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입시 시즌이 돌아왔다. 그 시작은 각 학교별 입학설명회부터다. 지난 2월 4일 한국과학영재학교(KSA, 이하 한과영)가 8개 영재학교 중 가장 빨리 설명회 일정을 발표했고, 3월 5일 첫 설명회 포문도 열었다. 설명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좌석 찾기가 힘들 정도로 입시 열기는 대단했다. 3월 둘째 주부터 본격 시작되는 대구과고, 대전과고, 광주과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등의 설명회도 예비 영재들의 뜨거운 관심이 예상된다. 하지만 얼마남지 않은 원서접수 시작까지 2개 이상 학교의 설명회 내용을 제대로 섭렵하고 실제 입시에 활용할 수 있는 수험생은 많지 않다. 각 학교 설명회가 짧은 기간 몰려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은 형식적인 전형 안내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임태형의 진학이야기’ 그 첫 번째 순서에서는 영재학교 설명회 활용법과 사전 준비사항 몇 가지를 짚어봤다. 지난해 연재했던 ‘임태형의 특목고 이야기’ 영재학교편과 함께 참조하면 도움될 수 있다.
중학교 3학년의 영재학교 설명회 참석 준비
영재학교는 고등학생까지 지원할 수 있는 독특한 입시 구조를 보이지만 지원자의 90% 안팎은 중3 학생들이다. 4월초 원서접수까지 전형 일정이 촉박한 만큼 중3 학생과 학부모의 설명회 참석은 누구보다 바쁜 발걸음일 수밖에 없다. 또한 다른 고입에서 가장 중요한 3학년 내신과 학생부 관리까지 함께 챙겨야 하는 시기이므로 설명회 참석이라는 소중한 시간 할애도 효율적인 사전 준비가 요구된다. 설명회 참석이 단순한 ‘주말 나들이’로 끝나지 않기 위해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것은 전형요강의 사전 탐독이다. 영재학교 입시는 우리나라 다른 어떤 입시보다 복잡한 양상을 띠지만 전형요강은 A4 용지 4~5장 분량으로 가장 적은 편에 속한다. 사실상 전형 일정을 요약한 수준이어서 꼼꼼히 읽어보지 않고는 그 흐름과 세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 프린트물로 출력해 3~4번 이상을 반복해 자세히 들여다보고 의문 사항을 체크해뒀다 설명회 질문 시간 등에 활용하면 좋다.
물론 각 단계별 구체적인 평가 절차와 내용, 지난해 입시 결과 등은 학교 측 답변에도 불구하고 미진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사교육 업체나 입시 전문가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별도의 전형 분석 자료들도 함께 참조하면 도움될 수 있다. 올해 전형의 핵심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전형과 비교하며 변화 내용을 체크해 보는 것도 요령이다. 해당 과정에서 각별히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각 단계별 선발 규모 또는 우선선발자 비율 등의 변화다. 이를 통해 올해 전형에서 예년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과정과 그에 필요한 핵심 경쟁력이 사전 파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출서류의 종류별 접수 방법, 접수 일정 등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 1단계를 통과했더라도 학교에 따라서는 별도의 접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2단계 응시가 불가한 점 등에 특히 유의한다.
중학교 1~2학년의 영재학교 설명회 참석 준비
영재학교 설명회 참석자의 상당수는 중학교 1~2학년 또는 초등생 학부모와 그 자녀들이다. 입시정보 사이트 학원멘토 통계에 따르면 서울과고·경기과고 등 수도권 영재학교들의 경우 매년 중학교 1~2학년 응시생도 적지 않지만 설명회 참석자 중엔 내후년 입시를 염두에 둔 사전 관심군이 더 많았다. 해당 참석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당해 연도 세부 전형 사항보다는 전반적인 입시 흐름의 이해와 현장 분위기 파악이다. 설명회 참석을 위한 사전 준비까지는 못하더도 당일 주요 내용이나 참석시 유의사항 등 참여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별도로 메모해 두면 다음 해 실전 준비에 크게 도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설명회의 참석 인원 규모를 사진 등을 통해 대략적으로 파악해두면 다음해 비슷한 시기 설명회 참석 인원과 비교해 어느 정도의 경쟁률 변화 예측이 가능해진다.
전형 내용의 이해에 있어서는 매년 변화가 따를 수 있는 세부 방식보다는 학교측의 기본 선발 의도와 전형 용어에 집중하는 게 현명하다. 또한 정보를 얻으려 하기보다는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이나 환경/시설 등 전반적인 면학 분위기 파악에 주력하는 것이 실효적이다. 실제로 각 영재학교 설명회는 전형의 이해를 돕는 것이 1차 목표지만 학교의 장점 등을 알리기 위한 홍보 비중도 적지 않다. 때문에 예비 수험생 시기의 설명회 참석은 중3 시기와는 또다른 의미에서 시의적절하다 볼 수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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