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에르빈 네어 獨 괴팅겐대 교수
“한국은 연구능력에 비해 창의적인 도전이 부족합니다. 노벨상을 바란다면 지금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연구’에 투자해야 합니다.”
199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에르빈 네어 독일 괴팅겐대 교수(68·사진)는 ‘노벨상 수상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국뇌연구원이 주최한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차 방한한 네어 교수는 18일 오후 대구 중구 노보텔 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연구 효율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노벨상은 새로운 연구 분야를 만들어 낸 창의적 연구자에게 주어지는데, 한국의 경우는 연구 성과와 효율 같은 가시적인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
서울대 의대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산하 한국뇌연구원 자문위원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네어 교수는 이번 한국 방문이 7번째일 정도로 우리나라 실정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역분화줄기세포’라는 새로운 학문을 개척했기 때문에 받을 수 있었던 것이고, (자신이) 1991년 노벨상을 수상한 것도 ‘세포의 신호전달 방법’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뇌 연구를 비롯해 남들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학문에 집중해야 노벨상 수상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네어 교수는 연구자들의 자율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정부기관에서 연구 성과를 매년 꼼꼼히 평가하는 것 같다”며 “독일은 젊은 연구자라도 가능성만 인정된다면 최소 5년, 길게는 10년까지 자율적으로 연구하도록 해 주고, 책임급 연구원이 되면 평생 연구비를 보장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처음부터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