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교수 데려오기 위해 의사·변호사만큼 연봉 주기도
◇예일·MIT 등 초일류 대학과 제휴
싱가포르국립대는 아시아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97년부터 '월드 클래스 유니버시티스(World Class Universities· WCU)'라는 해외 대학 제휴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정부도 무역산업부 산하 경제개발청(Economic Development Board·EDB)에 해외 대학 아시아캠퍼스 유치 업무를 일임해 힘을 보탰다.
존스홉킨스 피바디 음대, MIT와도 공동학위 파트너십을 맺었다. UCLA와는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제휴하는 등 125개의 복수·공동 학위제를 운영 중이다. 릴리 콩 대외부총장은 "비싼 돈 들여 미국이나 유럽 갈 필요 없다. 싱가포르국립대에 오면 세계 최고 대학의 학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도 적극 진출해 미국 스탠퍼드·펜실베이니아대, 중국 칭화·푸단대 등 5개국 7개 학교에 분교를 세웠다. 학부생 중 70%는 교환학생 등으로 40개국 300여개 대학에서 다른 세상을 경험한다.
◇면학 환경에 아낌없는 지원
예일-NUS 인문교양대학 공사 현장 옆엔 기숙사·세미나룸·수영장·피트니스클럽·학생회관 등을 19만㎡ 부지에 모아 놓은 U-타운(대학 마을)이 있었다. 유선형 디자인의 빌딩 7동이 하나로 연결돼 햇볕이나 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외국 학생들이 야외 수영을 즐기거나 24시간 운영되는 스타벅스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교내 셔틀버스 안에서 무료 와이파이도 가능했다. 기계공학과 2학년생 여 옌량은 "방과 후에도 친구들과 이곳에서 어울리면서 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때문에 학교와 일상이 하나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교수를 유치하는 데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 NUS는 의사·변호사 등으로 일할 경우 올릴 수 있는 소득을 조사해 교수 연봉을 책정한다. 푼입 공보처장은 "한 명의 석학은 인적 네트워크를 몰고 오기 때문에 연봉 100만달러(약 11억원)를 줘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국립대는 "대학 개혁의 핵심은 교수 사회의 변화에 있다"면서 2000년 초부터 칼을 빼들었다. 연공서열을 깬 연봉제, 능력 위주의 승진 제도 등을 도입했다.
탠응치에 부총장은 "이제 대학은 '교육'과 '연구'를 세계시장에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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