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러닝 전 세계에 알려 AI 선두주자 이미지 구축
구글 딥마인드가 머신러닝(기계 학습) 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구글에 또 다른 사업 기회다. AI 기술 수준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결과와 관계없이 결국 최종 승자는 구글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뿐 아니라 머신러닝 연구를 선도하는 프로그래머도 직접 방한해 구글 AI 알리기에 나섰다.
구글 리서치 그룹 시니어 펠로(선임연구원)인 제프 딘은 9일 방한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 머신러닝 연구 설명회를 열었다. 딘은 ‘전설의 프로그래머’로 불리는 인물이다. 구글 대부분 제품의 기본이 되는 크롤링(Crawling·웹에 분산된 정보를 검색으로 찾아내는 기술), 초기 광고 모델 ‘애드센스’ 등의 핵심 시스템을 설계했다. 현재는 머신러닝을 위한 ‘구글 브레인’ 팀을 이끌고 있는 AI 연구 핵심 인물이다.
미국에서는 ‘제프 딘이 휴가를 가면 구글 서비스가 멈춰버린다’ 등 ‘제프 딘의 29가지 진실’이라는 유머 시리즈가 인기를 끌 정도다. 평소 AI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 왔던 슈미트 회장에 이어 딘까지 직접 한국을 찾은 것은 구글이 AI 영역에 그만큼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날 슈미트 회장은 당초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에 깜짝 등장해 환영사를 했다. 그는 “과거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AI 분야 연구는 큰 진전이 없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구글이 힘을 합치면서 불가능이 가능해졌다”며 그동안의 구글 AI 개발 노력을 언급했다.
이세돌 9단-알파고 대국으로 구글은 머신러닝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됐다. 향후 다양한 서비스로의 확대 계획도 발표함으로써 AI 분야에서 선도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딘은 구글이 개발 중인 ‘로봇 팔’ 영상을 이날 처음 공개했다. 수십 개의 로봇 팔은 다양한 형태의 사물을 무작위로 집어올리는데, 사물 위치와 크기에 맞게 각도를 계산해 집는 훈련을 한다. 로봇은 스스로 학습하면서 성공할 수 있는 각도를 시도해보고, 연구팀들은 매일 밤 로봇들이 산출한 데이터를 분석해 성공률이 높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고도화되면 헬스케어·로봇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딘은 설명했다.
현재 구글 안드로이드, 메일, 지도, 구글포토, 검색,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는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은 AI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리플라이’ 기능을 적용했다. 상대가 ‘1주일 휴가를 갈 예정인데 당신의 계획은 어떠합니까’라는 메일을 보냈을 경우 답장을 위해 본문 창을 열면 ‘계획이 없다’ ‘준비 중이다’ ‘지금 계획을 당신에게 보냈다’라는 식의 3가지 답변을 자동으로 제시한다. 본문을 입력하기도 전에 시스템이 답변을 준비하는 방식이다. 딘은 “향후에는 인류의 목숨을 구하고 삶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헬스케어 등의 영역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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