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1997년 IBM ‘딥블루’ 이후 컴퓨터 비약적 발전 보여줘”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첫 대국에서 승리한 것을 두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컴퓨터가) 사람의 뇌를 모방해 학습하는 위력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일본 인공지능학회장을 맡고 있는 하코다테 미라이대학의 마츠바라 진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에서 “체스, 장기 보다 어려운 사고 게임인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고 강조했다. 중국 신화통신 영문판은 "바둑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기 가장 어려운 경기였다는 점에서 놀라운 결과"라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알파고가 인간처럼 심층학습과 시행착오를 통해 판단을 내리도록 진화한 것에 주목했다. 이세돌 9단이 남은 게임에서 이기는 지 여부와 별개로, 알파고가 인간처럼 학습하고 전략을 짠다는 사실이 인공지능의 미래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알파고 승리의 열쇠는 인공지능(AI)의 최신 기술인 심층학습에 있다”며 “사람의 뇌를 흉내내서 데이터에 숨어있는 특징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워드 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알파고는 기계가 인간의 방식으로 배우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위 교수는 “구글이 시도한 알고리즘의 목적은 시행착오를 통해 게임을 섭렵하는 것으로, 처음에 무작위로 시작한 다음에 보상을 극대화하도록 바로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둑 전문가들은 충격을 토로했다.
일본 바둑계 1인자인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단은 “이세돌 9단이 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야마 기사는 “알파고는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수를 두면서, 마치 프로기사가 생각한 것과 같은 거친 방법으로 이 9단을 공격했다”며 “게임 중반 쌍방 공격으로 접전이 벌어졌으나, 알파고가 냉정하게 방어세를 굳힌 후 공격을 재개, 주도권을 빼앗았다”고 설명했다.
홍콩 영자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간과 기계의 대결에서 슈퍼컴퓨터가 바둑계의 그랜드마스터인 이세돌 9단에게 피를 흘리게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예상 뒤집고 이세돌이 알파고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고 밝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최후까지 ‘인간의 우위 종목’으로 여겨진 바둑에서도 컴퓨터가 인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CMP는 지난 9일부터 5일간 벌어지는 인간과 기계의 패권 다툼은 지난 10년 동안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AI 영역에서 성취한 게 무엇인지 보여주는 주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SCMP는 앞서 1997년 딥블루와의 체스 대결과 달리, 바둑은 게임의 복잡성과 선택의 수 측면에서 계산할 수 없는 부분이 큰 만큼 전적으로 다른 도전이라고 봤다.
한편 알파고가 인간의 학습 능력을 따라잡는 동시에 인간의 약점을 지니지 않았다는 점도 승리의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국바둑협회의 앤드류 오쿤 회장은 영국 가디언지 인터뷰에서 "알파고는 지치지도, 잊어버리지도, 걱정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Chosun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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