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4일 목요일

현대 물리학 흔들 수 있는 새 입자 검출

유럽입자물리연구소 가속기서 기존 이론으로 설명 안되는 물질
6월쯤에는 정체 밝혀질 듯

지난해 12월 유럽입자물리연구소에서 검출한 새로운 입자 신호(녹색 선).
▲ 지난해 12월 유럽입자물리연구소에서 검출한 새로운 입자 신호(녹색 선). /CERN 제공

세계 과학계의 이목이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쏠리고 있다. 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서 지금까지의 과학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새로운 입자(粒子)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LHC는 양성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충돌시키는 장치로 길이가 27㎞에 이른다. 과학계는 "입자의 정체가 밝혀지면 현대 물리학 이론을 다시 써야 할지 모른다"며 흥분하고 있다.

CERN 연구진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라 투일레에서 열린 국제 물리학회에서 "지난해 12월 LHC의 입자 검출기 두 곳에서 동시에 새로운 입자의 신호가 나왔고, 현재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출기에 포착된 입자는 철 원자의 15배 정도 질량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 물리학은 우주 만물이 12개의 기본 입자와 이들 사이에 힘을 전달하는 4개의 매개 입자, 그리고 기본 입자에 질량을 준 힉스 입자 등 총 17개의 입자로 이뤄져 있다고 본다. 지난 2012년 힉스 입자를 마지막으로 모두 존재가 확인됐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입자는 현대 물리학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존 엘리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교수는 "새 입자가 확인되면 물리학에는 진도 10의 지진이 일어난 것과 같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물리학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힉스 입자를 구성하는 입자라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중력을 만들어내는 중력자(重力子)라는 주장도 있다. CERN은 LHC가 다음 달 가동을 시작하면 좀 더 확실한 증거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입자에서 나온 신호는 아직 과학적 발견으로 인정받을 정도의 정확도로 포착한 것이 아니다. 과학계는 공식 확인은 6월쯤 가능할 것으로 본다.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