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0일 목요일

이세돌 충격패, 더한 충격은 따로 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 1국이 진행된 현장은 오후 5시 무렵부터 술렁거렸다. 대국 중반 알파고의 패착으로 이 9단의 우세가 점쳐진 것도 잠시, 급격히 판세가 역전됐고 결국 이세돌 9단은 바둑돌을 던졌다.

이 9단의 불계패는 ‘충격적’이다. 아직 남은 대국 결과와 관계없이 1국만으로 ‘인간이 인공지능에 졌다’는 명제는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인간이 기계에 무릎을 꿇었다’며 벌써 ‘호들갑’을 떤다.

엄밀히 보자면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이벤트에 불과하다. IBM 왓슨의 개발팀은 유명한 퀴즈쇼 ‘제퍼디’에서 우승한 뒤 “AI 연구는 인간 여러 명이 공동으로 만든 연구결과가 가장 재능 있는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알파고가 설령 이 9단을 5대0으로 이긴다고 해도 당장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현재 벌어지는 이벤트에서 잠시 벗어나 눈을 돌리면 현실이 보인다. 전세계가 이 9단의 패배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금도 구글, IBM, 페이스북, 애플 등 IT공룡기업들은 수년간 개발한 AI 기술을 비즈니스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세계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이미 알파고를 범용 AI 플랫폼으로 응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영국 공중보건국(PHE)과 함께 알파고로 하여금 개인의 의료 데이터를 학습해 맞춤형 치료법을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IBM 왓슨도 MSK 암센터 등과 손잡고 암 치료를 위한 솔루션 연구개발에 나섰다. 이들이 상용화하면 외과 수술을 하는 의사를 제외한 의료진의 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이 바꿀 미래 세상도 충격으로 가득하지만 우리나라가 AI 연구 후발주자라는 점도 외면할 수 없는 충격적인 현실이다. 특히 AI 연구는 오랜 기간 축적한 빅데이터와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보유해야 가능한데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AI에 대한 인식과 공감대는 아직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김광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과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까지 거론되는 AI는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로 승자독식의 게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흥분과 충격에서 벗어나 AI가 바꿀 세상과 우리나라 현실을 차분하고 냉철하게 돌아볼 때다. 시간이 지나면 이벤트는 충격의 느낌과 ‘가십’으로 바뀌겠지만 AI는 이제 이벤트가 아닌 ‘현실’이기 때문이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 1국이 진행된 현장은 오후 5시 무렵부터 술렁거렸다. 대국 중반 알파고의 패착으로 이 9단의 우세가 점쳐진 것도 잠시, 급격히 판세가 역전됐고 결국 이세돌 9단은 바둑돌을 던졌다.

이 9단의 불계패는 ‘충격적’이다. 아직 남은 대국 결과와 관계없이 1국만으로 ‘인간이 인공지능에 졌다’는 명제는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인간이 기계에 무릎을 꿇었다’며 벌써 ‘호들갑’을 떤다.

엄밀히 보자면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이벤트에 불과하다. IBM 왓슨의 개발팀은 유명한 퀴즈쇼 ‘제퍼디’에서 우승한 뒤 “AI 연구는 인간 여러 명이 공동으로 만든 연구결과가 가장 재능 있는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알파고가 설령 이 9단을 5대0으로 이긴다고 해도 당장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현재 벌어지는 이벤트에서 잠시 벗어나 눈을 돌리면 현실이 보인다. 전세계가 이 9단의 패배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금도 구글, IBM, 페이스북, 애플 등 IT공룡기업들은 수년간 개발한 AI 기술을 비즈니스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세계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이미 알파고를 범용 AI 플랫폼으로 응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영국 공중보건국(PHE)과 함께 알파고로 하여금 개인의 의료 데이터를 학습해 맞춤형 치료법을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IBM 왓슨도 MSK 암센터 등과 손잡고 암 치료를 위한 솔루션 연구개발에 나섰다. 이들이 상용화하면 외과 수술을 하는 의사를 제외한 의료진의 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이 바꿀 미래 세상도 충격으로 가득하지만 우리나라가 AI 연구 후발주자라는 점도 외면할 수 없는 충격적인 현실이다. 특히 AI 연구는 오랜 기간 축적한 빅데이터와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보유해야 가능한데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AI에 대한 인식과 공감대는 아직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김광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과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까지 거론되는 AI는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로 승자독식의 게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흥분과 충격에서 벗어나 AI가 바꿀 세상과 우리나라 현실을 차분하고 냉철하게 돌아볼 때다. 시간이 지나면 이벤트는 충격의 느낌과 ‘가십’으로 바뀌겠지만 AI는 이제 이벤트가 아닌 ‘현실’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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