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0일 목요일

알파고 만든 구글의 끝없는 진화

검색엔진에서 미래형 첨단 기업으로 변신을 거듭하는 구글.
설마했는데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으며 인간의 영역에 대한 도전을 현실화하는 구글의 혁신적인 기업변화에 '역시나'하는 탄성이 나오고 있다.
구글은 흔히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엔진 업체로 알려졌지만 실제 사업 영역이 '만물상' 수준으로 다양하다. 주력 수입원인 검색 광고로 거액을 벌어들여 아낌없이 신생 산업에 투자한 결과다.
현재 인류가 가장 많이 쓰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갖고 있고 AI, 동영상 공유, 자율주행자동차, 보행 로봇, 초고속인터넷망 서비스, 질병 예측 등에서 최정상급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구글은 1997년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생인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개발한 검색 엔진을 선보이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유용하게 재정리한다'는 목표 아래 사용자가 필요한 웹문서를 잘 검색하는 성능 하나만 강조한 서비스였다.
구글 안드로이드 OS의 상징 '안드로이드'
구글 안드로이드 OS의 상징 '안드로이드'
검색엔진과 회사의 이름인 구글은 무한대 급의 큰 수인 '구골'(Googol·10의 100승)을 조금 바꿔서 만들었다. 구골 규모의 엄청난 정보도 정리하겠다는 창업자의 야망(?)이 반영된 명칭이기도 했다.
구글은 웹 검색 결과에 붙이는 검색광고 시장을 선도하면서 미국의 대표 ICT 기업으로 성장했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는 네티즌이 알고 보면 가장 광고에 잘 반응하는 잠재 고객이라는 사실을 입증하자 광고주들이 몰려들었다. 지메일, 구글맵(지도), 블로거(블로그) 등 인기 부가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세계적 브랜드가 됐다.
검색창이란 '노다지'에 얽매이지 않고 신사업 분야에 베팅하는 과감함은 구글의 장기다. 2006년 대형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인수할 때가 그랬다. 유튜브는 사용자는 많았지만, 수익원이 없었고 막대한 동영상을 저장·처리하는 비용 때문에 '돈 먹는 하마'로 불리던 사이트였다. 그러나 구글은 이후 유튜브에 최적화된 온라인 비디오 광고를 뚝심 있게 개척했고 세계 각지의 동영상 고객을 긁어모으며 글로벌 미디어 공룡으로 부상했다.
2007년 당시 무명의 모바일 기기 OS의 개발사인 안드로이드를 인수할 때도 말은 많았다. '미래의 컴퓨터는 모바일 기기'라는 믿음 아래 나온 결정이었지만 스마트폰도 아직 초창기였던 시기라 '너무 급진적이고 즉흥적 투자'라는 비판도 적잖았다. 이 인수 덕분에 구글은 2000년대 말부터 급성장한 모바일 서비스 시장에 결정적 우위를 잡았다. 작년 기준으로 안드로이드 OS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81.6%에 달한다.
구글은 이후에도 사물인터넷(IoT) 기업 네스트(Nest)와 로봇 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을 인수하며 사업 범위를 넓혔다.이세돌9단을 꺾은 알파고의 개발사 딥마인드는 2014년 인수했다. 구글은 이세돌 9단에게 100만달러(한화 약 12억원) 상금을 제안하며 기계와 인간 사이의 역사적 결전을 성사시킨 주인공으로, 경기 승패와 무관하게 자사 기술력에 대한 막대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구글 사옥의 로고
구글 사옥의 로고
구글은 이렇게 미래산업에 적극 투자한 덕에 매출 규모는 작지만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주식의 시가총액은 세계 최고다.
구글의 시가총액은 700조원에 육박하며 라이벌 애플과 세계 1위를 다투고 있다. 현재의 위상보다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훨씬 더 중요한 회사라는 평가인 셈이다. 구글의 작년 매출은 약 745억 달러(90조원)로 현대자동차[005380](작년 92조원)와 비슷하며 같은 시기 200조원 매출을 낸 삼성전자[005930]의 45% 수준이다.
글로벌 공룡 구글은 이런 큰 성과들에도 '개척의 DNA'를 지키려는 노력이 치열하다. 인류 최대 난제만 다룬다는 사내 연구조직인 'X'는 그런 의지의 상징이다. X는 자율주행차, 전세계 와이파이 서비스, 당뇨병을 진단하는 콘택트렌즈, 중증질환 예측 등의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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