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향해 매진하기보다 늘 함께 시간 보내며 어릴 때부터 좋은 습관 갖게 하세요”
래리 곽 박사는 암세포를 죽이는 백신을 개발해, 2010년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백 인’에 꼽힌 인물이다. 그 자신의 성공도 놀랍지만 최근에는 3남1녀를 모두 명문대에 진학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육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곽 교수 부부로부터 각기 다른 성향을 지닌 네 아이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신체적, 정신적으로 강한 아이들로 키운 노하우를 들었다.
“아이를 키울 때 처음 10년이 중요합니다. 이때 인성과 잠재력을 집중적으로 키울 수 있죠. 올바른 습관도 이때 길러집니다.” 곽 박사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10년 동안 부모가 어떻게 양육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기에 들어서 갑자기 무언가를 시키려고 하기보다는 이 기간 동안 천천히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좋은 습관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TV를 끄고,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게임하고, 악기를 배우고, 운동하고, 산책하는 것 등이에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천했죠.”(루스) 첫째 나단이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곽 박사 부부는 아이의 책상 앞에 계획표를 붙여놓고 계획대로 글쓰기 연습을 시켰다. 또 매일 정해놓은 위치에 숙제, 공부할 어휘들, 숙제에 도움이 되는 수학 문제들, 꼭 읽어야 할 책을 가져다두었다. 그리고 저녁 시간 내내 아이가 어떻게 실천하는지 지켜보았다. 물론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얼마의 적응 기간이 지나자 나단은 하루의 책임 분량을 훌륭히 해냈다. 곽 교수 부부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똑같은 방식을 적용했다. ▲숙제 ▲수학과 읽기를 심화하기 위한 연습 문제(1~3쪽) ▲수학 플래시 카드 ▲독서(독서 시간은 아이의 나이별로 다르게 정했고, 읽을 책은 공공도서관에서 루스 씨가 정기적으로 대여했다.) ▲다음 날 등교 준비(입을 옷 챙기기) ▲잠잘 준비 등이 네 아이가 매일 저녁 소화한 스케줄이다. 이런 습관 덕분에 네 아이가 대학에 진학하는 동안 곽 박사 부부는 성적에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할 일이 없었다고 한다. “아이의 성향에 따라 잘 따라오거나 힘들어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계획대로 행동하지 않은 아이는 없었어요.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과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죠.”(래리) 자녀 양육에도 부부 간 팀워크가 필요하다
“래리는 훌륭한 아빠, 남편, 동료였어요.” 루스 씨가 웃으며 자랑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부부 간의 팀워크가 증요하다는 것이 이 부부의 지론이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루스 씨는 입양복지사로 일하다 둘째 아들이 태어난 후부터 전업주부로 육아에 전념했다. “아이 넷을 낳고 더는 나 자신을 돌볼 수 없어 우울했을 때 남편이 제안했어요. 주말에 혼자 아이를 다 돌볼 테니 외출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이죠.” 루스 씨는 잠시 동안 육아에서 해방돼 즐겁게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4명의 아이와 전쟁을 벌이고 있을 남편이 걱정되지는 않았을까. “계획표대로 움직이는 습관이 있어서 힘들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스케줄대로 행동하고 실천했어요. 저는 문제 있을 때마다 조정을 하고, 제시간에 식사를 챙겨주면 그만이었죠.” 곽 박사는 3일에 한 번씩 밤샘 근무를 하는 레지던트 시절에도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과 놀아주고 침대에서 책까지 읽어준 후에야 자신의 일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좀 더 자라서는 매일 저녁 공부를 돌봐줬고 주말이면 스포츠팀 코치로, 음악 대회 매니저로 자녀들의 ‘취미 생활’까지 함께 했다. 그런데 퍼뜩 떠오르는 생각. 이쯤 되면 ‘타이거맘’도 울고 가지 않을까. ‘타이거맘’은 아시아의 성장을 이끈 원동력 중 하나인 엄격한 동양식 교육법을 일컫는 말이다. 중국계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가 이런 방식으로 두 딸을 엘리트로 키워내면서 화제가 됐다.
‘언제나 학교 공부가 최우선이고, A보다 낮은 성적을 받아서는 안 된다. 수학에서 동급생들보다 두 학년은 앞서 가야 하고, 메달을 딸 수 있는 특별활동만 하되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 추아 교수가 두 딸에게 적용한 교육 원칙에 대해 미국 사회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철저히 계획대로 아이를 키운 점에서는 타이거맘과 비슷할지 몰라요. 하지만 저희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좋은 습관을 기르는 데 주력한 것이죠. 저희가 아이를 훌륭히 키운 것은 결과를 향해 매진했기 때문이 아니라 좋은 습관을 길러준 결과입니다.”
악기와 운동, 공부만큼 중요하다
곽 박사는 비올라를, 루스 씨는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웠다. 부부는 삶이 힘들 때 음악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알았다. 그래서 나단은 5세 때 바이올린, 벤자민은 5세 때 피아노, 라이언은 4세 때 바이올린, 안나는 4세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쳤다. 형제간 경쟁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악기 종류를 엇갈리게 했다. 현악기든 건반악기든 보통은 6, 7세에 레슨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흉내만 내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읽지 못 해도 가지고 놀면서 읽는 흉내를 내는 것과 비슷한 것이죠. 그래서 일찍 시작하게 했어요.” 루스 씨는 악기가 두뇌 개발과 함께 집중력, 지구력도 키워주기 때문에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악기 교육을 권한다. 부모의 뜻대로만 아이들이 커나가면 얼마나 좋을까. 네 아이가 모두 순조롭게 악기 교육을 따라간 것은 아니었다. 어릴 때야 젤리로 달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춘기가 시작된 아들과 딸을 달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음악적 재능이 후천적으로 개발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모국어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적절한 훈련을 통해 음악적 능력을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은 부모의 기다림으로 3명의 아들은 ‘곽의 아들들’로 교회와 결혼식 축가 연주를 하며 진짜 음악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운동도 마찬가지예요. 자신감과 자기 통제력을 키워주죠. 남편이 늘 아이의 코치가 됐죠.” 루스 씨의 말에 의아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병원 일과 백신 개발 연구에 매진해야 하는 곽 박사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칠 수 있었을까. 곽 박사는 아이를 키우는 동안 골프를 치지 않았다. 대신 뒷마당에서 아이들과 공을 차고,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아이들의 운동팀에 자원해 코치 일을 했다. “아이들과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려면 꾸준히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자녀 양육법인 것 같아요.” 곽 박사는 “축구, 농구 규칙을 몰라 배워가면서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는 아버지들이 노력을 기울인다면 아이들의 체력을 키우고 추억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래리 곽 박사는 암세포를 죽이는 백신을 개발해, 2010년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백 인’에 꼽힌 인물이다. 그 자신의 성공도 놀랍지만 최근에는 3남1녀를 모두 명문대에 진학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육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곽 교수 부부로부터 각기 다른 성향을 지닌 네 아이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신체적, 정신적으로 강한 아이들로 키운 노하우를 들었다.
악기와 운동, 공부만큼 중요하다
곽 박사는 비올라를, 루스 씨는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웠다. 부부는 삶이 힘들 때 음악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알았다. 그래서 나단은 5세 때 바이올린, 벤자민은 5세 때 피아노, 라이언은 4세 때 바이올린, 안나는 4세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쳤다. 형제간 경쟁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악기 종류를 엇갈리게 했다. 현악기든 건반악기든 보통은 6, 7세에 레슨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흉내만 내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읽지 못 해도 가지고 놀면서 읽는 흉내를 내는 것과 비슷한 것이죠. 그래서 일찍 시작하게 했어요.” 루스 씨는 악기가 두뇌 개발과 함께 집중력, 지구력도 키워주기 때문에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악기 교육을 권한다. 부모의 뜻대로만 아이들이 커나가면 얼마나 좋을까. 네 아이가 모두 순조롭게 악기 교육을 따라간 것은 아니었다. 어릴 때야 젤리로 달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춘기가 시작된 아들과 딸을 달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음악적 재능이 후천적으로 개발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모국어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적절한 훈련을 통해 음악적 능력을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은 부모의 기다림으로 3명의 아들은 ‘곽의 아들들’로 교회와 결혼식 축가 연주를 하며 진짜 음악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운동도 마찬가지예요. 자신감과 자기 통제력을 키워주죠. 남편이 늘 아이의 코치가 됐죠.” 루스 씨의 말에 의아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병원 일과 백신 개발 연구에 매진해야 하는 곽 박사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칠 수 있었을까. 곽 박사는 아이를 키우는 동안 골프를 치지 않았다. 대신 뒷마당에서 아이들과 공을 차고,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아이들의 운동팀에 자원해 코치 일을 했다. “아이들과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려면 꾸준히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자녀 양육법인 것 같아요.” 곽 박사는 “축구, 농구 규칙을 몰라 배워가면서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는 아버지들이 노력을 기울인다면 아이들의 체력을 키우고 추억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할로윈데이, 즐거운 표정의 네 아이.
여성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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