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인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신초등학교 학생들이 특별활동시간에 악기 연습을 하고 있다
‘우리 아이도 사립초등학교에 보내볼까?’
초등학교에 입학할 자녀를 둔 부모는 이맘때면 국공립과 사립 중 어떤 학교에 보낼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공립초등학교의 교육여건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자녀 교육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학부모가 많기 때문에 사립초등의 입학전형 경쟁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학부모 임미자씨(41·서울 강동구 고덕동)는 사립초등학교 2학년인 첫째 이동재군(8)에 이어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둘째 지현양(6)도 사립초등학교에 보낼 생각이다.
임씨는 “교사들이 한 학교에 오래 근무하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해 잘 알고 예체능 등 특기적성 교육을 잘하고 있어 마음에 든다”며 “추첨에서 떨어지면 대기자 명단에 올려서라도 반드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초등학교는 모두 5384개교. 이 가운데 사립초등학교는 76개교로 전체의 1.5%에도 못 미친다. 서울 지역에 절반이 넘는 40개교가 몰려 있다.
▽어떻게 보내나〓올해 서울시내 사립초등학교들은 12월2일부터 10일까지 원서접수를 실시하고 12일에는 학교별로 추첨을 한다. 구비서류는 입학원서 1통과 반명함판 사진 2장. 지원한 어린이는 부모와 함께 추첨 30분 전까지 지원 학교에 나와 확인을 받아야 한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추첨을 하기 때문에 여러 학교에 지원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일부 학교는 추첨 이전에 면접 등을 통해 너무 산만하거나 기초적인 학습 준비가 안 된 아이들을 제외시키기 때문에 지금부터 선발시기 등을 확인해 봐야 한다.
추첨에서 탈락한 학생은 결원이 발생할 경우 순서에 따라 전학할 수도 있다. 학교별로 해당 학교 교직원 자녀나 국가유공자 자녀 등에게 우선 순위를 부여하는 곳도 있다. 전학을 둘러싸고 일부 학부모들의 과열로 인한 ‘잡음’이 생기기도 한다.
사립초등학교에 따르면 통학 거리가 멀거나 이사 또는 이민을 가느라 학교를 떠나는 학생이 종종 있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으면 2학년쯤에는 대체로 전학이 가능하다는 것.
▽비용은 얼마나 드나〓학교별로 차이는 있지만 수업료와 급식비, 특기적성 교육비, 통학버스비 등을 포함해 대체로 한 달에 30만원 가량 든다. 입학금은 50만∼70만원선. 국공립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이어서 월 3만원 안팎의 급식비만 내면 별도의 비용 부담은 없다.
많은 학부모들이 사립초등학교를 보낼 생각을 하면서도 만만치 않은 교육비 때문에 망설이기도 한다.
그러나 공립에 비해 개별지도가 가능하고 특기적성 교육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곳 저곳 학원을 다니며 사교육비를 들일 필요가 없어 오히려 공립보다 교육비 부담이 적다고 말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또 사립초등학교는 대부분 교복을 입기 때문에 옷 걱정을 안 해도 된다. 교복만 깨끗하게 입으면 아침마다 어떤 옷을 입혀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교육 내용〓기본 교과과정은 공립과 사립이 모두 같지만 사립의 경우 예체능과 컴퓨터, 외국어 등 특별활동을 강조하는 학교들이 많다. 학급당 학생 수는 대개 36명이며 사립학교 간에도 교육여건에 큰 차이가 있다.
공립은 초등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지만 사립은 1학년부터 영어와 컴퓨터 등을 배우는 경우가 많고 특별활동 프로그램도 공립보다 다양한 편이다.
학생마다 졸업 때까지 하나 이상의 악기를 익히도록 가르치는 학교도 많고 원어민 영어교사가 단순히 영어뿐만 아니라 아예 교과목을 가르치는 학교도 있다. 서울의 경희나 리라초등학교처럼 스포츠를 필수로 하는 학교도 많다. 수영장이나 골프장, 학교 농장 등을 갖춘 사립초등학교도 있다.
▽주의 사항〓서울의 경우 사립학교는 모두 강북지역에 있다. 자녀를 사립에 보내려면 집에서 너무 먼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강남에서 강북까지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통학에 시달리다 보면 오히려 학습 의욕이 떨어질 수도 있다. 또 특별활동을 위한 학교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학교 주변 환경이 교육에 해롭지 않은 지도 미리 파악해야 한다.
일부 학교는 종교적인 이념에 따라 세워졌기 때문에 이에 따른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지 여부도 미리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사립초등학교라고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남들이 보내니까 나도 보낸다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우선 아이의 적성에 맞는 학교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또 대체로 집에서 먼 학교를 다녀야 하기 때문에 집 가까이 사는 ‘동네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다. 또 공립보다 여유 있는 집의 자녀가 많아 자칫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서울 화랑초등학교 정진해(鄭鎭海) 교장은 “학부모들이 학교를 직접 방문해 설립 이념과 교과과정 운영 등에 대한 정보를 미리 따져보고 아이의 적성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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