟁력 높고 학비 부담 낮아… '유럽행 유학' 대세


한국은행은 지난 2일 “올 8월 국제수지 상 유학연수 명목 지급 비용이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2007년 8월(5억9290만 달러) 이후 가장 많은 5억733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학 인구가 늘면서 관련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네덜란드·스페인·프랑스 등 유럽권 국가로의 유학 증가가 대표적 예다.

유럽행(行) 유학 건수 급증의 양대 요인은 ‘경쟁력 확보’와 ‘저렴한 비용’이다. 실제로 유럽 대학의 상당수는 경영(경제)·미술·건축·패션 등 특화된 전공으로 승부를 건다. 교육 수준도 뒤지지 않는다. 중국 상하이 자오퉁대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대학 학술 순위(Academic Ranking of World Universities, ARWU)’에서도 유럽권 대학은 올해 상위 500위권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학비 부담이 적은 점도 매력적이다. 실제로 미국 4년제 대학의 학비는 연간 1600만원에서 4400만원 사이인데 반해 프랑스 국립대학의 연간 학비는 30만원 선에 불과하다.

맛있는공부는 유럽권 국가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인 독자를 위해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2 세계유학박람회’ 현장을 찾아 현지 유학 시장의 동향을 조사했다〈아래 박스 참조〉.

네덜란드 고교는 재학생의 희망 진로에 따라 4·5·6학년제로 구별, 운영된다. 대학교는 학문 탐구를 위한 연구중심 대학(3년제)과 업무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실무중심 대학(4년제)으로 구분된다.

연구중심 대학에 들어가려면 고교에서 6년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실무중심 대학은 5년 과정만 마치면 된다.) 연구중심 대학이 실무중심 대학보다 1년 짧은 건 (연구중심 대학 진학에 필요한) 고교 6년 과정 중 교양수업 관련 부문이 이미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고등교육연구 국제협력기관인 누픽(Nuffic)은 우리나라 고교 졸업 학력을 네덜란드 현지 고교 기준 '5년제 이수'로 인정한다. 따라서 한국 학생은 한국 대학이나 현지 실무중심 대학에서 1학년 과정까지 마쳐야 지원 자격이 생긴다. 다만 국내 대학에 비해 학교 측의 학생 선발권이 폭넓게 인정되는 편이므로 학교 측의 판단에 따라 입학이 허가될 수도 있다. 조은영 네덜란드교육진흥원 카운셀러는 "실제로 지난달 연구중심 대학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국내 모 외국어고 출신 학생은 고교 재학 시 대학 선학점 이수제(AP·Advanced Placement) 수강 내역과 출신 고교의 우수성을 인정 받아 현지 신입생과 동일한 전형(수학시험·면접)을 거쳐 합격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대학에 입학하려면 우리나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 해당하는 대입 자격 시험 '셀렉티비다드(Selectividad)'에 응시해야 한다. 셀렉티비다드는 응시자에게 과목 선택 권한을 부여하므로 각자 전공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선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어 대개는 스페인 현지 입시 전문 학원에 등록, 적게는 6개월에서 많게는 1년까지 준비한다. 셀렉티비다드에 응시하려면 스페인 교육부에서 학력 인증을 받아야 할뿐 아니라 각종 서류도 제출해야 한다. 서류 전형으로만 이뤄지는 학사 편입 지원 시 필요한 서류는 최근 4년간 지원자가 우리나라에서 공부한 학력증명서·교육과정증명서·성적증명서 등이다. 스페인의 일반대학 과정은 전공에 따라 3년(수료) 또는 4·5년(학사학위 취득)으로 나뉜다. 대학원 과정은 △마스터 쁘로삐오(Master Propio, 석사 수료 과정〈1년〉) △마스터 오피시알(Master Oficial, 석사 학위 과정〈2년〉) △독토라도(Doctorado·박사과정)로 다시 세분화된다.

프랑스 대학에 진학하려면 주한프랑스대사관 교육진흥원(일명 '캠퍼스 프랑스') 내 '파스텔(PASTEL)'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입학 관련 제반 사항은 캠퍼스 프랑스 홈페이지(coree.campusf rance.org)가 일괄적으로 관리하며 매년 12월 중순쯤 다음 해 입시 일정이 공지된다. 국내 고교 졸업자는 일단 주한프랑스대사관에 고교 졸업증명서와 국내 대학 합격증을 제출한 후 학생 비자를 받아야 한다.

제출 서류 중엔 프랑스어능력인증시험(DELF, DALF 또는 TCF) 성적표(B2등급 이상)도 포함돼 있다. 프랑스는 모든 국립대학이 평준화돼 있으며 기본 학제는 '학부 3년→석사 2년→박사 3년'이다.
네덜란드|강의 대부분 영어로 진행
네덜란드는 유럽 국가 중 영어 사용이 가장 일반화돼 있다. 네덜란드 출입국관리사무소(IND)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400명(6개월 미만 연수생 제외, 해당 연도 4월 기준)이었던 한국 유학생은 2011년 550명, 2012년 650명으로 빠르게 늘었다. 지난달에도 △학사 20명(연구중심 대학 7명, 실무중심 대학 13명) △석사(MBA 포함) 30명 △박사 2명 △박사 후 연구원 1명 등 총 53명이 출국했다. 네덜란드 대학은 일부 특수 대학을 제외하고 모두 국립으로 운영된다. 영국 타임스지 선정 세계대학평가순위 200위권 이내에 12개교가 포함될 정도로 교육 수준이 우수한 편. 국제학위 과정은 선택의 폭이 넓다(학사 237개, 석사 881개).

지원 시 제출 서류는 고교 성적표(석·박사는 학·석사과정 성적 증명서)와 졸업증명서, 에세이(자기소개서)다. 학사과정 지원 시 국제영어능력평가시험(IELTS) 6.0 이상 혹은 토플(TOEFL) 80점 이상, 석사과정 지원 시 IELTS 6.5 이상 혹은 토플 90점 이상의 성적이 있어야 한다. 연간 교육비는 학사과정(600만~1300만원)과 석사과정(1200만~2000만원)이 다르다.
스페인| 석사과정 강세… 히스패닉 전문가 양성
스페인 유학은 석사과정의 비중이 높다. 어학 실력만 입증되면 학부과정 (편)입학보다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이다. 스페인 대학 석사과정의 경쟁력은 MBA 과정에서도 입증된다. 실제로 스페인엔 △ESADE(the Escuela Superior de Administracion y Direccion de Empresas) △IE(Instituto de Empresa) △IESE(Instituto de Estudios Superiores de la Empresa) 등 ARWU 선정 세계 순위 20위권 내에 드는 수준급 MBA 과정이 다수 개설돼 있다.

스페인 학사과정 진학을 노리는 유학 지망생은 급증하는 히스패닉 시장 규모에 주목한다. 스페인 대학 역시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히스패닉 연구 학과’를 개설, 현지 문화권 전문가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박희영 ECC유학원 대표는 “국내 중소기업에서도 스페인 언어와 문화에 정통한 인력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프랑스| 국적 불문 동일 혜택 '유학생 천국'
프랑스 유학의 최대 장점은 연간 200유로(약 30만원, 단 이공계열은 600유로, 국립대학 기준)의 저렴한 학비다. 학생에 한해 주택 보조금도 지급한다.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동일한 혜택을 제공 받을 수 있다. 프랑스가 ‘유학생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유다. 다양한 유럽 국가 출신 학생과 사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지난 2010년 유로존 소속 17개국은 유럽 내 국제 교환학생 프로그램 ‘에라스무스 문두스(Erasmus Mundus)’ 개설에 합의했다. 협약 체결국 내 대학 재학생(유학생 포함)은 누구나 원하는 학기에, 원하는 국가의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자유롭게 공부하도록 한 게 주요 내용. 이 제도에 힘입어 프랑스 대학에도 유럽 각국 학생이 몰려왔다. 프랑스 유학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전공은 상경·예술 계열이다. 하지만 최근엔 ‘복원’ 관련 학과가 주목 받고 있다. 유네스코 등재 세계문화유산의 30%가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에 집중돼 있는 데다 가장 많은 유산이 프랑스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내신 반영률 증가… 자기개발계획서는 학교별 특성 파악부터 2013학년도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 입시

지난달 25일 민족사관고 입학 원서 마감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자율형사립고(이하 '전국단위 자사고') 입시가 시작됐다. 올해 전국단위 자사고 입시에서 수험생이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학교별 입시의 주요 특징과 (주요 평가 요소인) '자기개발계획서' 작성법을 정리했다.

◇학교별 입시 특징… 과목별 내신 비중 차등 적용

①하나고ㅣ면접 시 지필고사 안 치러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부터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까지의 전 과목 성적을 반영한다. 수업시수가 많은 국어·영어·수학


과목 성적 반영 비율이 특히 높다. 1단계 전형에서 내신과 각종 서류(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자기개발계획서·교사추천서)를 검토해 전체 모집 인원의 2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 전형에선 1단계 성적과 면접 점수를 합산해 최종 합격생을 뽑는다. 면접은 '전문면접'과 '인성면접'으로 구분해 진행한다. 전문면접으로 제출 서류 기재사항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인성면접으로 공동체의식과 리더십, 창의적 문제 해결력 등을 검증한다.(전 면접 과정을 통틀어 지필고사나 영어·교과 지식 문답은 실시하지 않는다.)

②용인외국어고ㅣ3-2 중간고사 반영률 30%

1단계 전형에서 △중등과정 주요 교과(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내신 △제출 서류(학생부·자기개발계획서·추천서) 등을 평가한다. 내신은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분을 제외한 모든 성적이 반영된다. 학기별 성적 반영 비율은 3학년 2학기 중간고사 분이 30%로 가장 높다. 2단계 전형에선 자기개발계획서를 기반으로 면접이 진행된다. 면접 점수는 1단계 성적과 함께 최종 합격생 선발에 활용된다.

③민족사관고ㅣ3단계서 '오래 달리기' 평가
1단계 전형은 내신 평가가 주를 이룬다. 중등 과정 전 과목 성적을 반영하지만 국어·영어·수학·과학 등 주요 과목 가중치가 높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신 반영 비율이 높으며, 3학년 2학기 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1단계 전형 합격생 인원은 전체 모집인원의 3배수 수준이다. 2단계 전형에선 1단계 내신 성적과 제출 서류를 함께 평가해 최종 합격자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한다. 입학담당관은 제출 서류 중 하나인 자기개발계획서로 지원자의 자기주도학습능력을 평가한다. 3단계 전형에선 면접과 체력 검사가 진행된다. 체력검사 종목은 오래 달리기. 남학생은 4㎞, 여학생은 3.2㎞를 30분 이내에 통과하면 만점(50점)을 받는다.

④상산고ㅣ면접 때 입학담당관도 배석

국어·영어·수학(이상 중등과정)의 내신 반영 비율이 높다. 이 중 수학 성적 반영률은 25%로 전 과목 중 가중치가 가장 크다. 학기별로 보면 3학년 1학기 성적 반영 비중이 50%로 가장 높다. 단,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석차 백분율 30%를 벗어난 지원자는 합격이 취소된다. 2단계 전형에서 시행하는 면접엔 일반 교사와 입학담당관이 함께 배석한다.

⑤현대청운고ㅣ내신 반영 비중 높은 편

다른 전국단위 자사고보다 내신의 영향력이 높은 편이다. 올해는 국어·영어·수학 성적 반영 비율을 높였다. 수학 성적 반영률은 35%에 이른다. 국어와 영어 성적 반영률 역시 각각 25%로 올랐다. 3학년 1학기 성적 반영 비율은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50%다.

⑥북일고·김천고ㅣ주요 과목 내신에 집중해야

국어·영어·수학 과목 성적 반영 비율이 사회·과학(이상 중등과정) 과목보다 2배 높다. 북일고는 전년도와 달리 1학년분 성적을 반영한다. 지난해 실시한 '내신 우선선발제도'는 폐지했다. 김천고의 경우 1단계 전형 통과자 중 상위 70%는 일반면접을, 하위 30%는 심층면접을 각각 실시한다. 따라서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의 최종 합격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자기개발계획서 작성… 학교별 특성 이해 '필수'
지난해 용인외국어고 합격생 A의 내신 성적은 전체 지원자 중 252등으로 매우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서류 평가를 종합한 결과, A의 석차는 76등으로 반등했다. 같은 해 하나고 합격생 B 역시 내신 성적은 전체 지원자 중 334등에 불과했다. 그의 성적은 서류평가 합산 후 1단계 전형 합격 안정권인 169등으로 올랐다. 둘의 합격 비결은 다름아닌 자기개발계획서. 전국단위 자사고 지원자는 아래 사항에 유의해 자기개발계획서를 작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①학교별 문항과 제한 분량 확인

외국어고·국제고와 달리 전국단위 자사고 자기개발계획서는 학교별 문항이나 제한 글자 수가 각각 다르다. 따라서 자신이 지원할 학교가 제시하는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작성해야 한다.

②장점과 활동 내용 구체적 기재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시한 '자기주도학습 전형 공통 질문' 외 추가 문항이 출제된다. 추가 문항의 주요 내용은 △학업적성 △재능 △성취감 △학문적 활동 등 주로 지원자의 우수성과 관련돼 있다. 용인외국어고와 현대청운고는 지원자의 장점과 재능을 묻는 문항을 추가했다. 하나고 추가 문항은 지원자의 학업적 우수성과 활동 내역 기재를 요구한다. 민족사관고 지원자는 자신의 중학교 재학 시절 발전 과정을 교과 외 활동 등과 연관지어 설명해야 한다.

③각 답변의 진정성·일관성 유지

입학담당관은 자기개발계획서를 통해 지원자의 진로와 진정성을 평가하고자 한다. 따라서 지원 동기, 자기주도학습과정, 향후 학습계획 등을 묻는 항목별 답변은 모두 '진로를 향한 과정'으로 기술돼야 한다.
조선일보

사라지는 '초등학교 운동회'


지역 주민들 "시끄럽다" 반발
작년 서울서만 38% 안 열어… 2년마다 하거나 수련회 대체

서울 강남의 A 초등학교는 지난달 9년 만에 가을 운동회를 열었다.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는 이 학교는 운동회를 열 때마다 지역 주민들로부터 "시끄럽다"는 민원을 받았고, 결국 운동회를 없애고 학년별·종목별 체육대회만 개최했다. 우여곡절 끝에 운동회를 다시 열었지만, 여느 운동회와는 다른 '조용한' 운동회가 됐다. 학부모는 돗자리를 가져올 수 없었고, 마이크 음량도 최소로 줄였다. 그래도 지역 주민들의 불만은 여전했다. 학교 측은 부활한 운동회를 내년에 계속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초등학교 운동회가 사라지고 있다. 2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5882개 초등학교 가운데 487개 학교가 운동회를 실시하지 않았다.
서울은 591개 초등학교 중 224개 학교가 운동회를 열지 않았다. 10개 중 4개꼴로 운동회를 포기한 셈이다. 경기도는 99개교, 전북은 37개교, 경북은 26개 초등학교가 운동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 학교들은 입시 위주 교육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체육 활동이 크게 부족하고, 비만 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유은혜(민주통합당) 의원은 "초등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오랜 시간을 들여 운동회를 준비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학생들의 신체 활동이 부족한 상황에서 운동회를 줄이면 학생들의 체력 저하를 더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서울대 구술면접문제 51% 대학과정서 출제"


 “구술면접문제의 80.7%는 본고사형..선행학습 부채질”
“수학은 90.9%가 대학과정..법령 위반”

서울대가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특기자 전형 입시에서 구술면접 문제의 절반 이상을 대학 수준에서 출제, 선행학습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수학 과목은 90% 이상을 대학 수준에서 출제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구술면접 문제의 80.7%는 정답풀이를 요구하는 본고사형으로 내 서울대가 선행 출제와 본고사를 금지한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한 것으로 지적됐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국회 박홍근(민주통합당)의원실은 23일 오후 서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2학년도 서울대 특기자전형 자연계 구술면접시험 문제를 분석한 결과 57문제 중 50.9%인 29문제가 대학 교과수준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서울대 특기자 전형은 서류 100%를 보는 1단계와 구술면접고사 성적 50%, 1단계 성적 50%를 반영하는 2단계로 이뤄진다.

서울대는 2012학년도에 특기자 전형을 통해 전체 모집인원 1천883명 중 62.3%에 달하는 1천173명을 뽑았다. 2013년도에는 명칭을 일반전형으로 변경해 전체 모집인원 2천496명 중 1천774명(69.9%)를 선발한다.

사걱세 등의 분석결과 구술면접 과목 중 수학은 11문제 중 90.9%인 10문제가 대학 수준으로 나왔다. 생물은 14문제 중 9문제(64.3%), 물리 12문제 중 6문제(50%), 화학 12문제 중 3문제(25%), 지구과학 8문제 중 1문제(12.5%)가 대학 수준이었다.

이들은 또 구술면접시험 57문제 중 80.7%인 46문제가 구술면접의 취지에 맞게 창의적ㆍ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문제풀이와 정답을 요구하는 ’본고사형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수학이 11문제 모두 본고사형이었고, 물리 91.7%, 화학 83.3%, 생물 64.3%, 지구과학 62.5% 등이었다.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관악로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열린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하며 대입 구술면접 시험을 낸 서울대 규탄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주관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박홍근 국회의원실은 "지난 9월, 10월 두 달간 2012학년도 자연계 서울대 특기자전형 구술면접 시험문제 분석결과 정답 풀이 본고사형 문제가 약 81%를 차지했다"며 "이는 대학교육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심각한 수준의 본고사이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사걱세 등은 “학생이 미리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 들어가서 교과 관련 시험지를 받고 정해진 시간 동안 문제를 푼 다음 채점관(전공교수)앞에서 면접 및 구술로 답변하는 방식은 사실상 지필고사와 다를 바 없는 ’말로 푸는 시험’”이라고 꼬집었다.

또 “30분이라는 구술면접 준비시간을 주고 15분 안에 문제풀이형 답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현행 수학ㆍ과학 구술면접 문제 수준은 상당한 정도의 선행학습을 하지 않고는 도무지 답을 하기 어려운 난도”라고 지적했다.

사걱세와 박의원실은 “서울대가 고교과정을 넘어 대학과정에서 시험 문제를 내고, 본고사형으로 문제를 출제한 것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한 것”이라며 “서울대는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불법적 대입 구술면접 시험 출제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는 불법 구술면접시험을 출제한 대학들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대교협은 자체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대입제도 운영방식과 관련된 제반 법률 개정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8개 대학에 구술면접시험 기출문제 제출을 요청했지만 서울대와 서울시립대만 자료를 제출했을 뿐 나머지 대학은 거부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걱세 등은 지난달에는 서울 주요 10개 대학 수리논술의 54.8%가 대학수준에서 출제됐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수학이 바뀐다’ 정확한 개념 이해·해석력 보여야 ‘고득점’


오늘도 지난 시간에 이어 경기도교육청이 관내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학 평가혁신 논술형 평가 예시 자료를 풀어보며 2013학년도 수학 내신평가 방향을 가늠해보자.

◇여러 개의 정답… 정확한 개념 이해·정답 도출 관건

아래는 초등 6학년 논술형 예시 평가용으로 제시된 것이다. 아래 문항은 정답이 하나였던 기존 수학 문제와 달리 여러 답안이 도출될 수 있다. 이때 출제자가 요구하는 건 △'부피'와 '들이' 개념의 정확한 이해 △이를 바탕으로 한 문제 풀이와 합당한 답안 도출이다. 3개 물통 중 어떤 걸 선택했는지(1점)보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능력(4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음 〈조건〉을 고려하여 강아지의 물통을 산다면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 생각해보고 물음에 답하시오. [5점]

〈조건〉
1)강아지가 물을 많이 먹는 편이다.
2)강아지 집이 작고 좁은 편이다.(물통은 강아지 집 안에 들여놓는다. 아래 세 개의 물통은 각각 강아지 집 안에 넣을 수 있는 크기이다.)

(1) 선택한 물통은 어느 것입니까? [1점]
(    )물통
(2) 위 (1)과 같이 선택한 이유를 부피와 들이의 용어를 사용하여 설명하시오. [4점]


◇인접 학문과의 연계 형태 많아… '해석력' 중요
두 번째는 중학교 1학년 논술형 평가 예시 문항이다. 테셀레이션(tessellation·동일한 모양을 이용해 틈이나 포개짐 없이 평면이나 공간을 완전하게 덮는 것)을 활용한 미술 작품을 제시하며 '정다각형 테셀레이션'의 개념과 활용 방안을 묻고 있다. '정삼각형(혹은 정오각형) 내각의 크기는?' 등의 예전 방식에서 벗어나 실생활 연계형으로 출제됐으므로 문항 내용을 정확하게 해석한 후 적절한 공식을 유추해야 한다.

※다음은 네덜란드 출신의 판화작가 M.C.에셔(Maurits Cornellius Escher, 1898~1972)의 작품이다.
작품과 같이 동일한 모양을 이용해 틈이나 포개짐 없이 평면이나 공간을 완전하게 덮는 것을 테셀레이션이라고 한다. (중략) 한 가지 정다각형으로만 테셀레이션을 하는 것을 ‘정다각형 테셀레이션’이라고 정의할 때, 정다각형 테셀레이션은 한 종류의 정다각형 여러 개를 한 꼭짓점에 모아 평면을 빈틈없이 채워야 한다.

위에서 설명한 ‘정다각형 테셀레이션’이 가능한 정다각형의 종류를 모두 나열하고, 정다각형의 종류에 따라 정다각형 테셀레이션을 만들 수 있는 이유와 만들 수 없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시오.[10점]





조선일보

2013학년도 외국어고 입시 준비법



외국어고(이하 '외고') 입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 지역 외고와 서울 지역 외고는 각각 다음 달 5일, 19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이에 오늘은 △올해 외고 입시 특징 △(필수 제출 서류인) '자기개발계획서' 작성법 등을 알아보겠다.

◇경쟁률은 '보합세'… 내신 관리는 여전히 중요

외고는 전체 인원을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선발한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큰 틀은 전년도와 동일하다. 1단계 전형에선 중학교 영어 내신 성적으로 모집 인원의 1.5배수 내지 2배수를 선발한다. 이때 내신 성적은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까지 총 4학기분을 반영한다. 2단계 전형에선 1단계 성적(160점)과 면접(40점) 점수를 종합해 최종 합격생을 선발한다. 면접 평가 요소는 △자기주도학습 영역(30점) △인성 영역(10점) 등이다. 자기주도학습 영역 평가는 지원자가 제출한 자기개발계획서·학교생활기록부·추천서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외고 입시 평균 경쟁률은 서울 지역이 1.5대 1, 경기 지역이 2.2대 1 등으로 그리 높지 않았다. 지원자 수 감소는 (특정 요건을 갖춰야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배려대상자 정원이 늘어난 결과다. 올해 역시 사회적배려대상자 선발 인원 비중이 총 선발인원 대비 20%로 늘어나 경쟁률은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역 외고 일반 전형 선발 인원은 지난해에 비해 약 12%(30명) 감소했다. 경기 지역 외고 쪽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기외고·김포외고 일반 전형 정원은 각각 25명씩 줄었다. 과천외고와 고양외고 일반 전형 정원 역시 지난해보다 각각 78명, 82명 감소했다.

경쟁률 변화가 크지 않아 1단계 영어 내신 합격선은 전년도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제중학교 졸업생 상당수가 비교 내신 1등급을 받아 지원하므로 일반계 중학교 지원자 역시 평균 1.5등급 이상의 내신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경기권 외고 합격자 내신 평균은 1.5등급, 최저 합격선은 2등급 이내였다.)

올해 지원자는 '학습계획서' 대신 '자기개발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자기개발계획서 답변 항목은 크게 '자기주도학습 영역'과 '인성 영역' 두 부분으로 나뉜다. 자기주도학습 영역엔 △지원 동기 △자기주도학습 과정 △학습계획 △진로계획 △독서활동 등을 15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아래 박스 참조〉 봉사·체험활동 영역 답변 란엔 핵심 인성 요소(배려·나눔·협력·타인존중·관계지향성·규칙준수) 관련 경험을 800자 이내로 기재해야 한다. 〈표1 참조〉

 조선일보

'슬로리딩 창시자' 하시모토 다케시 "공부의 즐거움 깨닫도록 천천히 깊게 가르쳐야"



◇책, 한 권이라도 '느리고 깊게' 읽어라
하시모토씨는 "'노는 게 곧 배우는 것'이란 원칙 아래 학습자의 지식 폭을 넓히고 독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슬로리딩 학습법의 목표"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슬로리딩은 △책 속 본문에 나오는 게임을 실제로 해보거나 △문장 속 어구 하나를 자세히 알아보는 등 한 권의 책을 '느리고 깊게' 읽는 방식이다. 이때 핵심은 '즐거움'.

"예를 들어 은수저 전편 13장엔 '막과자'란 주전부리가 등장하는데요. 슬로리딩 수업에선 막과자 관련 자료를 다양하게 조사하고 실제로 구해 먹어보며 작품 속에 막과자가 등장한 배경을 다함께 생각해봅니다. 또 은수저는 전편 53장, 후편 22장으로 구성돼 있지만 제목은 따로 붙어 있지 않거든요. 이 점에 착안, 학생들과 '각 장의 제목 달아보기' 활동을 진행했어요."

혹자는 슬로리딩을 '읽기(reading)'에 치우친 교육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슬로리딩 학습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쓰기'다. 하시모토씨는 "읽기와 쓰기 연습을 병행해야 국어 실력이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교사 시절, 학생들에게 쓰기 연습을 시키기 위해 매월 다른 책을 한 권씩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게 했다. 하지만 결과물의 수준을 따지지 않고 제출자 모두에게 만점을 줬다.

"제가 내준 과제를 어떻게든 끝낸 학생은 전부 만점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점수 걱정 없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글을 쓸 수 있게 하고 싶었거든요. 점수 부담을 덜어줬더니 글쓰기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가 확실히 높아지더군요."
 
◇주입식 학습 잘하려면 '암기도 놀이처럼'
공부의 즐거움 깨닫도록 천천히 깊게 가르쳐야"
읽기·쓰기 병행해야 국어 실력 향상, 지루한 암기는 놀이로 재밌게 접근
부모 뜻 강요 말고 아이 삶 존중해야
하마다 준이치 도쿄대학교 총장, 야마사키 도시미스 최고재판소 사무총장, 소설가 엔도 슈사쿠. 이들에겐 공통점이 두 가지 있다. 일본 사회에서 존경 받는 대표적 명사(名士)란 것, 그리고 하시모토 다케시(100) 전(前) 교사의 제자 출신이란 것이다. 하시모토씨는 지극히 평범한 학교였던 나다학교(중·고등 과정)를 일약 '명문'으로 만든 일명 '슬로리딩(Slow Reading)' 학습법의 창시자다. 그의 제자들은 중학교 3년 내내 국어 시간에 일본 소설 '은수저'(나카 간스케) 한 권만 파고드는 방식으로 일본 주요 명문대에 진학했다. 최근 이 학습법을 소개한 '슬로리딩'(조선북스)으로 한국 독자를 만난 하시모토씨가 맛있는공부 독자를 위해 자필 편지를 보내왔다.



물론 그가 암기같은 '전통적' 교육 방식을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다. "연애처럼 중학생 수준에서 공감하기 쉽잖은 감정을 노래한 시(詩)의 경우, 애써 이해하려 하기보다 외우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암기한 후 대상과 차츰 친숙해지는 방법이죠."

단, 암기가 필요한 단원을 가르칠 땐 학생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재미' 요소를 가미했다. 하시모토씨에 따르면 은수저 본문엔 주인공이 일본 시 100개를 암기하는 '카드 대회 에피소드'가 나온다. 그는 암기를 놀이와 접목하기 위해 이 부분을 활용했다. "책 속 내용을 재현해보자"며 학생들에게 시를 암송시킨 후 성적에 따라 연필 등 간단한 상품을 준 것.

그는 슬로리딩 학습법이 거둔 성과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는 즐거움을 깨달은 학생이 다방면에서 자발성을 발휘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학습을 놀이로 인식하다 보면 공부도 '좋아서' 하게 됩니다. 내켜서 하는 공부는 의욕을 불러일으키죠. 그런 태도는 학습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칩니다. 그 결과가 '성적 향상'으로 나타나는 거죠."

은수저를 활용한 하시모토씨의 첫 수업(1951) 당시 '국어과목을 좋아한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은 5%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불과 1년 만에 95%로 '수직 상승'했다. 나다학교는 1962년 '일본 내 교토대 합격자 최다 배출 고교'에 올랐다. 1968년엔 일본 사립고 중 최초로 '도쿄대 합격자 수 1위 학교'가 됐다.

◇즐겁게 공부한 아이, '성장'으로 보답해

슬로리딩 학습법에 솔깃해하는 이들도 '국내 적용 가능성'을 물으면 대부분 고개를 갸웃거린다. 철저하게 입시 위주로 진행되는 우리나라 교육 체계에서 '중학교 국어 정규 수업을 책 한 권으로 나는' 방식이 과연 실현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하시모토씨도 이에 동의한다. "일본 역시 한국 못지않게 공교육에서 입시 비중이 높습니다. 당연히 제 교육 방식이 일본 내 모든 학교로 확산되긴 어렵죠. 제가 슬로리딩 교육을 실행할 수 있었던 건 나다학교의 자유로운 교육 철학 덕분입니다. 나다학교 교사는 누구나 자신만의 독창적 교육법으로 학생을 가르칠 수 있어요. 어느 누구도 자신의 교육법을 타인에게 간섭 받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가 '은수저 수업'을 진행했던 3년간 학부모나 학생, 동료 교사의 반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무한 자유'는 '무한 책임'을 수반하게 마련. 하시모토씨 역시 자신이 원하는 커리큘럼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일 새벽 두세 시까지 머리를 싸매고 수업안을 만들었다. 그런 노력은 고스란히 수업 질(質) 향상으로 이어졌다.

하시모토씨가 한국 학부모에게 건네는 조언은 '자녀를 존중하라'는 것이다. "부모의 일방적 의지로 아이에게 삶의 방향을 강요하지 마세요. 아이 역시 온전한 하나의 인격체란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자녀를 친구처럼 존중하며 즐겁게 지내다 보면 아이는 부모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한 걸음씩 성장해나갈 겁니다."
 조선일보

과학고 선생도 못 푸는 '서울대 시험문제' 논란



서울대가 특기자전형 구술면접에서 문제의 절반 이상을 대학 수준에서 출제, 선행학습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 중 수학 과목은 복소수의 극형식, 드 무아브르의 정리 등 90% 이상이 대학 교과과정에서 출제됐다.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은 애초에 합격 가능성이 낮은 시험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은 23일 오후 서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2학년도 서울대 특기자전형 자연계 구술면접시험 수학문제 11개 중 10개(90.9%)가 대학과정에서 출제됐다고 밝혔다. 공대 수학문제 7개 중 7개, 자연대 수학문제 4개 중 3개였다. 생물 14개 중 9개 64.3%, 물리 50%, 화학 25%, 지구과학 12.5% 등 자연계열 전체 57개 문제 중 29개(50.9%)가 대학과정 문제였다. 또 80.7%가 본고사형이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측은 “학생이 미리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 들어가서 교과 관련 시험지를 받고 정해진 시간 동안 문제를 푼 다음 채점관(전공교수)앞에서 면접 및 구술로 답하는 방식은 지필고사와 다를 바 없는 시험”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대는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불법적 대입 구술면접 시험 출제를 비판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대 특기자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 100%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50%)과 두 과목 구술면접고사(50%)로 선발한다. 2013학년도 서울대 정원이 3124명인데 이중 55.8%(1744명)가 특기자 전형이다. 2012학년도에는 전체 정원 중 38%를 차지했다,

세계닷컴

2012년 10월 23일 화요일

올해도 국제천문올림피아드 금메달… 대한민국 과학인재 산실 서울과학고

쌍방향 교육의 힘… 의대 갈 학생도 과학자 됐다“문제가 예상보다 어려웠지만 단서를 잘 찾아낸 덕분에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동아일보 1992년 7월 23일자에 실린 인터뷰 내용이다. 주인공은 당시 18세 박지웅 군. 그해 러시아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 학생으로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대학에 진학해 수학이나 물리학을 전공하겠다던 고교 3학년 학생은 17년이 지난 뒤 동아일보 지면에 다시 등장했다. 2009년 7월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촉망받는 젊은 과학자 100인’에 선정되면서였다. 미국 코넬대의 박지웅 교수(38) 이야기다.


그는 서울과학고 2기 졸업생이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3년 만에 졸업했다. “과학고에 가지 않았으면 지금 의사 가운을 입고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서울과학고의 교육 방식은 끊임없이 그의 창의력을 건드렸다. 과학도가 되겠다는 그의 꿈을 계속 붙잡아준 힘이다.

서울과학고는 1989년 개교한 뒤 수많은 과학 인재를 배출했다. 특히 2009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한 뒤 명성이 더욱 높아졌다. 개교 이래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대표로 참가한 서울과학고 학생은 241명. 한국 대표의 44%에 이른다.

올 2월까지 서울과학고 졸업생 3105명 중 박사 학위 취득자는 522명. 현재 교수로 재직 중인 졸업생만 131명이다. 유명 학자가 수두룩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조정후 교수(1기)는 스탠퍼드대 재학 시절 구글 검색엔진 개발에 참여해 지명도를 높였다. 코넬대 서국원 교수(5기)는 2008년 미 공군과학연구단(AFOSR)이 뽑은 ‘젊은 과학자상’ 수상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송은지 교수(1기)와 미국 스탠퍼드대 이진형 교수(4기)도 동문이다.


23일 국제천문올림피아드(IAO)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한국 대표단이 시상식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혁, 박기영, 주성준, 조준혁, 김태욱, 주원철 군. IAO 조직위 제공
비결이 뭘까. 우선 쌍방향인 교육원칙. 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2위를 차지한 1학년 김동률 군은 학생의 답변을 유도하는 식의 학습에 익숙하지 않아 입학 직후 힘들어했다. 교사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입이 트이고,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부터 성취도가 쭉 올라갔다. 신학수 서울과학고 융합인재교육기획부장은 “입학생은 최소 3개월 동안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진 때를 벗는 데 애를 먹는다”며 웃었다.

대학 수준을 뛰어넘는 연구 활동도 눈에 띈다. 연구 활동과 관련된 이수 학점은 30학점. 학생들은 2명이 팀을 이뤄 과제연구를 한다. 대학교수가 내놓는 주제를 몇 달 동안 고민하기도 한다. 결과물의 수준은 상당히 높다. 2009년 이후 매년 국내외 유명 학술지에 게재된 10여 편의 논문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이런 노력과 실력을 인정받아 서울과학고는 올해 제26회 ‘인촌상’ 교육 부문을 수상했다.

교사의 우수한 자질도 중요한 점이다. 교사들은 3단계 공모절차를 통과해야 교단에 설 수 있다. 서류심사와 수업시연, 그리고 심층면접. 한 교사는 “약 30분 동안 진행되는 수업시연 과정에서 실제 올림피아드 수준의 문제를 몇 개 풀었다. 대입시험 볼 때보다 더 떨렸다”고 말했다.

최병수 서울과학고 교장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성과 평판도 등까지 세밀하게 조사해 임용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과학고가 또 한 번 쾌거를 이뤘다. 광주에서 열린 국제천문올림피아드(IAO)에서 1학년 최혁 군이 23일 금메달을 수상했다. 최 군은 “평소 학교에서 익힌 문제풀이 방식을 적용해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말했다. 한국에선 최 군을 비롯해 주성준 군(경기과학고 1학년), 박기영 군(신서중 3학년)이 금메달을 받았다. 김태욱 군(한성과학고 1학년)은 은메달, 조준혁 군(대구과학고 2학년)과 주원철 군(상계제일중 3학년)은 각각 동메달을 받았다. 한국은 주니어그룹(15세 이하)과 시니어그룹(17세 이하)으로 나눠 17일부터 진행된 이번 올림피아드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2003년 제8회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후 5번째 종합 1위다.

동아일보

중3의 특목고·자사고 진학… 대입 지름길, 혹은 걸림돌?

2013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모집이 다음 달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외국어고, 국제고 등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율고)는 다음 달 20일 전후로 원서를 받는다. 일반계고 원서접수는 12월 11일 시작되며 서울지역은 올해도 ‘고교선택제’가 유지된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의 중3은 올해도 서울의 모든 고교에 지원할 수 있다.

성적 상위권 학생은 △특목고 △자율형사립고 △과학중점학교를 선택하거나 우수 학생이 몰리는 일반고를 선택할 수도 있는 등 경우의 수가 다양하다. 올해 고입전략을 살펴보자.

○ 특목고, 내신 때문에 수시 불리할까


성적 상위권인 중3과 학부모의 가장 큰 고민은 고교 선택에 따라 앞으로 내신에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이다. 상위권 학생들이 몰려 내신 경쟁이 치열한 특목고나 자율고에 진학하면 내신의 비중이 큰 대입 수시모집에서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내신 성적이 핵심평가요소로 반영되는 대입 학교장추천전형이나 학업우수자전형 등이 포함된 입학사정관전형에서는 특목고 출신 합격생의 비중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2학년도 대입에서 고려대 건국대 서울시립대에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합격한 학생 중 특목고 출신은 대학별로 1명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32명)와 이화여대, 한양대(이상 22명) 등도 예년보다 특목고 출신 합격자의 비율이 줄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입시전문가는 “입학사정관전형은 전체 수시모집 정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20%에 불과하기 때문에 특목고에 진학한다고 수시전형에서 불리하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A 입학사정관은 “수시모집 정원 1900여 명 중에 우수한 내신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는 전형의 선발인원은 250명 내외”라면서 “내신중심 전형을 통해 합격할 수 있는 문은 상당히 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주요 대학들이 여전히 글로벌전형 등 이른바 ‘특기자 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목고 출신들이 수시모집에서 불리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말했다.

○ 수능최저학력기준, 고교 선택의 변수


고교 선택의 또 다른 변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다. 실제로 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전형에 따라 많게는 50%가 넘는 학생이 1차로 합격하고도 결국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불합격했다.

최근 논술전형에서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이 강화되는 추세다. 주요 대학들은 논술전형 우선선발 비율을 늘리면서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상당히 높게 요구하고 있다. 고려대 논술전형 우선선발의 경우 인문계열은 언어 또는 외국어 1등급과 수리 1등급을, 경영대·정경대·자유전공학부는 언어·수리·외국어 모두 1등급을 받아야 한다. 연세대 인문계열은 언·수·외 모두 1등급을, 자연계열은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 모두 1등급을 받아야 한다.

㈜하늘교육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특목고 학생들의 수능 성적은 최근 일반고 학생들보다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6개 시도 일반고와 특목고의 2010∼2012학년도 수능 응시생 중 3개 영역(언·수·외)에서 1, 2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 수능 1, 2등급을 받은 일반고 학생은 2년 사이에 평균 0.5%포인트 줄었지만 특목고는 평균 6.3%포인트 늘어난 것.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언·수·외 3개영 역 평균 2등급은 주요 대학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이라면서 “‘쉬운 수능’ 기조가 오히려 특목고 학생들에게 불리하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분석 결과가 반드시 특목고 학생들의 ‘선방’을 말해주지는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강명규 교육정보 공유사이트 ‘스터디홀릭’ 대표는 “최근 특목고들이 더 많이 생겨나면서 특목고 출신 수험생의 절대 숫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 특목고 출신 재수생의 비율도 적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특목고 학생의 수능 성적이 향상됐다고 단언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많은 입시전문가는 “특정 고교가 주요 대학에 학생을 많이 입학시켰다는 식의 입시 실적만을 고려해 고교를 선택하면 자녀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내신, 수능을 일도양단해 대입 전략을 짤 수 없는 만큼 자녀가 어떤 과목에 재능을 보이는지를 꼼꼼히 따져 자녀의 학습 성향과 장단점을 감안한 고입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

이성권 서울진학지도협의회 회장(서울 대진고)은 “같은 일반고라도 동아리활동 프로그램이 잘 갖춰진 학교가 있고 논술 대비 프로그램이 우수한 학교가 있는 등 특성화된 프로그램이 모두 다르다”면서 “자녀의 적성과 특기를 최대한 키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춘 고교에 지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

국제지구과학올림피아드 금메달 수상자 “지구과학 공부, 암기하지 말고 이해하세요”

7∼13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제6회 국제지구과학올림피아드에서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한 고교생 4명이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따내면서 대만과 함께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경남과학고 2학년 김동환, 서울과학고 2학년 문세동, 전남과학고 2학년 이찬영 군과 은메달을 획득한 경기과학고 1학년 김보경 양이 그 주인공들.

지구의 자연현상을 규명하는 지구과학은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에 걸친 지식을 두루 갖춰야 하는 지식융합적 성격의 학문. 이들 고교생이 지구과학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와 지구과학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살펴보자.


○ 호기심과 탐구에서 시작

이찬영 군은 유치원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다. 길을 가다가도, 차를 타고 가다가도 궁금한 점이 생기면 곧바로 아버지에게 질문했다.

“아빠, 지구의 크기는 얼마나 돼요?” “아빠, 지구는 어떻게 회전해요?” “아빠, 우주의 끝이 과연 있을까요?”

순천대 기계항공학과 교수인 아버지 이희남 씨(52)는 아들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했느냐”며 기특해하고 성의껏 답해주었다. 아버지의 칭찬을 들을 때마다 이 군은 신이 났다. 초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겼다. 의문이 들 때마다 공책에 적어둔 뒤 그 해답을 찾아내야만 직성이 풀렸다. ‘과학동아’ 같은 과학 잡지와 책을 읽다가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 있으면 적어뒀다. 다음은 이 군이 초등학교 때 노트에 메모한 내용.

‘무지개에서 빨간색이 가장 위쪽에 있는 이유: 높은 곳에 있는 물방울에 의해 작게 굴절한 빨간색 빛과 아래쪽에서 크게 굴절한 보라색이 동시에 들어오기 때문에.’

한편 문세동 군이 처음 지구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구환경에 관한 책을 읽고 나서부터다. 그는 성장해서 반드시 지구환경을 지키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초등학교 때 취미는 부모님이 사준 과학상자 안에 있는 온도계, 비커, 시험관을 만지작거리는 일. 중학생이 되고부터는 본격적으로 실험 하기 시작했다. 문 군은 “실험이 없는 과학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다. 특히 책에서 배운 이론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을 그는 좋아했다.

‘철 못을 소금물에 담가두면 빨리 녹슨다’는 이론을 배우고 난 뒤에는 소금물의 농도를 각기 다르게 하고 철 못을 담가 녹슨 정도에 따라 늘어난 질량을 측정하기도 했다. 늘어난 질량과 소금물의 농도 사이의 관계를 알아내 수식으로 만드는 일을 시도한 것. 하지만 녹이 슨 철 못들의 늘어난 질량은 거의 차이가 없어 실험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이런 실패는 과학실험에 대한 그의 열정을 더욱 불태웠다.

○ 지구과학은 ‘암기’ 아닌 ‘이해’


지구과학을 과학과목 중 가장 암기할 내용이 많은 학문으로 이해하는 학생도 많다. 하지만 이들 고교생은 “암기보다 이해가 훨씬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환 군은 “지구과학을 공부할 때 암기부터 하기보다는 그런 현상이 왜 생겨났는지 탐구하면서 그 과정을 생각하면 쉽고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화강암은 조립질’이라고 그저 외울 것이 아니라 화강암이 생기는 과정을 이해하라는 것. 김 군은 “화강암은 천천히 식어서 결정이 충분히 발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광물의 입자가 굵은 조립질이고 결정 크기도 비슷한 등립질이 됐다는 사실을 이해하면서 공부하면 ‘조립질’이라는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조립질이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군은 지구과학을 공부할 때 참고서나 문제집에 나온 개념을 자기만의 문장으로 재구성해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했다.

“참고서에 있는 요약본을 외우는 대신 제가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정리한 나만의 요약노트를 만들었어요. 책을 쓴 사람에게 익숙한 말과 저에게 익숙한 말은 다르니까요. 제 말로 풀어쓴 내용으로 공부하다 보니 이해가 더욱 잘됐어요.”(문 군)

이들 세 고교생은 모두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에 입학해 지구과학을 심층적으로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재상’의 올해 수상자로도 선정된 이 군은 “노벨 물리학상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아일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페터 그륀베르크 “‘바람은 왜 불까?’ 같은 호기심, 물리학 공부의 시작이죠”

노벨상을 받을 것을 예상하셨나요?”

지난달 17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WCU(World Class University) 국제 콘퍼런스’ 주니어 세션에서 한국의 한 중학생이 2007년 노벨상 수상자인 페터 그륀베르크 교수에게 질문했다. 행사에 참여한 중고교생 200여 명이 교수의 답변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대학생 때 겪은 일화를 들려줬다.

“저는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연구실에 도착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본 지도교수님께서는 제가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죠.”


그륀베르크 교수는 독일 율리히 연구소 박사로 있었던 2007년 거대 자기저항(GMR)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현재 독일 율리히 연구센터 소장인 그는 지난해부터 광주과학기술원(GIST) 나노바이오재료전자공학과의 초빙교수를 겸하고 있다.

그륀베르크 교수가 처음 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린 시절 과학 잡지를 읽다가 도화지와 렌즈를 이용해 망원경을 만드는 법을 알고 나서부터다. 직접 망원경을 만들어서 하늘의 별을 관측하다 보니 과학에 관심이 생겼고, 그 관심은 일반 물리학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물리학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로서 시작된 학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학부모들에게 “‘바람은 왜 불까’와 같은 질문을 자녀에게 던지면서 자녀가 세상 속 과학의 이치에 대해 호기심을 갖도록 하라”고 조언하면서 “물리학을 공부하면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녀가 깨닫는 순간 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2년째 GIST에서 한국 학생들과 마주하는 그륀베르크 교수. 그는 한국 학생들에게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느낄까. 그륀베르크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는 편이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얼마나 뛰어난 능력을 가졌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처음엔 수업에서 학생들의 반응과 표정을 보고는 수업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매우 뛰어난 학생들이었다”면서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한국 고등학생의 치열한 일상

한국의 한 유명 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한 미국인이 한국 학생들의 치열한 일상을 소개하며 미국 학생들과 비교한 글이 17일 뉴욕타임스 기고란에 실렸다.

미국 뉴햄프셔주 플리머스주립대 조교수인 존 로저스가 영어 교사로 재직한 한국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1년에 200일을 오전 7시40분까지 학교에 가고 밤 10시가 돼야 집으로 간다.

엘리트 학생들이 다니는 이 학교에서는 아침에 교사와 선도부 학생들이 교문 밖에 서 있다가 머리 길이와 파마, 염색 여부를 점검하고 교복 셔츠를 바지 안에 집어 넣었는지, 치마는 무릎 길이인지, 구두를 신었는지 살펴본다.


수업은 오전 8시에 시작하고 쉬는 시간은 10분이다. 점심시간은 50분, 저녁시간은 오후 5시부터 1시간이다.

학생들은 직접 교실 바닥과 책상, 창문을 닦고 휴지통을 비운다.

로저스는 오후 6시면 컴퓨터를 끄지만 학생들은 더 남아서 4시간 동안 자율학습을 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잠을 자거나 수다를 떨거나 다른 짓을 하지 않도록 감독한다.

학생들이 버스를 타러 나가고 교실이 텅 비려면 10시 20분은 돼야 한다. 이들은 대개 원거리 통학을 한다.

집에 가더라도 대부분 자정까지는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 한국에는 일류 대학에 가려면 하루에 4시간만 자야한다는 유명한 격언이 있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동안 학교와 부모, 국가의 기대 수준과 학생들이 거기에 맞추려 애쓰는 모습에 놀라곤 했다.

그는 가끔 밤 늦도록 불켜진 교실을 보며 이 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어떡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한국을 떠난 그는 미국의 한 대학에서 1학년 철학 수업시간에 아시아에서 지낸 경험을 들려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한국 고등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빨아들이던 모습을 떠올리며 강의실에 들어갔지만 현실은 너무나 달랐다.

책상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아이패드 등 전자기기가 놓여있고 학생들은 수업 중에 책상 아래로 휴대전화를 갖고 놀거나 노트북을 두들겨댔다.

전자기기 사용을 저지하자 학생들은 짜증난 표정으로 다시 강의를 듣기 시작했지만 집중 시간은 오래 가지 않았다.

로저스에게서 얘기를 전해 들은 30년 경력 노교수는 "퇴직 후에 미국 대학 붕괴에 대한 책을 쓸 것이다"라며 "아까 강의실에 있던 20명 중 5명만 수업을 제대로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업을 마치고 대학 교정을 걸으며 태평양 너머 한국의 고등학생들을 떠올렸다.

한국 시각으로 아침 9시니까 학생들은 이미 자리에 앉아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있을터다.

한국에서는 "열심히 하세요"라는 말을 끊임 없이 듣는다. 이 말은 독려이기도 하고 불평하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또 학생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더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연합뉴스)

2012년 10월 22일 월요일

Signs of being gifted: what to look for

"I'm always in awe of these parents who know really early that their kids are gifted, Stacia Taylor says. “We were the most clueless parents."
But that was then. With her first daughter, Taylor had to learn how to spot her child’s talents — and associated needs — from scratch. Now the mother of three gifted girls, Taylor can point to a number of signs beyond Kristin’s early penchant for advanced reading. All of her daughters — Kristin, Olivia, and Emma — have what she describes as an "incredible" ability to pull information from their surroundings. Her daughters mention things that astound her. "I'd say, 'How do you even know that?'" she says.
Experts cite a number of signs that may indicate your child is gifted, including (but, given the range of definitions and possibilities, certainly not limited to):
  • Exhibiting unusual curiosity and asking questions
  • Being good at solving problems
  • Reasoning well and understanding and adapting ideas
  • Having many interests
  • Reading avidly
  • Learning quickly and remembering what's learned
  • Communicating well
  • Enjoying intellectual challenges
But what if you see the signs and others — like your child’s teachers — do not? This is particularly likely to happen if your child is both gifted and has a learning disability — a combination known as "twice exceptional". Rich Weinfeld, a special education expert and author of Smart Kids with Learning Difficulties, who advocates for "twice exceptional" kids, says schools may see only the deficiency, leaving you to press the argument that your child is gifted, too.

Early signs of giftedness

You may see indications even earlier than Taylor did — when your child is still a toddler. Joan Franklin Smutny, founder and director of the Center for the Gifted in Glenview, IL, offers a number of tipoffs that a preschooler may be gifted, including if he:
  • sits through the reading of a long book and asks to hear it again
  • shows an early interest in the alphabet
  • remembers complex events
  • organizes or sorts things
There are even those who suggest you can see signs of early giftedness in infants. Take, for example, this article, "Is my baby gifted?" from the What to Expect website, that sees everything from being "particularly perceptive" to having “trouble sleeping" as clues that your infant is well on her way to toddling towards Harvard.
Whether or not your baby will grow up to be preternaturally precocious may not be clear for several years. While it’s fine to encourage your young child, there are limits, particularly for preschoolers. Researchers have found little to no benefit in so-called educational DVDs and games marketed to parents of gifted children, and most experts question the value of academically oriented preschool.

Is it giftedness or just challenging behavior?

Here’s one of the toughest pieces of the gifted puzzle: problematic behavior can also indicate giftedness. Obsessive interest in a particular subject — a fascination with how washing machines work, for example — may prompt a parent to worry if her child has Asperger's — but it could also be a sign of giftedness. Or both.
Or say your child is hypersensitive and has chronic intolerance to tags on her shirt. Is it Sensory Integration Disorder or giftedness… or both? Polish psychiatrist and psychologist Kazimierz Dabrowski theorizes that the same sensitivity that lets gifted people pull information from the world around them can make them extremely sensitive in other ways (physically and emotionally), too.
Of course, not all sensitive or obsessive children are gifted. Neither, contrary to popular myth, are all children who do well in school or who love books.
How, then, is a parent to know? Try your best to separate objectivity from subjectivity: if you think your son is gifted, but people look at you a little oddly when you make the claim, consider the possibility that love could be clouding your judgment. That said, experts advise that, in the absence of any clear guidelines, parents should trust their gut. Pay close attention to your child. Listen when friends and family point out your child’s special talents, and always trust your instincts as a parent.
By Gail Robinson
GreatSchools

Is your child gifted?

Unfortunately, it may depend on who you ask – and where you live. From IQ to behaviors, learn the many signs – both promising and troubling – of giftedness.

Your child is gifted… now what?

Your child’s gift comes wrapped in challenges. Learn why parents often struggle to get their gifted children's intellectual and emotional needs met.


Tracy Fisher, the mother of two gifted sons, has sent her children to public schools, a private school offering online learning, a military academy, and a charter school. Why so many schools? Because, like many gifted children, Fisher’s sons’ learning needs weren’t being met.
As Fisher discovered, the gift of having a gifted child comes wrapped in challenges. There's no one-size-fits-all solution to finding the right school for a gifted child, and programs vary depending on the state and district. And sometimes, idiosyncratic interests and adult conversation styles common to gifted kids can be socially isolating.

What to do when your child gets the G label?

"If it’s not broken, don’t fix it," says Dona Matthews, the co-author of Being Smart About Gifted Education. "If a kid seems to be happy and engaged in school and seems to be learning and growing [and] intellectually challenged — that's fantastic." Not all gifted children need a gifted program, and, Matthews says, the regular classroom is often the best choice. "Exceptional learning needs can be met with a flexible range of options that a good school will offer without calling it gifted, necessarily, and certainly without putting kids in a segregated program."
But if your child seems unhappy, bored, or uninspired, take note. If a school isn't challenging gifted kids, they may end up checking out: not doing their work, acting out, or saying they hate school and even want to drop out. Take an assessment of how the school is working for them. If you see signs things aren't going well, "What you really have to do as a parent is look around," says Katie Haydon, founder of Ignite Creative Learning Studio in Ojai, CA. Look for any available resources: a great teacher, supportive principal, individualized curriculum, or a pullout program.
You may need to look beyond your current school, whether it's public or private. (Caution: experts advise against assuming a private school will necessarily meet your child's special needs.) If you're considering a gifted program — be it at a public or private school — ask how students are selected and whether the teachers are trained to work with gifted children. The California Association for the Gifted has a list of questions you might ask when you visit.
Fisher had an especially hard time finding the right fit for her younger son, a math and science whiz with a learning disability — a combination known as “twice exceptional.” Richard Weinfeld, a special education expert and author of Smart Kids with Learning Difficulties, who advocates for kids like Fisher’s son, says if your child qualifies for both an 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 (IEP) for student with disabilities and for gifted education, then you should press the district to make sure your child gets both.

Social struggles of intense, sensitive, excitable, obsessive kids

"They're' so intense — that's one of the things about gifted kids," Fisher says, recalling how ardently her son insisted on military school at one point. Gifted children may be extremely sensitive, have an obsessive interest in an arcane subject, be highly excitable, or come across more of a "mini-adult" than a child. According to Polish psychiatrist Kazimierz Dabrowski's theory, the same sensitivity that helps gifted people assimilate information from the world around them can make them extremely sensitive in other ways, too.
Mariam Willis, a parent outreach specialist for the NAGC, says parents with such children have to make an extra effort to teach them social skills. "Don’t just drop them off at the mall — and don't think that if you just get them all the coolest clothes they're going to do OK, because they don’t want the coolest clothes," she cautions. Instead, Willis encourages parents to help their children seek out groups where they might find others with similar interests.
The good news is that as gifted people get older — even the profoundly gifted — they often find things get easier. Ellen Winner, a psychology professor at Boston College, reminds parents not to lose perspective and to remember their children face a bright future. As grownups, says Winner, "they can choose their own niche. They can find weirdoes like themselves. A kid in public high school can't."

"Wow, that’s incredible"

Getting your gifted child’s needs met can be stressful, which is something Houston-based Stacia Taylor discovered when her family moved from Louisiana to Texas. The mother of three gifted girls, Taylor said she did the once unthinkable and ended up homeschooling after it became painfully clear the new elementary school teacher couldn't deal with her daughter. "It was impacting [my daughter] negatively in a profound way," Taylor says.
For the first six months, Taylor "felt like I had jumped off a cliff." But eventually they found their groove. The schedule even allowed the family to travel along with their father on his frequent business trips. But not everything was easy. Taylor combed the internet for resources, and she’d get blindsided by mindboggling questions most parents never hear — at least from an elementary schooler. Taylor recalls a morning when her 10-year-old said at breakfast, "I understand the singularity before the big bang, but I'm a little confused about whether or not gravity was inside the singularity or outside the singularity."
Moments like that remind Taylor of the particular pleasures of parenting her children. "You get stuck in the weeds of some of the difficult aspects of having highly sensitive children," Taylor says. "It's not always easy to parent gifted children, but it's the most amazing journey you will ever be on."

 GreatSchools

올해 노벨의학상수상 존 거던 英 케임브리지대 교수 “한국과학자 줄기세포 큰 성과…



“최근 주목받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에 한국 과학자들이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 기초가 되는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영국 케임브리지대 존 거던 교수(79·사진)가 울산과기대(UNIST)에서 18, 19일 양일간 열리는 ‘2012 국제줄기세포학회’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이달 8일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한국을 첫 해외 방문지로 택했다.

학회에서 만난 거던 교수는 본인이 생물학을 선택하고 노벨상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학창 시절 생물학을 공부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충고를 듣고 한때 고전학을 전공할까 고민했어요. 하지만 라틴어나 그리스어는 앞으로 발전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고 벌레 같은 생물에 더 관심이 있어 생물학을 선택한 것이 노벨상까지 받게 됐습니다.”

거던 교수는 1962년에 개구리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올챙이의 체세포에서 얻은 핵을 이식해 올챙이로 키우는 데 성공하면서 핵 이식과 동물복제 분야의 개척자로 인정받아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연구는 체세포의 핵을 이식받은 난자가 올챙이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역분화’의 개념을 처음 정립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핵 치환 연구를 하기 위해 연구비를 달라고 하면 질병 치료와 무슨 상관이 있냐며 의아해했습니다. 그런데 50년이 지난 지금은 이 연구가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연구의 기초가 되고 있습니다. 기초연구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날 거던 교수의 강연에는 국내외 줄기세포 전문가뿐만 아니라 인근 과학고 학생까지 500명이 넘게 참석해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그는 한국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계속 연구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목표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현재 그가 이끌고 있는 케임브리지대 거던연구소는 체세포가 줄기세포로 역분화되는 과정을 추적해 단계적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이 연구가 앞으로 줄기세포를 환자에게 더 쉽게 적용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눈에 보이는 성과만 찾는 한국… 아무도 가지 않는 분야를 파라”



199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에르빈 네어 獨 괴팅겐대 교수

“한국은 연구능력에 비해 창의적인 도전이 부족합니다. 노벨상을 바란다면 지금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연구’에 투자해야 합니다.”

199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에르빈 네어 독일 괴팅겐대 교수(68·사진)는 ‘노벨상 수상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국뇌연구원이 주최한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차 방한한 네어 교수는 18일 오후 대구 중구 노보텔 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연구 효율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노벨상은 새로운 연구 분야를 만들어 낸 창의적 연구자에게 주어지는데, 한국의 경우는 연구 성과와 효율 같은 가시적인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

서울대 의대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산하 한국뇌연구원 자문위원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네어 교수는 이번 한국 방문이 7번째일 정도로 우리나라 실정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역분화줄기세포’라는 새로운 학문을 개척했기 때문에 받을 수 있었던 것이고, (자신이) 1991년 노벨상을 수상한 것도 ‘세포의 신호전달 방법’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뇌 연구를 비롯해 남들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학문에 집중해야 노벨상 수상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네어 교수는 연구자들의 자율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정부기관에서 연구 성과를 매년 꼼꼼히 평가하는 것 같다”며 “독일은 젊은 연구자라도 가능성만 인정된다면 최소 5년, 길게는 10년까지 자율적으로 연구하도록 해 주고, 책임급 연구원이 되면 평생 연구비를 보장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처음부터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2012년 10월 21일 일요일

브랭섬홀아시아를 가다

조기유학에 대한 불안감과 세계적 수준의 교육에 대한 갈증 때문에 국내 국제학교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송도와 제주에 국제학교가 속속 문을 열고 있는 가운데 10월 제주에 개교하는 캐나다 기숙 여학교 브랭섬홀아시아를 둘러봤다

1 제주의 자연과 잘 어우러지도록 설계된 브랭섬홀 캠퍼스.

국제학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아이를 혼자 해외에 유학시키거나 기러기 생활을 하지 않고도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글로벌 리더로서 자질도 키울 수 있기 때문. 특히 제주도는 국내 국제학교의 메카로 떠올랐다. 해외에 3년 이상 거주해야만 입학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외국인학교, 입학 정원의 30% 내에서 내국인을 선발하는 송도의 국제학교와 달리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는 외국 거주 경험, 한국 학생 쿼터가 따로 없다. 이곳에 노스런던칼리지잇스쿨(NLCS), 한국국제학교(KIS)에 이어 오는 10월 브랭섬홀아시아가 개교한다. 제주의 아름다운 환경과 잘 어우러진 첨단 캠퍼스 브랭섬홀아시아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자리 잡고 있다. 제주공항에서는 자동차로 40분 정도 거리. 지난해 9월 개교한 NLCS, KIS와도 캠퍼스가 연결돼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브랭섬홀은 캐나다 토론토에 본교를 둔 여성 사립 기숙학교로 1903년 개교했다. 제주에 설립된 브랭섬홀아시아는 이 학교의 유일한 자매 학교다. 9월 초 브랭섬홀아시아 캠퍼스를 방문했을 때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잘 어우러진 학교 건축물 자체였다. 세계적 건축가 피트 리는 아카시아꽃을 모티프로 캠퍼스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학생들의 건강을 고려해 놀이시설은 친환경 소재인 흙, 나무, 풀로 제작했다. 이 밖에 빗물을 모아 조경수로 활용할 수 있는 시설부터 제주지역 석재를 활용한 교내 조경까지 모두 친환경적인 요소로 만들었다고 한다.부지가 95000㎡ 에 달하는 이 학교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STEMV(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and Visual Arts)센터, 도서관, 각종 스포츠 경기장으로 구성된 웰니스 센터, 올림픽 아쿠아틱 센터, 아이스링크, 천연 잔디 구장 등을 갖추고 있다.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제공 브랭섬홀아시아는 유치부부터 초등 3학년까지 남녀공학, 4학년부터 12학년까지는 여학교로 운영되며, 개교 첫해인 올해는 SSAT와 인터뷰 등을 통해 10학년까지 신입생을 모집했다.
2 천연 잔디 구장. 3 올림픽경기장 규모의 수영장.
글렌 라도이코브치 교장 인터뷰


글렌 라도이코브치 교장은 세계 여러 국제학교에서 교사 및 학교 행정가로 일한 경험이 풍부하다. 뉴질랜드 파인허스트 학교의 교장으로 재직 당시 9년 연속 케임브리지 국제평가 최고 학교상을 수상한 바 있다.
Q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브랭섬홀이 어떤 학교인지 설명해달라.
“브랭섬홀은 꾸준히 전 세계 톱3 보딩스쿨로 선정되고 있으며, 작년에는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버드대가 캐나다에서 학생 선발 인터뷰를 할 때 브랭섬홀에서 진행할 정도로 아이비리그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 학교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으며, 예컨대 단순히 몇천 명의 회계사를 배출하는 학교가 아니라 학생 각각이 갖고 있는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한다.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Q 교사 선발 과정에 대해 알려달라.
“훌륭한 교사를 선발하기 위해 국제교사 채용 박람회를 통해 호주, 태국,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5천 장이 넘는 지원서를 받았다. 브랭섬홀아시아는 IB 인증 학교이므로 IB 프로그램의 이수 여부와 영어를 제2 외국어로 하는 학생들을 가르쳐본 경험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 올바른 태도와 덕목을 가르칠 수 있는 열정과 마음이 있는 선생님을 뽑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Q 저학년의 경우 처음부터 국제학교 수업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을 위한 대안도 있는가.
“초등학교의 수업은 한 클래스당 20명의 학생이 들어간다. 담임교사 외에도 보조교사와 아침시간에 아이들의 공부를 돕는 교사 등 3명의 교사가 아이들을 지도할 것이다. 영어를 잘 못하는 학생을 돕기 위해 EAL(English as Additional Language) 담당 교사도 고용했다.”
Q 학비가 적지 않은데, 장학금 제도에 대해 설명해달라.
“올해는 10학년을 위해 장학금 제도를 마련했는데, 내년에는 7학년과 12학년 사이 학생들 중에서 장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장학금의 20%는 제주 학생들에게 주어지며, 나머지는 학업 성취도에 따라 선발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IB는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따라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영어, 경제학, 사회학, 물리학, 인문학, 실험과학, 시각예술의 교과목을 배우는 국제 공인 교육과정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으로 IB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미국, 영국 등 전 세계 75개국 2천5백여 개 대학에 지원할 때 평가 항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브랭섬홀 본교는 2010년 졸업생의 93%가 대학 입학 시 장학금을 받았으며 졸업생 전원이 지원 1순위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고 한다. 일반 외국인학교나 국제학교는 대개 한국에서 학력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별도의 고졸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브랭섬홀아시아는 국사나 한국 문학 등 한국 교과목을 운영해 한국에서도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1 브랭섬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교직원들. 2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교사들. 3 중앙통제실에선 학교 곳곳에 설치된 CCTV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시설 및 디지털 교육 환경 브랭섬홀아시아의 학생과 학부모는 브랭섬홀의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통해 교육 프로그램, 포트폴리오 및 학생 개개인의 교육 성과 지표들을 확인할 수 있다. 캠퍼스 내에는 무선 인터넷망이 구축돼 있으며, 학생들은 이런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손쉽게 학습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캠퍼스 내 STEMV는 최첨단 교육시설과 교육 자재를 갖춘 과학·기술·공학·수학·시각예술 센터. 상대적으로 여학생들의 사회 진출이 부진한 이공계 분야의 교육을 장려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공간이다. 브랭섬홀아시아는 인성과 협동심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승마, 골프, 수영, 태권도, 테니스, 무용 및 겨울 스포츠 등 다양한 병행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글렌 라도이코브치 교장은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인간관계를 배우게 되며, 이는 학문적 성과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숙사&교환학생 프로그램 기숙사 건물은 캠퍼스 내에 있어 교내의 모든 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시니어스쿨 학생들은 학습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독립적인 방에서 생활하고, 주니어와 미들스쿨 학생들은 학교 내 공동의 학습 공간 및 공동 영역 공간에서 지내게 된다. 기숙사 내에는 과목교사, 상담지도교사와 언어교사들이 상주하며 학습 및 학교 생활 등 다방면에 걸쳐 도움을 준다. 또한 학교 측은 9학년(8주 과정 예정)에게 무료로 캐나다 본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캐나다의 문화를 배우고, 명소를 방문하는 일정이 포함되며, 추후에는 아이비리그 또는 캐나다 유명 대학을 방문하는 일정도 고려하고 있다. 학비는 기숙사비 포함 연간 4천5백만~5천만원 수준이다.
다양한 국제학교 유형, 꼭 확인하세요!


외국인학교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자녀와 외국에서 장기간 거주하고 귀국한 내국인의 교육을 위해 설립된 학교.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외국인이거나 외국에서 총 3년 이상 거주한 내국인에게 입학 자격이 주어진다. 내국인은 정원의 30%까지 입학이 가능하지만 시·도 교육감이 교육 규칙으로 정하는 경우 정원의 50%까지 가능하다. 최근 재벌가와 유명 그룹 임원, 변호사 등 사회지도층 부모들이 브로커를 끼고 자녀의 국적을 위조해 입학시키려 했던 곳이 바로 이 유형이다. (서울용산국제학교·한국외국인학교·서울상암드와이트스쿨 ·덜위치칼리지서울영국학교·부산국제외국인학교 등 전국 51개교)
외국 교육기관 외국인의 투자 유치를 위해 조성되는 경제자유구역 등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교육 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립된 교육기관.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의 자녀 및 내국인(해외 거주 요건 제한 없음) 등에게 입학 자격이 주어지며 현행 규정상 내국인은 정원의 30%까지 입학 가능하다. (송도채드윅국제학교·대구국제학교 등 4개교)
제주 국제학교 제주영어교육도시 내에 세워진 국제학교로, 세계 명문 교육기관을 유치해 국내에서 해외 유학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설립됐다. 내·외국인 입학 자격이 따로 없다. (NLCS 제주·KIS 제주·브랭섬홀아시아 등 3개교) 여성동아

‘좋은 부모 노릇에 대한 성찰’

세상에 아버지만큼 크고 든든한 이름이 있을까.
아버지는 자녀에게 DNA를 물려줄 뿐 아니라 말과 태도, 혹은 뒷모습만으로도 세상과 맞설 용기와 지혜를 준다.
하지만 성공과 1등이 지상 과제인 요즘, 아버지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세상이 뭐라고 하든 아이가 원하는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면, 그리고 존경받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면 서울대 임정묵 교수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자.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임정묵(49) 교수의 전공은 줄기세포의 안전성, 그러니까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안전한지 여부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런 그가 최근 전공과 큰 관련 없어 보이는 ‘좋은 아버지 수업’(좋은날들)이라는 책을 펴냈다. 아이에게 유전학적으로 좋은 형질을 물려주자거나 줄기세포를 이식해 더 나은 형질로 변환시키자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14년 동안 대학교수로서 학생들의 고민과 방황을 지켜보며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일을 찾는 데 아버지가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성찰을 담은 것이다. 공부 잘해도 진짜 원하는 걸 모르는 요즘 대학생들 임정묵 교수의 수업은 학생들에게 양방향으로 간단한 논리를 주고 약간 어려운 질문을 던져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게끔 하는 강의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신입생을 위한 전공 탐색이나 교양 수업 때 한 번씩 던지는 질문이 있다. “수능 성적, 내신, 부모님의 권유, 언론 보도, 적성검사 결과 이외의 특별한 이유로 전공을 선택한 이유가 있니?” “자신이 어려서부터 가진 꿈과 지금의 전공 분야가 같은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그가 이런 화두를 던지면 강의실 분위기는 대부분 급격히 썰렁해지기 마련.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어야 할 스무 살 청년들이 아직도 자신들이 왜 그 일을 선택했는지, 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대답조차 준비돼 있지 않은 것이다. 임 교수는 특히 학번이 낮을수록 본인의 꿈과 동떨어진 전공을 선택한 아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대학 진학에 성공한 것만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믿지만 아이들의 진짜 고민과 갈등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학교 다닐 때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공부해서 전교 1등을 독차지했는데 막상 대학에 와보니 주변 친구들이 다 그런 거예요. 학교도 세상도 그리 녹록지 않고, 공부 잘하는 아이라는 정체성도 사라지고, 아이들이 혼란에 빠지게 되죠.” 아이들이 방황하는 건, 그들의 잘못 때문이 아니다. ‘공부만 잘하면 원하는 건 대학 가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도서관으로 학원으로 몰아넣은 어른들의 책임이 더 크다.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는 아이를 다그치지만 임 교수는 “그러지 않아도 아이들은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에게 가장 미안해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면 가슴이 짠해질 때가 많다고. “‘성공하려면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면 세상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고로 성공하기 위해선 공부를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공부시킬 때 부모들이 주로 펴는 논리죠. 장래 희망과 상관없이 무조건 공부부터 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꿈을 가진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해 서울대 의대에 갈 실력이 된다면 그땐 어떡하겠습니까? 그래도 아이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지금 우리는 각자 좋아하는 분야에서 모두 1등 할 수 있는 아이들을 성적이라는 한 가지 잣대로 1등부터 1백등까지 순위를 매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 리더가 되면 그 사회는 망하는 거죠” 한때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엄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경제력, 아빠의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씁쓸하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막대한 사교육비와 교육관을 둘러싼 부부의 갈등,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음 직한 일이다. “저는 그런 말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서울대에는 실제 그렇게 들어온 친구들도 많고 학교생활을 잘 하기도 합니다. 또 공부 잘하는 학생들 멘토 노릇을 하다 보니까, ‘네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부모님 말씀 듣고 그게 옳다고 생각해서 좋아하는 다른 일이 있음에도 이 전공을 선택했는데 그걸 부정하라니, 혼란스러운 거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 아이들은 충분히 존중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싫다는 아이를 억지로 몰아붙이는 식은 곤란하다는 거죠. 부모들이 주도하는 조기교육 혹은 영재교육과는 다른 차원에서 ‘나는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아이가 생각할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합니다.”

부모라고 왜 아이를 자유롭게 키우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아이가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에 나갔을 때 번듯한 직장을 얻으려면 학벌이라는 보험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아이가 좋고 싫고를 떠나서 어쩔 수 없이 공부를 시켜야 한다. 임 교수는 이에 대해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생물학적으로 사람마다 다 유전적 소인이 다르거든요. 아이마다 맞는 일이 따로 있고,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다양성이 존재합니까. 집 주위에 병원만 있으면 사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병원도 있고, 한의원도 있고, 은행도 있고, 청소부도 있어야죠. 모두가 리더가 되면 그 사회는 망하는 겁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판사·검사, 의사가 되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신들린 듯이 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세상이잖아요. 그렇게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부모가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물론 부모의 입장에서 불안할 수 있습니다. 그 불안감은 원시시대부터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멧돼지가 무섭다고 아이에게 사냥을 가르치지 않은 건 아니잖아요. 중세·산업 사회도 마찬가지고, 인류는 그런 불안감과 싸우며 진화해오지 않았습니까.”

행복과 불행의 양은 누구에게나 똑같다 ‘어려서부터 독서를 굉장히 좋아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눈이 나빠 초등학교 때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열심히 공부한 덕에 자라서 학문적으로 성공하고 원하는 걸 이뤘지만 그러는 사이 안경 도수는 점점 높아져 갔고, 늘 책상에만 붙어 있었던 탓에 건강도 잃게 됐다. 의사는 그에게 이제 안경을 벗고 주위도 살피고 운동도 좀 하며 쉬엄쉬엄 살 것을 권했다. 그대로 공부를 계속하면 시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면서.’ 임 교수가 가끔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의사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더 열심히 공부해 성공을 향해 달려갈 수도 있을 것이고, 안경을 벗고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가 학생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무슨 일을 선택하든 일장일단이 있다는 걸 일깨워주기 위해서다. 임 교수는 누구에게나 행복과 불행의 양은 똑같다고 말한다. 돈이 많아도 가정이 화목하지 않은 집, 학벌은 좋은데 돈이 없는 집, 모든 것이 완벽한데 가족 중 하나가 아픈 집 등 가정마다 수많은 고민의 조합이 있다.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 또는 실패나 실의에 빠졌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극복하느냐가 더 중요한 이유다. “저라고 왜 좌절이 없었겠어요?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평생의 상처였고, 대학교 때 성적은 겨우 중간이었습니다. 학사 경고를 받은 경험도 있는데, 학생들에겐 살짝 창피하지만 ‘아이들이 저를 보며 희망을 가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또 몇 년 동안 집착했던 일들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엄청난 손해를 보기도 했죠. 인간이니까 공들인 시간이 아깝고, 다른 사람이 그걸 해내는 걸 보면 약이 바짝 올라 잠을 못 자기도 해요. 하지만 지나고 보면 결국 제가 안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또 안 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사람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지만 나이 들면서 점점 원하는 게 안 된다고 버둥거리며 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요.” 그가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도 바로 그것이다. 삶은 햇볕이 쨍쨍 내리쬐기도 하지만 때로는 세찬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한다. 어떤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가도 때로는 쥐구멍에 숨고 싶을 만큼 창피한 일도 생긴다. 이 모든 과정을 부모가 함께하며 일일이 코칭해줄 수 없다면 아이가 길이 아닌 길도 가보고, 일승일패의 세상에 익숙해지기도 하며, 앞으로 조금씩 성실하게 나아가 지난날보다 조금 더 나아진 자신에게 만족하며 사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화에 빠진 큰아들, 하고 싶은 공부만 하는 둘째
두 아들과 소통하는 법


제자들이 임정묵 교수에게 선물해 준 캐리커쳐.
임 교수는 그 자신의 자유분방한 성격 덕분에 세상이 요구하는 정형화된 교육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호흡하는 교육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한다. 대학생, 중학생인 두 아들도 그렇게 키웠다. 임 교수의 장남은 현재 일본의 한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하며 데뷔를 앞두고 있다. 둘째는 중학교 2학년. 첫째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까지는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냈다.
임 교수가 일본 오카야마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때 태어난 장남은 그 후로도 미국 등에서 공부하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에 들어왔다. 미국에서는 제법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한국 학교의 주입식 교육을 힘들어 했다. 한국식 교육법은 분명 효율적인 부분이 있지만 그런 스타일이 맞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고역이다. 중학교에 들어가자 ‘어떡하면 명분을 갖고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하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됐다. 그러다 만화에 빠져들었다. 처음에는 아이가 잠깐 관심을 갖다 그만둘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이가 만화를 그리며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엄마와 부딪히는 횟수도 잦아졌다. 그러던 중 중학교 3학년때 덜컥 사고를 쳤다. 아이가 아니라 임 교수였다.
“집사람이 둘째와 캠핑을 갔을 때 큰아이를 데리고 만화 학원을 찾아갔어요. 이 아이가 정말 만화를 그려도 될지 원장님께 6개월만 지켜봐달라고 했죠.”
그 사실을 안 아내는 “왜 한 마디 상의도 하지 않았느냐”며 서운해했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학원에서 아이가 그림을 계속해도 좋겠다는 사인이 왔다. 아들은 본격적으로 만화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공부 학원에 다닐 땐 어깨가 축 처져 있던 아이가 만화 학원에 갈 땐 신이 나서 날아다녔다. ‘이왕 도와주기로 한 이상 본격적으로 밀어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아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임 교수에게 안식년 기회가 왔다. 아이에게 ‘아빠와 함께 풍자 만화로 유명한 유럽으로 공부하러 가지 않겠느냐’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그러고는 다니던 학교 측에 자퇴 과정, 유럽 학교에서 실패하고 돌아왔을 때 어떻게 될지 등을 자세히 상담했다. 결과적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유학은 못 가게 됐지만 아들은 그 과정에서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됐다고 한다.
“나중에 아이가 그때 처음으로 인생의 위기감을 느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때까지는 공부를 안 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화를 그렸고, 어느 정도 그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니까 자기도 당황하게 되더라는 거죠. 그러면서 ‘내가 정말 그림을 계속 그려도 될까’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후로 아들은 스스로 제 길을 잘 찾아서 가고 있다. 일본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몇 개월 동안 방 안에만 틀어박혀서 일본어 공부를 했다. 대학에 진학해서는 몇 차례 상도 받았다. 얼마 전에는 한밤중에 엄마에게 전화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한다.
둘째 역시 개성이 강하다. 어릴 때는 책과 동물을 좋아해서 주위에 늘 책과 곤충들로 넘쳐났다. 지금도 호불호가 분명해서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의 점수 차가 70점이나 된다. 임 교수는 둘째 역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아이가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라고 한다. 다만 언제쯤 개입을 해야 할지 그 시기를 고민 중이라고.
“아이를 인정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인내가 필요해요. 어떤 때는 꾹 참아야 하지만 또 어떤 때는 질풍노도와 같이 아이를 자극할 필요도 있죠. 또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필요에 의해 움직이는 동물이기도 해요. 자신이 정말 원하는 걸 알기 위해서는 고통도 필요하죠. 아이들에게 늘 좋은 것만 주려고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여주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성동아

워킹맘의 건강지수 높이기 엄마가 건강해야 가정이 행복하다

가정 행복의 근원은 뭐니 뭐니해도 건강이다. 소홀하기 쉽지만 바쁜 시간 쪼개 열심히 건강을 관리하는 고수 워킹맘의 특급 노하우


알람 맞춰놓고 영양제 챙겨 먹어요 “싱글일 때는 꼬박꼬박 영양제 챙겨 먹으며 유난 떠는 건강염려증 환자였는데, 아이 낳은 뒤에는 아이 건강이 우선이라 제 건강에는 소홀하게 되더라고요. 매일 챙겨 먹던 영양제는 드문드문 먹으니 효과도 없는 것 같고요. 아이 잘 키우고, 회사 열심히 다니려면 건강이 우선이다 싶어 현재 건강 상태에 맞춰 영양제를 구입했어요. 관절 건강을 위해 칼슘, 혈액순환에 좋은 오메가3, 여성 질환에 효과 있는 감마리놀레산 영양제를 골랐죠. 휴대전화 알람으로 영양제 먹을 시간을 맞춰놓고 제때 챙겨 먹으니 효과도 좋은 것 같아요.” 김수남(37) 회사 건강검진 외에 추가 검진 받아요 “35세가 넘으면서 몸 여기저기에서 고장 났다는 신호가 왔어요. 회사에서 받는 건강검진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추가 검진을 받고 있어요. 부인과와 탈모, 스트레스 검사를 추가로 받았는데, 큰 병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건강한 생활습관을 습득하게 됐어요. 특히 스트레스 검사를 받고 난 뒤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게 되고, 스트레스가 덜 쌓이니 피로가 줄었답니다. 추가 검진을 받으면서 건강에 대한 불안함도 사라졌고요.” 김보영(36) 일 년에 한 번, 보약 꼭 챙겨 먹어요 “결혼 전에는 매년 보약을 챙겨 먹었는데,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생기니 저보다는 남편, 아이의 보약을 먼저 챙기게 돼요. 더위,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철이 바뀌기 전에 보약 한 첩씩 먹어 건강을 유지했는데 한두 해 먹지 않았더니 감기에 자주 걸리고 몸이 무거워졌어요. 아이 키우고 회사 생활 제대로 하려면 내 건강 먼저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일 년에 한 번씩 꼭 보약을 지어 먹어요. 면역력도 높아지고, 피로도 덜 쌓이는 느낌이고, 일의 효율성도 높아졌답니다.” 이혜경(34) 점심시간에 운동하며 체력 키워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은 필수죠. 시간 여유 있는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동하기로 마음먹고 점심식사 후 운동화를 신고 회사 근처 공원을 20분 정도 걸었어요. 매일 점심에 걷기 운동을 한 지 한 달째, 몸이 가벼워졌고 오후 시간 저를 괴롭히던 졸음도 사라졌고요. 주변 동료들도 한두 명씩 걷기 운동에 동참하면서 배드민턴, 탁구 같은 짝지어 할 수 있는 운동도 시작했어요. 매일 걷기 지루했는데, 여러 운동을 번갈아 하니 재미있고 운동 효과도 높아요.” 박유나(33) 친구들과 ‘건강계’ 하며 서로 건강 챙겨줘요 “일찍 결혼해 워킹맘이 된 고등학교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져요. 워킹맘의 고충을 나누며, 정보를 교환하고 우정을 돈독히 하죠. 가장 치열하게 살던 워킹맘 친구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모임의 성격을 ‘건강계’로 바꿨어요. 곗돈을 모아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환절기에 독감 예방주사를 단체로 맞고, 부인과 검사를 받으며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죠. 만나서 수다만 떠는 것보다 건강을 챙길 수 있어 좋고, 건강 용품도 공동구매하니 가격이 저렴해 일석이조 효과를 얻어요.” 최영란(29) 힐링캠프 다녀왔어요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고 하잖아요. 스트레스가 많으면 피로가 쉽게 오고, 면역력이 떨어져 잔병치레를 많이 하게 돼요. 건강하려면 정기적으로 스트레스를 날려야겠다고 생각해 힐링캠프를 계획했어요.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1박2일 놀고 먹으며 여행하니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답니다. 맑은 자연환경 속에 있으니 남편과 아이도 좋아하고요. 힐링캠프를 계기로 한 달에 한 번 1박2일 코스로 가족 여행을 떠나요. 관람하고 체험하는 일정 빡빡한 여행이 아닌 맑은 공기 맡고 자연의 소리 듣는 여행을 떠나지요. 힐링캠프 1년째, 기분일지는 모르지만 피부도 좋아지고 잔병 치르는 횟수도 줄었어요.” 임나영(35) 일주일에 한 번 보양식 데이를 정해요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많이 그리고 자주 먹는데도 쉽게 지치고 기력이 부족해요. 평범한 식단으로는 부족해 일주일에 한 번 ‘보양식 데이’를 정해 영양 섭취를 해요. 장어와 삼계탕, 추어탕, 갈비탕, 육개장, 생선찜, 한우쇠고기 구이 등으로 스태미나를 보충하죠. 남편과 퇴근 시간이 비슷한 금요일 밤이 보양식 데이로, 이번주는 어떤 보양식을 먹을까 고민하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또래보다 키가 작고 마른 아이도 저와 함께 보양식을 챙겨 먹은 뒤 훨씬 건강해졌어요. 잦은 야근으로 체력이 바닥이라던 남편도 보양식 데이를 은근히 기다리는 눈치예요.” 송수진(32) 끼니를 절대 거르지 않아요 “아이 키우고 회사 업무에 치이다 보면 쉽게 끼니를 거르잖아요. 식사를 제때 챙겨 먹지 못하고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다 보니 늘 위염을 달고 살았죠. 속이 더부룩하고 배 안에 가스가 가득 찬 것처럼 불쾌하거나, 식사 후 명치끝에 고통스러운 통증이 밀려와 병원을 출근하듯 드나들었답니다. 진료를 봐준 의사가 ‘워킹맘의 원동력은 밥심! ’이라며 약보다 끼니를 거르지 않는 것이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하더라고요. 끼니를 거르지 않고 챙겨 먹은 이후 위염은 말끔히 나았고, 체력도 좋아졌어요. 워킹맘의 위대한 힘은 밥에서 나오는 것이 맞나 봐요.” 강미진(34) 매일 잠자기 전, 10분씩 스트레칭해요 “‘노동이 곧 운동이다’라 믿으며 1인2역을 열심히 했는데 몸에 살이 붙으면서 옷도 맞지 않고 건강도 나빠졌어요. 2~3kg만 쪄도 몸이 무겁고 잔병치레가 많아지는 체질이라 다이어트를 결심했지요. 먹는 것을 줄이면 기력이 없어 육아ㆍ회사일에 영향을 줄까봐 운동으로 노선을 바꿨어요. 피트니스센터에 다닐 여유는 없어, 매일 잠자기 전 10분씩 스트레칭했어요. 2~3개월 꾸준히 했더니 살도 빠지고, 몸매 라인이 예뻐졌으며, 피로도 줄어 요즘은 30분으로 시간을 늘렸고요. 효과 있겠냐며 비웃던 남편도 제 몸매가 달라진 것을 보고는 얼마 전부터 스트레칭에 동참했답니다.” 김지혜(29) 한 달에 한 번, 하루 종일 쉬어요 “건강 챙긴다고 시간을 쪼개 과하게 운동하는 워킹맘들도 많은데, 저는 기본 체력이 약한 편이라 무리하면 오히려 몸에 탈이 나요. 조금이라도 피곤하면 몸이 붓고 잇몸에서 피가 나거든요. 저에게는 휴식이 곧 건강 비결이에요. 남편이 한 달에 일요일 하루는 아이를 봐주겠다고 해 그날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어요. 집에서 밀린 잠을 자고, 미리 장만해둔 음식과 과일을 먹으며 충분히 휴식을 취한답니다. 불가피하게 약속이 있을 때는 반나절이라도 푹 쉬고요. 미리 장 보고 전날 청소를 끝내면 일요일 하루는 온전하게 쉴 수 있답니다.”
힘 쓰는 일은 남편 몫으로 남겨둬요 “갓 태어난 아기도 3~4kg인데, 아기를 자주 안고 있으면 당연히 관절에 무리가 오죠. 아기가 엄마 품을 떠나려고 하지 않아 자주 안아줬더니 6개월 후 어깨에 근육통이 생겼어요. 아기를 안고 있을 때 어깨에 통증이 와 떨어뜨릴 뻔한 일촉즉발의 상황이 생기니 더 이상 아기를 안을 수 없더라고요. 아기가 귀여워도 필요 이상으로 안지 않고, 무거운 물건은 남편이 들게 해요. 남편이 없어 불가피하게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반드시 두 손을 이용해 손목과 어깨의 부담을 줄이고요.” 조영주(35)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 줄이는 마인드 컨트롤 해요 “끼니를 자주 거르고, 운동량이 부족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등 워킹맘의 건강이 나빠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그중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스트레스라고 생각해요. 회사일 하나 하는 것도 힘든데, 육아와 살림 문제가 더해지면서 스트레스는 최고조에 이르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나와 대화를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해요.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시간이죠. 스스로가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내면과 대화를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고 금세 해소된답니다.” 홍은미(30) 살찌지 않도록 소식해요 “살찌고 몸이 무거워지면 여기저기 아프고 쑤시는 스타일이라 정상 체중 범위를 넘기지 않도록 노력해요. 운동할 시간이 없어 적게 먹어서 몸을 가볍게 유지하려고 애쓰죠. 쏟는 에너지는 많은데 섭취량을 줄이려니 곤혹스럽더라고요. 처음에는 간식을 줄이고, 식사량을 점진적으로 줄여갔어요. 라면 대신 곤약국수를 먹고, 흰쌀밥 대신 잡곡밥으로 바꾸는 등 대체식품에도 눈을 돌렸고요. 점심에 과식하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에너지바를 먹고, 포만감을 주기 위해 식사 전 채소를 많이 섭취하며, 저녁 식사는 오후 8시 전에 간단하게 했답니다. 1년째 소식 생활을 실천하고 있는데, 살이 빠지고 면역력도 높아져 잔병치레가 줄었어요.” 정현희(31) 운동화 챙겨서 출근해요 “저는 틈날 때마다 걷기 위해 운동화를 챙겨 출근해요. 직장에서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1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해요.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는 운동화로 갈아 신고 주변 공원을 10~20분씩 걸으며 워킹을 생활화해요. 걷는 것만으로도 임신으로 약해진 척추 관절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답니다. 답답할 때는 한강변을 걸으며 가정과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도 해요.” 진정인(34) 하루 3분, 양쪽 손을 털며 관절염 예방해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 때문에 집에서는 늘 아이를 안아주고, 회사에서는 과도하게 마우스를 사용하는 워킹맘은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요. 무릎, 어깨, 손목, 팔꿈치 등에 통증이 생기고 저리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죠. 저는 특히 손목 관절이 제일 문제예요. 우연히 본 아침 방송에서 매일 하루에 3분, 양쪽 손을 털어주면 관절염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이후 의식적으로 아침ㆍ저녁으로 양쪽 손을 털어주고, 어깨와 발목을 돌리면서 관절을 부드럽게 해줘요. 혈액순환이 잘되게 2~3일에 한 번씩 반신욕도 꾸준하게 하고요. 덕분인지 자주 찌릿찌릿하던 손목 저림과 통증이 개선됐답니다.” 하인주(31) 내 건강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몸에 좋은 음식은 아기와 남편을 먼저 주고, 남편 피곤할까봐 육아와 가사일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기초 체력이 좋다고 자신했지만 어느 순간 저도 관절염과 허리 디스크, 축적된 피로로 인한 대상포진 등 여러 병에 노출되기 시작했죠. 제가 아프니까 아기와 남편의 생활도 피폐해지고, 집은 항상 어수선했어요. 우선 내가 건강해야 남편과 아기, 우리 가정을 지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은 제 건강을 1순위로 챙겨요. 자신의 건강은 뒷전이라는 생각이 워킹맘을 더 병들게 하는 것 같아요.” 서정은(37) 견과류, 말린 과일 등 간식 준비해요 “제때 식사 챙겨 먹기도 바쁜 워킹맘이 과일 섭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비타민ㆍ무기질의 보고인 과일을 자주 먹지 못하니 금세 피곤하고, 피부가 칙칙해지더라고요. 생과일을 먹지 못하면 말린 과일이라도 먹어야겠다고 생각해 변비 예방하는 푸룬, 위를 보호하는 사과, 피부에 영양을 주는 키위 등 말린 과일을 잔뜩 사와 집과 회사에서 수시로 먹어요. 부득이하게 끼니를 거를 때는 포만감 있는 호두, 아몬드, 땅콩 등을 섭취하며 영양을 챙기고요. 식사만으로 부족한 영양은 간식으로 보충하는 것도 방법이랍니다.” 강민희(38) 주말마다 가족끼리 자전거 타요 “피곤에 허덕이는 저와 남편은 주말이면 집에서 나올 생각을 안 했어요. 동물원·공원 등으로 아이와 함께 놀러가야 하는데, 휴가 때가 아니면 나들이 계획은 꿈도 못 꾸죠.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고 몸이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아 가족 운동을 해보자고 남편에게 제안했어요. 5살 아이도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 집 앞 한강변에서 자전거 타는 가족을 보고 ‘저거다’ 결심했죠. 자전거 타기를 시작한 이후 저희 가족에게 놀라운 변화가 생겼어요. 우선 D자형 몸매였던 남편의 배가 실종됐고, 항상 나른하던 제 몸이 영양제를 맞은것 마냥 활기차졌어요. 허약 체질이던 5살 아이는 키가 크고 튼튼해졌답니다.” 이아린(32) 매일 아침 채소주스로 노화 방지해요 “부모님과 살 때는 매일 아침 차려진 밥상을 대하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가정을 꾸리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니 아침 먹는 일은 연중행사예요. 몸이 힘드니 주말에도 나가서 아점을 먹거나 패스트푸드를 배달해 먹는 일이 다반사죠. 그러던 중 동창회에 나갔다가 친구들로부터 왜 이렇게 늙었냐는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평소에 동안 외모로 불리던 저는 어느새 노안이 돼 관리 안 하는 아줌마가 돼 있더라고요. 친구가 피부과 시술, 영양제보다 효과 있다며 매일 아침 채소주스를 먹으라고 권하더라고요. 시판 채소주스를 배달해 매일 아침 한 잔씩 마시고, 평소에도 탄산음료나 커피 대신 마셔요. 배변 활동이 활발해지니 피부가 좋아지고, 얼굴에 혈색이 돌면서 다시 어려 보인다는 칭찬을 듣게 됐어요.” 이현정(38) 아이와 함께 예방접종 해요 “아버지께서 늘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라’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아프면 회사일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아이와 남편도 고생을 하잖아요. 아이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 갈 때 저도 독감 예방주사 맞고, 피곤을 느끼면 바로 포도당이나 비타민, 마늘 주사를 맞으며 건강을 챙겨요. 유비무환의 자세로 주사와 영양제를 맞았더니 작년 한해 감기 한 번 걸리지 않고 무사히 지나갔답니다. 늘 씩씩하고 건강해 보이니 회사에서도 중책을 맡겨주고, 몸이 건강하니 짜증낼 일도 없어 남편과의 사이도 좋아요.”
여성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