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美뉴욕의 한 공립과학고, 노벨상 8명 배출했다


브롱스高, 올 화학상 레프코위츠 등 고교 최다 수상자 기록]
과학인재 배출 비결은 - 관심 분야 관련 멘토 붙이고
전문 연구 실험실도 찾아줘… 학생들 연구, 과학저널에 실려
전교생 60%가 아시아계, 한국어 수업도 개설돼 있어
미국 뉴욕시의 특수 목적 공립 고등학교인 브롱스 과학고는 지금까지 노벨상 수상자를 8명 배출했다. 1972년 첫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탄생한 이래 물리학상 부문에서만 7명의 수상자가 나온 데 이어, 올해 노벨 화학상을 로버트 레프코위츠 듀크대 교수가 받으면서 브롱스 과학고 출신 노벨상 수상자가 총 8명으로 늘어났다.

1938년 개교한 브롱스 과학고는 '과학 분야 노벨상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이 학교는 미국 고교 중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고 BBC가 15일 보도했다. 브롱스 과학고를 국가로 친다면, 노벨상을 많이 받은 국가 순위에서 13위(2012년 10월 기준)인 벨기에와 같은 수준이다.
브롱스 과학고의 전체 학생 3000여명 중 60%(2011년 기준)가 아시아계다. 한인 학생도 다수 재학하고 있어 외국어 과목 중 한국어 수업도 개설돼 있다. 브롱스 과학고는 매년 미국 언론이 선정하는 명문 고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졸업생 대다수가 명문 대학에 진학한다. 이 학교는 2010년 대학이나 연구소가 아닌 고등학교로는 처음으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물리학협회로부터 '물리학의 역사적인 장소'로 선정됐다.

브롱스 과학고가 뛰어난 과학 인재를 길러내는 비결은 학교의 특별 지원 프로그램에 있다고 BBC는 전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관심 분야와 관련된 멘토를 연결해주며 각종 연구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할 수 있는 전문 실험실을 찾아준다. 학생들의 독립적인 연구 능력과 현장 경험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200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폴리처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수가 지난 2010년 10월 모교인 뉴욕시의 브롱스 과학고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피직스월드닷컴
현재 학생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자를 점칠 수 있는 컴퓨터 모델 연구, 전립선 암세포의 성장에 단백질이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등이 있다. 학생들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논문을 작성해 실제로 과학 저널에 싣는다.

브롱스 과학고 본관 입구에는 역대 노벨상 수상 동문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노벨상을 받은 선배 학자들은 모교를 방문해 미래 노벨상 수상을 꿈꾸는 후배 학생들을 격려하기도 한다. 200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폴리처 캘리포니아공과대학 교수는 2010년 모교를 방문해 "자신이 잘하는 것, 남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라"고 말했다. 한 학생은 "(폴리처 교수가) 고교 시절 1등이 아니었다는 말을 듣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브롱스 과학고는 명성이 높은 만큼 입학 경쟁도 치열하다. 입학시험에선 수학과 언어능력을 평가한다. 매년 2만여명이 지원하지만 이 중 입학 관문을 통과하는 학생은 5%가량에 불과하다. 이 학교에는 인문학·사회과학·예술 전공도 있다. 졸업생 중에는 퓰리처상을 받은 언론인도 6명에 이른다.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