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들 "시끄럽다" 반발
작년 서울서만 38% 안 열어… 2년마다 하거나 수련회 대체
서울 강남의 A 초등학교는 지난달 9년 만에 가을 운동회를 열었다.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는 이 학교는 운동회를 열 때마다 지역 주민들로부터 "시끄럽다"는 민원을 받았고, 결국 운동회를 없애고 학년별·종목별 체육대회만 개최했다. 우여곡절 끝에 운동회를 다시 열었지만, 여느 운동회와는 다른 '조용한' 운동회가 됐다. 학부모는 돗자리를 가져올 수 없었고, 마이크 음량도 최소로 줄였다. 그래도 지역 주민들의 불만은 여전했다. 학교 측은 부활한 운동회를 내년에 계속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초등학교 운동회가 사라지고 있다. 2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5882개 초등학교 가운데 487개 학교가 운동회를 실시하지 않았다.
서울은 591개 초등학교 중 224개 학교가 운동회를 열지 않았다. 10개 중 4개꼴로 운동회를 포기한 셈이다. 경기도는 99개교, 전북은 37개교, 경북은 26개 초등학교가 운동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 학교들은 입시 위주 교육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체육 활동이 크게 부족하고, 비만 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유은혜(민주통합당) 의원은 "초등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오랜 시간을 들여 운동회를 준비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학생들의 신체 활동이 부족한 상황에서 운동회를 줄이면 학생들의 체력 저하를 더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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